새벽의 등대

칠흑 메인 퀘스트 (Lv.71 어둠의 전사~ Lv.72 진실을 밝히려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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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메인 퀘스트 (Lv.71 어둠의 전사~ Lv.72 진실을 밝히려면)

갸링 2019. 12. 21. 16:12

 

라이나: 마치 하늘이 더 높아진 것 같은 기분마저 듭니다.

계속 바라보고 싶지만 일단 저들부터 치료하고 이송하겠습니다.

알리제: 이제 일단락된 거지?

그럼…….

알피노: 레이크랜드도 이렇게 보니 느낌이 다르군.

 

수정공: 자,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말인데…….

라이나: 먼저 구조되었던 홀민스터의 주민들은

모두 무사히 크리스타리움으로 이송되었다고 합니다.

라이나: 치료와 수용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들 무엇보다도 하늘의 변화를

무척이나 궁금해 하고 있다고 합니다.

라이나: 전설 속 '어둠의 전사'가 나타난 건 아닐까 하면서요…….

수정공: ……그럴 만도 하지.

수정공: , 한 가지 제안할 것이 있는데……

그대가 바로 그 '어둠의 전사'라는 사실을

당분간 비밀로 해 주면 안 될까?

수정공: 레이크랜드의 하늘에서 빛이 걷힌 것은

너무나도 큰 변화야.

사람들은 흥분과 당혹스러움에 휩싸여 있을 거다.

수정공: 그런 와중에 장본인인 '어둠의 전사'가 나타나면…….

주민들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좋든 나쁘든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

알피노: 나도 수정공과 같은 생각일세.

이 사태로 인해 앞으로 율모어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네.

알피노: 그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공공연하게 나서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군.

수정공: 미안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기뻐하는 건 그대가 세운 큰 공 덕분이야.

언젠가 이름을 밝히는 그날까지 그걸 잊지 말기를.

수정공: 라이나도 미안하지만 입단속을 부탁한다.

주민들에게는 '죄식자에 대항하는 자가 나타났고,

그자는 대죄식자를 쓰러뜨리고 떠났다'라고 전할 생각이다.

라이나: 알겠습니다.

수정공의 비밀주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니까요.

평소처럼 말하지도, 묻지도 않겠습니다.

라이나: ……하지만 언젠가는 말씀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진짜 정체를.

수정공: 그럼 난 먼저 크리스타리움으로 돌아가서

주민들에게 설명을 하겠다.

수정공: 당분간은 계속 그 일을 하게 될 것 같으니

그대들은 돌아가서 휴식을 취하도록 해.

……오늘 밤은 창문을 가리지 않아도 어둡고 평온한 밤이 되겠지.

라이나: 저는 여기에 머물 예정입니다.

홀민스터의 나머지 주민들을 이송할 수 있도록

지시를 내려야 하니까요.

라이나: 그래서 말인데, 저…… 많이 지치셨을 텐데 죄송하지만

거주관으로 돌아가신다면 얘기를 좀 전해 주시겠습니까?

라이나: 우주의 화음 시장 조합장인 '브라기'에게

부상자가 많으니 시장에 나와 있는 약까지 모두

의료관으로 보내 달라고…… 말입니다.

알피노: 그럼 수정공과 시간 간격을 좀 둬야 하니

우리는 천천히 크리스타리움으로 돌아가도록 하세.

알리제: 미안, 나도 남을게.

그냥…… 다시 한번 홀민스터를 보고 올까 해.

알피노: 하지만 알리제…….

마을 안은 이미 샅샅이 돌아다녔어.

너도 쉴 때는 쉬어야지.

알리제: ……난 알아버렸단 말이야.

우리와 싸운 죄식자 중에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는 걸.

알리제: 아무튼 그러니까 나 좀 혼자 내버려 둬.

, 이번에는 당신도 따라오면 화낼 거야!

알리제: ……휴식을 취한 뒤, 나중에 다시 만나자.

그때는 평소의 나로 돌아가 있을게.

알피노: ……그럼 우리만이라도 돌아가세나.

라이나: 죄송하지만 거주관으로 돌아가실 때,

브라기에게 제 말을 전해 주세요.

 

 

알피노: 그래, 보아하니

크리스타리움에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은 듯하군.

수정공이 잘 설명했겠지.

알피노: 그런데…… 후후, 다들 왠지 들떠 보이는군.

이러다간 수정공이 말했던 '평온한 밤'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어.

알피노: 나도 잠시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쉴 생각이네.

자네도 '브라기'에게 얘기를 전한 뒤에 쉬도록 하게.

알피노: ……그럼 나중에 보세.

알리제와 자네 모두 편안한 휴식 시간이 되길 바라네.

 

브라기: 응? 무슨 일이야……?

너도 급히 램프를 사러 왔나?

브라기: 아, 라이나가 보냈군.

알았다. 반드시 그렇게 하마…….

브라기: ……그나저나 라이나와 함께 있었다는 걸 보니

너도 홀민스터에 싸우러 갔었구나.

브라기: 그 정도로 용맹한 자라면…… 흐음…….

이 안에 있는 '헤매는 계단 식당'이라는 주점에

얼굴을 한 번 비춰 보지 그래…….

브라기: 그 가게 주인 '글리나드'가

솔깃한 얘기를 소개해 줄지도 모르거든…….

브라기: '헤매는 계단 식당'은 저 계단으로 올라가면 있어…….

떠들썩한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오늘도 사람이 많나 봐…….

 

 

글리나드: 사이엘라, 2번 테이블에 맥주 추가!

3번 테이블에는 벌꿀주 두 잔이다!

사이엘라: 네, 마스터!

글리나드: 아, 미안하다.

너도 한잔하러 왔어?

오늘은 다 공짜니까 원하는 음료를 골라봐!

글리나드: 뭐……? 한잔하러 온 게 아니라

브라기에게 소개받아서 왔다고?

글리나드: 아하하!

이거 참, 타이밍이 좋다고 해야 하나, 나쁘다고 해야 하나!

글리나드: 어쨌든 여긴 100년 만에 '밤'이 찾아와서

다들 신나게 먹고 마시는 중이야!

글리나드: 게다가 홀민스터가 습격을 당할 때

누군가 대죄식자를 때려눕혔다잖아!

성질 급한 놈들은 '어둠의 전사'가 왔다고 떠벌리고 다녀!

사이엘라: 시끄러워서 미안해요.

마스터가 좀 흥분해서…….

사이엘라: 게다가 우리 가게 단골 중에는

죄식자를 사냥하려는 현상금 사냥꾼도 많다 보니……

어둠의 전사의 뒤를 잇겠다며 기세가 대단해요.

글리나드: 너도 죄식자 놈들이

대죄식자라는 상위 개체를 따라다니는 건 알지?

글리나드: 죄식자 놈들은 무리를 지어 움직이거든.

이번 홀민스터 습격이 그 좋은 예야.

하지만 이런 대규모 습격이 자주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글리나드: 우리 일상에 더 위험한 건 '떠돌이 죄식자'야.

이유는 몰라도 가끔 무리에서 나와 행동하는 개체가 있어.

길을 가다 떡하니 마주치는 경우도 있지.

글리나드: 그래서 크리스타리움의 자치 조직 '수정회'에서는

떠돌이 죄식자에게 현상금을 걸었어…….

여긴 그 현상금 사냥꾼이 모이는 정보 교환의 장이기도 해.

사이엘라: 특히 떠돌이 죄식자 중에서도 악명 높은 존재……

통칭 '네 사도'를 노리는 사람들은 이번 대죄식자 토벌에

큰 자극을 받은 모양이에요.

사이엘라: 3년 전에 갑자기 나타난 '네 사도'는

글쎄, 그 대역죄인 있잖아요…… 빛의 범람을 일으킨 자들!

그들과 똑같이 생겼다지 뭐예요.

사이엘라: 심지어 모두 대죄식자에 필적할 만한 힘을 지니고 있어서

아직까지 토벌에 성공했다는 사람이 없어요…….

사이엘라: 거물을 노리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던 저분들 입장에서는

'어둠의 전사'가 나타난 덕에 용기가 생겼을 거예요.

자, 직접 한 번 보세요…….

사이엘라: 저기 있는 흄족 검사,

'그랜슨' 씨는 증오 때문에 죄식자를 사냥하는 복수자예요.

목표인 사도를 쓰러뜨리기 위해 강력한 전사를 찾고 있죠.

사이엘라: 저쪽에 있는 미스텔족 청년 '루 리크'는

어린데도 아주 통이 크고 유복한 현상금 사냥꾼이에요.

최근에 파트너와 갈라서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대요…….

사이엘라: 등에 활을 멘 남자……

'케리그' 씨도 사도를 노리는 사냥꾼 중 한 명이죠.

마법에 정통한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더군요.

사이엘라: 그리고…… 땅딸막한 체형에 수염 나 있는 술꾼……

드워프족인 '지오트' 씨는 치유사를 찾고 있을 거예요.

사도를 쓰러뜨리기 위해 지혜를 얻고 싶다나 봐요…….

사이엘라: 가만 보니까 당신도 상당한 실력자 같네요.

저 현상금 사냥꾼들과 힘을 모으면 네 사도를 쓰러뜨릴 수도……

관심이 있으면 저분들에게 말을 걸어 보세요.

글리나드: 아주 좋은 생각이야.

우리 가게의 손님 중에 사도를 토벌한 영웅이 나타나면

마스터 입장에서도 자랑스러운 일이니까!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어서 오세요, 씨.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지금은 워낙 도시 전체가 시끌시끌해서

외출만 해도 많이 지치시죠?

방에 돌아가서 쉬시겠습니까?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알겠습니다.

밤에 대비해서 조명도 점검해 뒀으니

부디 푹 쉬시길 바랍니다.

 

 

아르버트: 이번에는 너희가 '어둠의 전사'라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아르버트: 응……?

그러니까 말하기 편하지 않나?

아르버트: 다른 사람들에겐 역시나 내 모습이 안 보이는 것 같더군.

그러니 네 방이 아닌 곳에서 나와 대화를 나누면

주위에서 널 이상하게 볼 것 아닌가.

아르버트: 그 하얀 쌍둥이…….

분명 원초세계에서 나와 싸울 때도 있었지.

아르버트: 그 녀석들과 함께 다닌 지는 오래됐나?

아르버트: 그렇군…….

아르버트: 그렇다면 반드시 지키도록 해라.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나아갈수록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잃기 마련이니까.

아르버트: ……너 역시 수도 없이 경험했을 텐데?

과연 이번에는 무엇을 구하고 무엇을 잃게 될런지.

아르버트: 나는 언제부터 한탄하는 것마저 포기했던가…….

아르버트: 떠도는 동안 진절머리가 났었지.

동료를 잃어버린 것도…… 그 녀석들이 마지막에 남긴 의지조차

악으로 매도당하는 것도.

 

 

하얀 옷을 입은 소녀: 이것이 진짜 밤하늘…….

하얀 옷을 입은 소녀: 만나러 가야만 해…… 그러면 반드시…….

 


 

 

제국군 천인대장: 비상 사태다! 침입자를 찾아라!

에스티니앙: 쳇, 비켜!

???: 그쯤 해라.

그자는 나의 동지…… 제국 병사가 아니다.

가이우스: 우리가 잠입한 걸 어떻게 눈치챘나 했더니

설마 또 침입자가 있을 줄이야…….

가이우스: 그 갑옷과 창 실력을 보니……

예전에 영웅을 전쟁터에서 구출해낸

용기사 에스티니앙인가 보군.

에스티니앙: 오호라, 굉장한 정보통이시구만…….

전직 군단장쯤 되면 어디든 연줄이 있다는 게 사실인가 보군.

에스티니앙: 안 그런가, 가이우스 바일사르?

아니, '그림자 사냥꾼'이라고 불러드려야 되나?

가이우스: 호오…….

그걸 알고 있는 걸 보니 역시 '새벽' 쪽에 붙은 모양이군.

에스티니앙: ……원하던 바는 아니지만 말이지.

지내던 곳이 들켜서 억지로 사정을 듣게 됐거든.

에스티니앙: 그 접수원 아가씨는 어디서 스파이라도 했던 건가?

쿠루루인가 하는 여자도 기껏해야 두어 번 봤을 뿐인데

어떻게 내 에테르를 추적했는지…….

가이우스: 흠, 외부인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건

그 소년들이 아직 눈을 뜨지 못했단 증거…….

가이우스: 그 영웅은 어떻게 되었지?

에스티니앙: 글쎄……? 출장 중이라더군.

그래서 내가 제국의 신무기를 없애기 위해

이렇게 끌려 나온 거고.

가이우스: 신무기라…… '검은 장미'를 말하는 거라면

나의 동료가 방금 파괴했다.

가이우스: 하지만 여기도 정제공장 중 하나에 불과해.

제국 측도 이번엔 엄중히 경계하면서

이전보다 많은 장소에서 증산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가이우스: 구제 불능이지…….

그런 죽음의 무기로 쟁취한 승리에

대체 어떤 가치가 있단 말인가……!

에스티니앙: ……실제로 어떤 무기지?

그 '검은 장미'라는 건.

가이우스: 그 효과 때문에 '독'이라고 부르지만

본질은 마법에 가깝다.

가이우스: 모든 생물은 생명 에너지…… 즉, 에테르를 가지고 있지.

'검은 장미'는 그 에테르의 순환을 강제로 정지시킨다.

가이우스: 극소량이라도 흡입하면 신체 활동이 멈추고……

마치 독이 퍼지듯 불결한 것이 몸에 쌓여 죽음에 이르게 되지.

가이우스: 도시에 살포하면 아무것도 파괴하지 않고도

주민을 몰살시킬 수 있을 거다.

제국군 천인대장: 에잇, 아직도 못 찾았나!

지원군을 불러라, 당장!

에스티니앙: 쳇…….

더 말할 시간은 없겠군.

가이우스: 용기사 에스티니앙…….

이 또한 그 소년으로 인해 맺게 된 인연이라 여기고

하나만 묻겠다.

가이우스: 우리는 둘 다 진실을 쫓는 자다.

그러니…… 잠시 손을 잡지 않겠나?

에스티니앙: 참 나……!

왜, 나와 손 잡고 조국에 싸움이라도 걸 생각인가?

에스티니앙: 듣자 하니 아씨엔이 만든 나라였다고

황제 폐하께서 몸소 선언하신 모양이던데!

가이우스: ……그 건에 대해선 나도 들었다.

전투 전 회담 자리에서 바리스 폐하가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가이우스: 그러니 더더욱, 진실을 알기 위해

가야만 한다…….

 

가이우스: 제국 수도 '갈레말드', 마도성으로……!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아, 휴식은 충분히 취하셨나요?

외출하시려고요?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그렇다면 도시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듣자 하니 율모어군의 비공정이 갑자기 나타나서

호숫가에 주둔하기 시작했다더군요.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지금 수정공이 '성견의 방'에서 대응을 논의 중이라는데

역시 어두운 밤이 돌아온 것에 대해 알아보러 온 걸까요?

군대까지 끌고 오다니 불길하네요…….

위병단 경비: 수정공에게 볼일이 있으십니까?

제가 '성견의 방'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수정공: 마침 잘 왔다.

벌써 소문을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성가신 일이 생겼네.

수정공: 이곳은 레이크랜드에 있는 래크산 성.

조금 전 이곳에 율모어군의 비공정이 나타났다.

수정공: 그들의 목적은 대죄식자 토벌에 관한 조사라더군.

곧 이쪽으로 사절을 보내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알리제: 이렇게 하늘에서 말끔하게 빛이 사라졌으니,

대죄식자를 쓰러뜨렸다는 걸 숨기긴 어렵겠네…….

수정공: 그래. 시간 문제일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라이나: 수정공,

율모어군의 사절을 모시고 왔습니다.

수정공: 그래. 잠시 기다리게.

수정공: 다들 이쪽으로 와주겠나.

수정공: 비장의 카드는 최대한 숨겨야 하는 법이거든.

좀 답답할 수도 있겠지만 견뎌 주게.

수정공: ……배니시!

수정공: 들어오게.

수정공: ……이거 놀랐는걸.

설마 율모어군의 대장군,

란지트 공이 직접 올 줄이야.

란지트: 대답해라…….

대죄식자를 죽인 자가 이 도시의 주민인가?

수정공: 흠…… 좀 성급하군.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부터 말해주겠나?

란지트: 나의 주군, 돈 바우스리께서 우려하고 계신다.

지혜 없는 자들의 충동적인 싸움으로 인해

인간과 죄식자의 관계가 악화되는 사태를.

란지트: 그러니 귀공의 도시가

대죄식자를 쓰러뜨린 역적과 한패라면……

란지트: 진군도 불사하겠다고

…… 명령을 내리셨다.

수정공: 그렇다면

우리도 솔직히 대답할 수밖에 없겠군.

수정공: 대죄식자를 쓰러뜨린 자와의 관계를 떠나,

우리는 다시 찾은 아름다운 하늘을 환영하고 있다.

수정공: 만약, 너희가 그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면

이곳으로 진군해도 좋다.

수정공: 하지만…….

죄 없는 크리스타리움 주민의 목숨을 모두 앗아간들,

이미 움직이기 시작한 시대의 흐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란지트: 어리석기 짝이 없군…….

아무리 죄식자를 죽여도 전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터인데…….

란지트: 이 세계는 이미 죽은 것이나 진배없다.

나의 주군 밑에서 평화와 기쁨을 누리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

유일한 안식임에 틀림없거늘.

란지트: ……하지만 귀공의 주장은 잘 알겠다.

나의 주군께는 일단 그렇게 전하도록 하지.

란지트: 귀공도 이 도시 구석구석까지 전하는 게 좋을 거다.

투항을 원하는 자가 있다면 서두르라고 말이다…….

란지트: 그리고……

최근, 이 도시에 젊은 남자 화가와 조수가 오지 않았나?

수정공: 글쎄…… 잘 모르겠군.

란지트: 만일 이곳에 나타나면 우리에게 넘겨라.

나의 주군이 재회를 열망하고 계신다.

알리제: 우리가 확실히 안 보였던 거 맞지?

저 사람, 나가기 전에 우릴 노려보지 않았어……?

수정공: 유감스럽지만, 그랬을지도 모르겠군…….

수정공: 율모어는 지금은 죄식자와 화합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바우스리가 원수 자리에 앉기 전에는

오히려 죄식자 토벌에 앞장서 왔었다.

수정공: 란지트 장군은 그 시절부터

최강으로 칭송받던 율모어군을 통솔해왔던 무인이다.

뭔가 감이 왔을지도 모르지…….

알피노: 그런 인물을 보낸 걸 보니

진군한다는 것도 단순한 협박이 아닐 수도 있겠군…….

알피노: 수정공, 우리 뒤를 봐주는 건 고맙네만

크리스타리움의 주민들까지 휘말리게 된다면…….

수정공: 신경 써줘서 진심으로 고맙다.

하지만 그 건에 대해선 날 믿고 맡겨주길 바라네.

수정공: 율모어는 오래전부터 이 세계 전체를 지배하려고 했다.

지금 '어둠의 전사'를 그들 앞에 내놓는다고 해도

어떤 구실로든 이 도시를 진압하려 들 거다.

수정공: 크리스타리움의 주민들이 그걸 모를 리 없지.

온갖 역경 속에서도 긍지 하나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번에도 올바른 선택을 하리라 믿고 있어.

수정공: 오히려 율모어군의 힘과 바우스리의 성격으로 봤을 때,

지금 당장 진군하겠다고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라이나: 저쪽도 당분간 시간을 벌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라이나: 래크산 성을 감시하던 자에게서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율모어군이 도착한 후에 주변을 순찰하다가

어떤 사람을 붙잡아서 끌고 갔다고 합니다.

라이나: 그 사람은 민필리아……

율모어에서 탈주한, 빛의 무녀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라이나: 전쟁을 일으키기 전에 민필리아를 율모어로 송환하겠다는

속셈이라면 쉽사리 물러난 것도 이해가 됩니다.

라이나: 란지트 장군은

'민필리아들'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니까요.

수정공: 아, 그래……

자네는 일단 이쪽 세계의 민필리아에 대해 알아두는 게 좋겠군.

수정공: 박물진열관에 있는 모렌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해.

수정공: 알피노와 알리제도 같이 가주겠나?

워낙 복잡한 사정이다 보니……

두 사람도 보충 설명을 해줬으면 한다.

알리제: 알겠어…….

솔직히 나도 아직 '그녀'에 대해

전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수정공: 나는 그동안 이 일의 진상을 조사해 두겠네.

그리고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서도…….

 

수정공: 너는 박물진열관으로 가도록 해.

그나저나 정말로 민필리아가 붙잡혔다면

'그'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는데…….

라이나: 율모어군의 동향에 대해서는 계속 확인 중입니다.

 
모렌: 응? 무슨 일이신가요, 여러분?
어둠의 전사나 밤에 관한 책이라면
인기가 치솟아서 거의 대여 중입니다만…….
모렌: 아, '빛의 무녀 민필리아'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고요!
네, 네! 기꺼이 도와 드리겠습니다!
모렌: 저는 지금 하던 작업을 빨리 끝낼 테니까
그동안 설명에 필요한 책을 찾아서 가져와주세요.
모렌: "빛의 무녀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인데요,
아동용이긴 해도 워낙 잘 정리된 책이라
민필리아에 대해 배우려면 제일 먼저 읽어야 하죠…….
모렌: ……아. 그런 건 뭐, 중요하지 않으시겠군요.
어쨌든 "빛의 무녀 이야기"는
평소 같으면 바로 아래층 책장에 꽂혀 있을 겁니다.
모렌: 하지만 가끔 빌린 책을 제자리에 갖다 놓지 않는 사람이 있어서……
혹시 없으면 다른 책장도 찾아보세요.
모렌: "빛의 무녀 이야기"는
평소 같으면  한 층 아래의 책장에 꽂혀 있을 겁니다.
혹시 없으면 다른 책장도 찾아보세요.
 
알리제: 책장이 정말 크네.
사다리를 빌려 와야 하나?
 
모렌: 어때요?
"빛의 무녀 이야기"를 찾으셨어요?
모렌: 네, 잘 찾으셨군요!
가져다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렌: 제 작업도 곧 일단락될 테니까
나머지 두 분도 불러서
빛의 무녀에 관한 이야기를 해드리도록 하죠.
모렌: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모렌: 모든 일은 100년 전에 일어난 '빛의 범람',
노르브란트를 집어삼키려던 빛의 파도를
한 여인이 막으면서 시작됩니다.
모렌: 금빛 머리카락과 수정빛 눈을 가진 여인……
누군가 그 뒷모습을 향해 '민필리아'라고 부른 데서
훗날 '빛의 무녀 민필리아'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모렌: 그녀는 범람을 막음과 동시에 사라지고 말았지만
약 15년 후, 그 이름이 다시 역사에 등장하게 됩니다.
모렌: 그건 죄식자의 습격을 받은 푀부트 왕국에서
공격을 받고도 죄식자로 변하지 않는
소녀가 발견되면서부터였습니다.
모렌: 전설 속 빛의 무녀처럼 금빛 머리카락과 수정빛 눈의 소유자였기에
그녀 또한 '민필리아'라고 불리게 되었죠.
모렌: 민필리아는 당시 율모어군에 합류하여
수많은 죄식자를 토벌했습니다.
모렌: 하지만 그녀도 죄식자와의 끝없는 싸움 끝에
결국 부상을 입고 쓰러지고 말았어요.
모렌: 죽어가던 순간, 그녀는 슬퍼하는 동료들에게
'민필리아는 다시 태어날 거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모렌: ……몇 년 후, 그녀의 말대로
똑같이 죄식자에 내성을 가진 소녀가 나타났습니다.
민필리아가 정말로 환생한 거죠.
모렌: 새로운 민필리아 역시 율모어군의 보호하에
죄식자와 전투를 벌이던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오늘에 이른 것이고요…….
모렌: ……여기까지가 빛의 무녀 이야기의 주요 줄거리입니다.
모렌: 그녀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 준 덕분에
지금까지 여러 번 노르브란트가 위기에서 벗어났죠.
모렌: 대죄식자라는 존재와 그 습성을 알 수 있었던 것도
민필리아들의 공로라고 알려져 있어요.
알리제: 그렇다면 민필리아는 상당히 강하겠구나……?
모렌: ……글쎄요.
빛의 무녀의 특징은 환생을 해도 계승되지만
기억이나 지식까지 계승되는 것은 아니라더군요.
모렌: 즉, 발견된 시점에서는 누구나
전투 경험이 없는 평범한 소녀였다고 해요…….
모렌: 그때부터 노력을 하거나…… 아니면 주변에서 훈련을 시켜
죄식자 전투의 최전선에 서게 되는 겁니다.
진실을 알아내기까지 수많은 희생을 치렀을 겁니다.
알피노: 모렌, 자네는 '지금'의 민필리아에 대해
뭔가 알고 있나?
모렌: 현재의 민필리아는
10년 정도 전에 율모어군이 발견해서 보호했는데요.
모렌: 하지만 그 당시에 율모어는 이미
바우스리가 방침을 바꾼 상황이었죠…….
모렌: 보호는 명목일 뿐, 실제로는 죄식자를 쓰러뜨릴 수 있는 그녀를
위험인자로 보고 가까운 데 두고 관리하려는 생각일 겁니다.
말하자면 유폐, 감금이에요.
모렌: 그 후로 민필리아에 대한 정보는 완벽히 차단되어
외부에서는 생존 확인조차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모렌: 그런데 3년 전, 뜻있는 용사가 율모어에 잠입해
그녀를 데리고 나왔다고 합니다.
마치 소설에 나오는 영웅처럼요!
알피노: ……그렇군, 잘 알았네.
귀중한 얘기를 들려줘서 고맙네.
 
알피노: 자, .
방금 들은 정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이 방 바로 앞에 있는 회의장으로 와 주겠나?
모렌: 지금 '민필리아'에 대해
다시 한 번 배우고 가시겠어요?
물론 지난번 그 책도 가져올게요!
알리제: 그래, 이곳이라면 긴밀한 얘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네.
알피노: 자네라면 이미 눈치챘겠지만……
3년 전에 민필리아를 구출한 사람은 산크레드일세.
알피노: 수정공의 말에 따르면
산크레드는 그 후에 민필리아를 데리고 길을 떠났다더군.
그래서 우리도 아직 이 세계에서는 만나지 못했네.
알리제: 우리가 아는 원초세계의 민필리아는
하이델린의 사도로서
'빛의 범람'을 막기 위해 제1세계로 떠났잖아.
알리제: 제1세계의 사람들이 목격한
최초의 민필리아가 틀림없어…….
알리제: 그렇다면 환생했다는 지금의 민필리아도
원래 민필리아와 관련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역시 기억은 남아 있지 않은 다른 사람이란 얘기지?
알리제: 산크레드는…… 알고 있을까?
알피노: 물론 이해는 하고 있을 거다.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알피노: 어쨌든 지금까지 민필리아와 함께 다녔던 산크레드가
민필리아를 포기할 리가 없지.
알피노: 지금 율모어군에 민필리아가 붙잡혀 있다면
산크레드의 안전도 걱정되는군.
알리제: 뭘 그렇게 빙빙 돌려서 말해.
붙잡힌 민필리아의 상황을 보러 가자는,
아니, 구하러 가자는 말 아니야?
알리제: 뭐, 나도 같은 생각이긴 해.
알리제: 죄식자에 내성이 있다는 걸 보면
분명 와 마찬가지로
원래의 민필리아로부터 빛의 가호를 받았을 거야.
알리제: 그렇다면 쉽사리 적의 손에 넘기느니
우리 동료로 데려오는 게 낫지 않겠어?
 
 
???: 결심이 선 모양이군.
알피노: 수정공!
여긴 어떻게……?
수정공: 흐음…….
보고할 안건이 하나, 제안할 안건이 하나 있는데,
그대들에게 한시라도 빨리 말하고 싶어서 왔다.
수정공: 우선 보고할 안건 말인데……
정찰 부대가, 래크산 성에 주둔 중인 율모어군이
민필리아를 붙잡고 있다는 확증을 잡았다.
수정공: 지금은 아직 래크산 성 내부에 가두어 놓은 모양인데
언제 본국으로 이송될지 모르는 상태다.
본국으로 이송되면 구출하기 매우 어려워지지.
알리제: 그렇다면 당장 움직이는 게 좋겠네…….
수정공: 그래서 제안하고 싶은 일이 있다.
수정공: 민필리아를 구출하는 일은 나와 이 크리스타리움에
맡겨주면 안 되겠나?
 
알리제: 수정공과 크리스타리움에게 맡겨 달라니……
대체 어쩔 생각이지?
알피노: 일단 수정공의 얘기를 들어 보세.
 

 

 

 

 

수정공: 그대들 정도의 실력이라면 율모어군을 상대로

민필리아를 구출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수정공: 하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비장의 카드는 최대한 숨겨놓고 싶은 게 내 계획이다.

수정공: 자네가 우리에게 보여준 건 단순한 밤하늘이 아니었어.

노르브란트의 미래…… 바로 그 일부분이었다.

수정공: 우리 손으로는 대죄식자를 쓰러뜨릴 수 없다.

하지만 가슴속에 희망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는 한,

일어서서 나아갈 수 있어…… 그걸 증명하려 한다.

수정공: 갑자기 모이라고 해서 미안하다.

이 자리에서 모두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수정공: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조금 전, 율모어를 대표하여

란지트 장군이 나를 찾아왔었다.

수정공: 그들은 대죄식자를 쓰러뜨린 자…… '어둠의 전사'의 행보에

크리스타리움이 동조한다면 진군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수정공: 율모어에 맞서 싸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수정공: 그래도 나는…… 믿고 싶다.

100년 만에 되찾은 하늘, 그리고 그 하늘을 봤을 때의 마음을.

수정공: 물론 내 위치는 잘 알고 있다.

내가 이런 뜻을 표명하면, 대립을 피할 수 없겠지.

수정공: ……이에 대해, 모두의 의견을 듣고 싶다.

글리나드: 우리의 수정공이여, 당신은 이미 알고 있잖아.

글리나드: 우리도 그 하늘을 봤을 때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났어.

'어둠의 전사'의 정체가 뭔지는 몰라도

그건 틀림없이 노르브란트가 되찾아야 할 광경이라고 생각해.

브라기: 율모어는 지금도 여전히 세계의 중심이다.

대립하면 틀림없이 살기 힘들어지겠지…….

브라기: 시장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유통 면에서 커다란 제약을 받게 될 거야…….

하지만…….

카트리스: 뭐, 한동안은 버틸 수 있겠지!

이 도시는 언제나 그래 왔으니까 말이야.

카트리스: 그것이 크리스타리움의 긍지이자……

이 도시가 생겼을 때 당신과 약속했던 유일한 방침이라고,

대대로 내려오는 얘기를 전해 들었어.

모렌: 때가 되면 일어서라……

당신은 처음에 그렇게 말씀하셨죠?

모렌: 언젠가 만연한 슬픔이 일상이 되고,

모두가 그런 세계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더라도

이 도시만은 저항하는 마음을 잊지 말라고…….

모렌: 그리고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역사를

미래에 전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라고…….

카사드: 안 그래도 율모어 놈들, 마음에 안 들었다고!

허구한 날, 비싸게 팔아먹으려만 하고 말이야!

글리나드: 임마…… 분위기 파악 좀 해라!

수정공: 그렇다면 우리의 의지를 보여 주자!

수정공: 사실은 래크산 성에 주둔하고 있는 율모어군이

빛의 무녀를 붙잡았다는 보고를 받았다.

수정공: 죄식자와 싸울 능력이 있는 그녀를

율모어는 아마 다시 감금해버릴 것이다.

수정공: 그렇다면 '어둠의 전사'를 지지하고, 죄식자를 토벌하려는 우리는

빛의 무녀를 구출해서 동료로 맞이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율모어에 대한 우리의 대답이 될 것이다!

라이나: 이번 작전에 대해 제안할 자가 있는가?

수정공: 이제 도시 전체가 반역자가 되었군.

……그대들도 이곳의 일원이 되어 주겠나?

알피노: 나 참…….

못 말리겠군, 당신도…… 당신 도시의 주민들도.

라이나: 수정공, 일단 아마로를 타고 레이크랜드 상공을 장악하면 어떨까요?

그들의 이동 수단은 비공정이니 출발을 지연시키는 겁니다.

라이나: 그리고 동시에 공예관에서 개발한

'꿈가루'를 뿌린다면…….

라이나: 전원을 잠들게 하진 못하더라도 전력은 줄일 수 있을 겁니다.

그때 저희 위병단이 진입해서 무녀를 구조하겠습니다.

수정공: 알았다, 그 작전대로 해 보지.

각자 준비를 부탁한다.

알리제: 그래서?

이제 반역자의 일원이니까 우리한테도 임무를 줄 거지?

엄청나게 보람 있는 걸로 부탁해.

수정공: ……그럼 위병단과 함께 움직여 주게.

자세한 지시는 라이나에게 듣도록.

 

알리제: 크리스타리움의 이런 점이 마음에 든다니까.

주민들에게 질 수는 없지!

알피노: 이렇게 된 이상, 우리도 각오를 해야겠군.

민필리아 구출 작전, 모두 함께 힘을 모으세!

수정공: 민필리아를 걱정하는 주민도 많았다.

반드시 다 함께 그녀를 구해 내자.

그대는 라이나의 위병단과 함께 움직이도록 해.

라이나: 자, 우리 위병단에 병사로 들어오신다고 하니

특별 대우는 하지 않겠습니다. 민첩하게 움직여 주십시오.

……아시겠습니까?

라이나: 대답은 경례로!

라이나: 좋습니다.

평상시 수정공보다 훨씬 더 패기가 느껴지는군요.

라이나: 그럼 우선 여러분이 입으실

위병단의 제복을 마련하도록 하죠.

라이나: 중용의 공예관으로 '카트리스'를 찾아가

몸에 맞는 제복을 준비해 달라고 하세요.

저도 곧 합류하겠습니다.

 

카트리스: 오, 왔어?

아까 알피노와 알리제가 와서 얘기는 들었어.

두 사람도 이제 막 치수를 재기 시작했어.

카트리스: 자, 당신도 안으로 들어가.

위병단으로서 첫 출격이니만큼 딱 맞는 제복으로

멋있게 출격해야 하지 않겠어?

카트리스: 치수는 다 쟀나 보네.

어디, 결과를 적은 메모 좀 볼까?

카트리스: ……흐음, 그렇구나.

라이나: 제복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카트리스: 미안한데 도 그렇고,

알피노랑 알리제도 그렇고,

딱 맞는 사이즈의 제복은 재고가 없는 것 같아.

카트리스: 그래도 비슷한 사이즈는 있으니까

서둘러 수선하면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라이나: 알겠습니다.

그럼 최대한 빨리 완성해서 임무지로 직접 보내 주세요.

라이나: 여러분께는 작전 내용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라이나: 앞서 제안했다시피 먼저 아마로에 탑승한 부대가

래크산 성 상공에서 

수면제인 '꿈가루'를 적군에게 뿌릴 겁니다.

라이나: 그 후, 정예 부대가 성 안으로 진입해

최대한 양측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민필리아를 구출할 것입니다.

알리제: 우린 그 진입 부대에 배속되는 거야?

라이나: 그렇습니다…….

라이나: 알피노와 알리제는

동쪽에 있는 좁 요새 쪽으로 진입하는 부대에 합류하고,

라이나: 은 저와 함께

오스탈 엄명성 쪽에서 진입하는 부대와 움직이겠습니다.

라이나: 각자 현지로 출발하기 전에

크리스타리움의 '연금술 의료관'에 들러서

관장인 '쉐사밀'과 얘기해 보세요.

라이나: 수면제 영향을 받지 않는 약을 부탁해 놨으니

받아서 현지로 가기 전에 미리 드셔 주십시오.

알피노: 그럼 작전 때 보도록 하세.

자네도 조심하게.

라이나: 저도 먼저 출발하겠습니다.

오스탈 엄명성까지는 거리가 조금 있으니

약을 드신 후에는 목장에서 아마로를 빌리면 될 겁니다.

 

쉐사밀: 어머나…… 우후후……

당신도 위병단이라고……?

다친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데…….

쉐사밀: 자, 그렇다면……

꿈가루 효과를 억제하는 항체약,

통칭 왕자의 입맞춤을 줄게…….

쉐사밀: 그 약은 효과는 아주 좋은데

그 대신…… 우후후…… 굉장히 쓴 맛이 날 거야…….

아름다운 이름이 무색하게 말이야…….

쉐사밀: 너무 써서 안 먹는 척하는 나쁜 아이도 있으니까……

지금 내가 보는 앞에서 먹어 볼래……?

 
쉐사밀: 우후후후…… 잘했어…….
이제 잠들 걱정은 없겠지만
부상당하지 않게 조심하도록 해, 위병님…….
쉐사밀: 약도 잘 먹고 착한 아이구나…… 참 착해…….
이걸로 꿈가루 대책은 완벽해…….
다음 준비를 하러 가도 좋아.
 
젬 졘마이: 오? 무슨 일인가, 친구?
젬 졘마이: 아, 오스탈 엄명성까지 타고 갈 아마로가 필요하다고?
물론 기꺼이 내주고 싶기는 한데…….
젬 졘마이: 지금 공교롭게도 꿈가루를 뿌리기 위해
거의 모든 아마로가 예약된 상태거든.
미안한데 아무래도 걸어가는 방법밖에………….
젬 졘마이: 잠깐,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물론 너만 괜찮다면 말이지만.

 


 

 

 

 

젬 졘마이: 안 그래도 마침

꿈가루를 뿌릴 아마로 1마리를

레이크랜드의 거점으로 보내려고 했거든.

젬 졘마이: 목적지는 '오스탈 엄명성'으로 가는 길에 있는

'라디스카 망루'야.

거기까지만이라도 괜찮다면 네가 타고 가라.

젬 졘마이: ……그럼 곧장 출발할 수 있게 아마로를 준비할게.

젬 졘마이: 그럼 이 아마로를 타고

북서쪽에 있는 '라디스카 망루'로 가라.

훈련을 받은 아이라 비행도 가능해.

젬 졘마이: '망루 위병'을 찾아가면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지시를 내려 줄 거야.

젬 졘마이: 만약 도중에 내려야 할 일이 생겨도

아마로는 여기로 돌아올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럼 멋지게 아마로를 타 봐.

이네롯: 이곳은 크리스타리움의 전진 관문인 '추종자의 문'.

어두운 밤이 찾아왔다고 한들

보초를 서는 제가 들뜬 모습을 보일 수는 없습니다!

 

망루 위병: 앗, 혹시

아마로를 데려와 주셨습니까!?

망루 위병: 죄송합니다, 하필이면 방금

풍향을 고려해서 계획이 변경되는 바람에…….

아마로는 지금 있는 아이들만으로 충분합니다!

망루 위병: 그 아이는 서쪽의 '오스탈 엄명성'에 있는

'젤리 봔슈'라는 조련사에게 데려다주시겠습니까?

만약 길을 잃으시면 안내해 드릴 테니 말씀만 하세요!

망루 위병: 당신이 탔던 아마로는 여기로 돌아왔습니다.

'오스탈 엄명성'은 여기서 길을 따라 서쪽으로 가면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조나드: 넋 놓고 별이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여기서 떨어질 뻔했어!

평소 같으면 호되게 혼났을 텐데

때마침 상관께서도 하늘을 보고 계서서 웃으며 용서해 주셨지.

뱌르니: 이 근처에는 이따금 강력한 마물이 나타난다.

넌 실력이 꽤 좋아 보이지만……

갑자기 맞닥뜨리지 않도록 조심해.

 

 

젤리 봔슈: 오, 아마로를 데려와 줬구나!

고마워, 이제 그만 내려도 돼!

활기찬 아마로: 기익, 기익!

젤리 봔슈: 고생 많았다!

……근데 처음 보는 얼굴이네? 너도 위병이야?

젤리 봔슈: 하핫, 그렇군!

어쩌다 보니 목적지까지 아마로를 타고 오게 됐다고?

젤리 봔슈: 아무튼 '오스탈 엄명성'에 온 것을 환영한다.

 

이곳은 레이크랜드 곳곳에 있는 위병단의 거점 중에서도

가장 커다란 요지야!

젤리 봔슈: 라이나 단장도 아까 도착한 것 같던데.

망루 위에 있을 테니까 보고부터 하고 오지 그래?

라이나: 아, 역시 당신이었습니까.

결과적으로 아마로 준비를 돕게 만들었군요.

번거롭게 해서 송구합니다.

라이나: 덕분에 작전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조금만 더 협력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라이나: 작전 개시에 앞서

당신이 의료관에서 먹은 것과 같은 약을

아마로들에게도 먹여야 합니다.

라이나: 하지만 수가 많은 데다가 독특한 맛 때문에 경계가 심해서

임무가 난항을 겪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신입'인 당신의 도움도 필요해요.

라이나: 약을 뿌린 특제 사료가 아마로 정류장 근처에 있으니까

그걸 아마로에게 먹여 주세요.

4마리 정도만 부탁드리겠습니다.

 

활기찬 아마로: 기긱, 기익!

 

활기찬 아마로는 특제 사료를 먹었다!

 

졸린 아마로: 기잉……?

기…… 기잉…….

 

졸린 아마로는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특제 사료를 받아먹고 있다…….

 

예민한 아마로: 기익, 기익, 기익!

기………… 기익!

 

예민한 아마로는 특제 사료를 경계했지만

겨우겨우 먹이는 데 성공했다!

 

얌전한 아마로: 기잉?

…………………………그르르.

 

얌전한 아마로는

맛이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특제 사료를 먹었다!

 

라이나: 아마로들에게 무사히 약을 먹이셨습니까……?

라이나: 알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다른 아마로들도 거의 준비가 끝났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라이나: 곧 이곳 오스탈 엄명성을 비롯해 모든 거점의 준비가 끝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작전 개시입니다.

라이나: 전투 준비를 끝내고 북쪽에 있는 감시탑 위로 오세요.

제복도 도착하는 대로 그쪽으로 보내겠습니다.

라이나: ……승리와 어둠은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빛의 무녀를 반드시 구출하겠습니다!

 


 

 

 

라이나: 북쪽 감시탑에서 대기해 주세요.

거기서는 작전 상황이 한눈에 들어올 겁니다.

메를라스: 하늘에 밤이 돌아온 건 기쁘지만

어두운 곳에서 감시하는 건 처음이라 솔직히 당황스럽군.

뭔가 대책을 세워야겠다.

위병단 척후병: 고, 곧 작전이 시작됩니다!

진입 부대 소속은 여기서 대기해 주십시오!

흄족 율모어 병사: 멈추지 말고 빨리 빨리 걸어!

흄족 율모어 병사: 소란스럽군, 무슨 일이야?

미스텔족 율모어 병사: 딱 보니 크리스타리움 놈들이네.

미스텔족 율모어 병사: 비공정을 막아 보려고 방해하는 거겠지.

탑에 모여사는 놈들 아니랄까 봐, 참 좀스럽게도 저항하는구만.

흄족 율모어 병사: 뭐야 이거!?

당장 보고를……!

위병단 척후병: 라이나 단장님, 작전 성공입니다!

라이나: 그럼 우리가 나설 차례군요.

래크산 성에 진입해서 빛의 무녀를 구출합시다!

 

라이나: 이미 다른 부대가 진입했습니다.

우리도 뒤따라 가죠!

 

알피노: , 마침 잘 왔네!

잠들지 않은 병사를 제압할 수 있게 도와주게!

 

율모어군 병사: 어떻게 된 일이지……!?

크리스타리움 놈들이 줄줄이……!

 

라이나: 중앙광장에는 적이 많습니다……

제압은 위병단 동료들에게 맡기시죠.

 

라이나: 우리는 성벽을 따라 안으로 들어갑니다!

따라오세요!

 

율모어군 병사: 여기에도 있다!

더 이상 침입하지 못하게 막아라!

 

라이나: 크윽, 새로운 적이군요…… 요격합시다!

 

알리제: 왜 이렇게 늦었어!

얼른 해치우고 안으로 들어가야 해!

 

알피노: 알리제, 의욕이 넘치는 건 좋지만

우린 지금 위병단의 일원이라는 걸 잊지 마.

 

라이나: 시간이 아깝군요…….

여기도 위병단 동료들에게 맡기고 계속 가시죠.

율모어군…… 한때 세계 최강이라 불리던 병사들…….

지금도 충분히 강적이군요.

하지만 우리도……!

 

율모어군 병사: 찾았다, 침입자다! 여기서 막아야 한다!

 

알리제: 아아, 정말!

끝도 없이 계속 나오네!

 

율모어군 병사: 진군하라! 크리스타리움 놈들의 만행을 용서하지 마라!

 

알피노: 아직도 병사가 더 있다니……

도시로 진군하겠다는 말은 진심이었나 보군.

 

율모어군 병사: 깨어 있는 놈들은 계속 싸워라! 반격해라!

 

라이나: 꿈가루의 영향을 받지 않은 병사가

더 있는 것 같군요…….

장기전이 되면 잠들었던 병사도 일어날 겁니다…… 서둘러요!

 

알피노: 크윽, 아무리 싸워도 끝이 없어…….

 

알리제: , 라이나!

여긴 우리에게 맡기고 안으로 들어가!

 

라이나: 감사합니다!

, 저를 따라오세요!

경비가 약화되었군요.

여러분 덕분에 병사들이 자리를 비웠어요.

찾았어요, 저 사람이 '빛의 무녀'입니다!

 

 

하얀 옷을 입은 소녀: 가, 감사합니다…….

당신들은…… 크리스타리움의 위병단이신가요……?

라이나: 네…….

모두의 뜻에 따라 당신을……

'빛의 무녀 민필리아'를 구하러 왔습니다.

라이나: 수정공의 지시로 가져온 당신의 무기입니다.

예전에 산크레드 씨가 공예관에 주문한 것과

같은 형태라고 들었습니다.

라이나: ……약간 위험한 탈출극이 되겠지만 괜찮으시죠?

민필리아: 네, 열심히 해 볼게요……!

 

라이나: 어서 밧줄을 풀고 여기서 데리고 나가야 합니다!

 

라이나: 자, 다른 분들과 합류해서 성을 탈출하시죠!

놓치지 말고 저를 따라오세요!

 

민필리아: 알겠어요.

……죄송해요, 저 때문에.

 

라이나: 얘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죠.

우선 여기서 탈출하는 데 집중하세요!

 

라이나: ……중앙광장이 묘하게 조용하군요.

저건…… 란지트 장군!?

큰일입니다. 어서 가서 합류해야겠습니다!

 

란지트 장군: '빛의 무녀'의 교육 또한 나의 임무…….

주군의 바람대로 데려가겠다.

 

민필리아: 시, 싫어요…… 저는 더 이상……!

 

란지트 장군: 어리석은 것! 그 견고한 감옥만이

너를 투쟁에서 지켜 줄 것인데……!

 

민필리아: ……!

 

란지트 장군: 이 정도인가…… 가소롭군…….

 

알리제: 이게 무슨…… 괜찮아!?

 

민필리아: 괘, 괜찮아요…… 그런데 몸이 마비되어서…….

 

란지트 장군: 민필리아, 넌 거기서 기다리거라

 

라이나: 과연 율모어군의 대장군다워.

노년의 나이에도 이 정도라니……!

 

알피노: 도망칠 틈을 만들어야 하는데……!

 

란지트 장군: 소용없는 짓을…… 성가신 생쥐 놈들 얌전히 있거라…….

 

란지트 장군: 이제 네놈만 남았구나.

어서 처리하고 무녀를 데려가겠다.

 

알피노: 크윽, 몸이……!

, 조심하게!

란지트 장군: 흠, 제법이로군.

그렇다면……!

 

란지트 장군: 다음 차례다…… 이 기술을 네놈이 간파할 수 있겠느냐……!

 

란지트 장군: 나에게 응답하라…… 구쿠마츠……!

 

란지트 장군: 그래, 단순한 졸개는 아닌가 보군…….

아직도 버티는 거냐…… 하지만!

 

란지트 장군: 네놈의 역량은 간파했다.

장난은 여기까지다…….

자…… '빛의 무녀'를 돌려주시지…….

 

란지트: ……거기에도 있었나.

건방진 생쥐 놈…….

란지트: 그 아이는…… 못 데려간다……!

란지트: 네놈의 생김새는……

소문 속 화가의 특징과 닮았군.

란지트: 진실은 곧 알게 되겠지.

민필리아와 함께 감옥 안에서 과거 행실을 반성하도록 해라.

민필리아: 산크레드……?

란지트: 설마 네놈인가……?

민필리아를 훔쳐 갔던 생쥐가……!

산크레드: 그렇다면 어쩔 거냐!

란지트: 약하구만…… 너무나도 약해…….

란지트: 고작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주제에

'빛의 무녀'와 함께할 생각을 했나……!

수정공: ……브레이크!

란지트: 어리석구만…….

이런 짓을 하면 귀공의 도시가 통째로 멸망할 텐데?

수정공: 그쪽은 처음부터 그럴 생각 아니었나?

우리가 움직였다는 건 이미 모든 걸 각오했다는 뜻이다.

란지트: 그럼 이제 어쩔 셈인가?

귀공이 직접 나를 상대라도 하겠다는 건가……?

수정공: 아니…….

전송장치는 이제 못 쓰고, 발을 묶어두는 마법도 여기까지가 한계다.

수정공: 네가 진심으로 저들을 뒤쫓으려 한다면

난 막을 방도가 없어.

수정공: 하지만……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저들이 향한 곳은 우리 크리스타리움은 물론

율모어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영역…….

수정공: 요정의 도시 '일 메그'니까.

???: 아아, 짜증나 죽겠구만…….

바우스리가 군대를 보낼 정도로 의욕이 남아 있었을 줄이야.

???: 아무리 멍청한 싸움이라도 전쟁이 일어나면 세계가 움직인단 말이야.

나 참…… 이렇게 되면 계획을 다시 짜야 하잖아.

???: 저 녀석…… 수정공이라고 했나.

대체 어떻게 원초세계의 영웅을 불러들였지?

???: 저 영웅 녀석도 대체 얼마나 우리들을 방해해야 직성이 풀리냔 말이야!

???: ……게다가 그 혼의 소유자라니.

???: 그렇다면……

서로를 죽고 죽이는 것 말고 다른 방법도…… 있으려나?

산크레드: 자……

일단 여기까지 왔으면 더 이상 쫓아오진 못하겠지.

산크레드: 그나저나 이것 참 오랜만이군.

너희가 느낀 시간은 달랐겠지만…… 나한테는 5년 만이야.

알리제: 정신없는 상황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지만

솔직히 산크레드가 와준 덕에 살았어.

알리제: ……그런데 거긴 어떻게 알고 왔어?

산크레드: 나와 이 아이…… 민필리아는

줄곧 각지에서 죄식자를 사냥하며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산크레드: 그런데 레이크랜드 부근까지 왔을 때,

이 녀석이 갑자기 사라졌어.

산크레드: 찾았을 땐, 이미 율모어군한테 잡혀간 뒤더라고.

어떻게 구출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크리스타리움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더군…….

산크레드: 그래서 급히 수정공을 찾아가 이번 작전을 알게 된 거야.

……동시에 부탁도 받았어.

산크레드: 민필리아 구출 작전에서 만약 열세로 몰리게 되면

너희를 모두 일 메그로 보낼 테니……

그때는 안내자 역할을 맡아달라고 말이야.

알피노: 여긴 위리앙제가 거점으로 삼은 곳이었지.

알피노: 위리앙제는 크리스타리움에서만 만났으니,

우리도 직접 이곳에 와보는 건 처음이군…….

산크레드: 그럴 만도 해.

여긴 인간이 쉽사리 발을 들일 수 있는 곳이 아니거든.

산크레드: 하지만 다행히 나와 민필리아는

위리앙제의 거처에서 한때 신세를 진 적이 있어.

그래서 일 메그의 사정도 조금은 알고 있고.

산크레드: ……수정공은 율모어군의 추격자가 도착하기 전에

두 가지 임무를 완수해 달라고 부탁했어.

산크레드: 첫 번째, 위리앙제와 합류할 것.

산크레드: 두 번째…… 이곳의 대죄식자를 토벌할 것.

알리제: 당신은……

'민필리아'라고 불러도 되지?

알리제: 왜 산크레드를 두고 혼자 떠났어?

 

민필리아: 당신을…… 만나고 싶었어요.

산크레드와 같은 세계에서 온, 영웅을…….

민필리아: 잠을 자고 있다가 문득 예감이 들었어요…….

만나야 할 사람이 가까운 곳에 와 있다는……

그래서 만나러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민필리아: 하지만 산크레드는 레이크랜드엔 큰 변화가 있었으니

더 이상 가까이 가면 안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말하면 가지 못하게 할까 봐…….

산크레드: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됐지?

나나 이 녀석들이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했다면

넌 율모어의 감옥으로 다시 끌려갔을 거라고……!

산크레드: 하필이면 란지트한테까지 들키다니.

너 정말……!

민필리아: ……죄송해요.

그리고 구해 주셔서 감사해요.

???: 어머나~ 혼나고 있잖아. 불쌍해라.

알리제: 뭐, 뭐야, 이 소리는……!?

???: 저기, 그렇게 무서운 표정 짓지 말고

우리랑 재밌게 놀자~!

산크레드: ……민필리아.

위리앙제의 거처로 가는 길 기억나?

민필리아: 이…… 이럴 리가 없는데……

그렇게 여러 번 다닌 길인데…….

민필리아: 왜 기억이 안 나지…………?

산크레드: 쳇…… 큰일이군.

우린 이미 이곳 주민들의 주술에 걸린 것 같아……!

알피노: 설마…… 유령…….

 

아, 아니지. 일단 산크레드의 말을 들어 보세.

민필리아: 죄, 죄송해요…….

머릿속에 그 부분만 안개가 낀 것처럼…….

알리제: 레이크랜드에 남아 있는 라이나도 걱정되지만

이쪽도 만만치 않은 상황 같아……!

 

 

산크레드: 일 메그의 또 다른 이름은 '요정의 도시'……

이름 그대로 다양한 요정이 사는 땅이다.

산크레드: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요정이 장난을 좋아하는 '픽시족'이야.

놈들은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자에게 환혹술을 걸어

장소를 인식하지 못하게 만들어…….

산크레드: 일단 걸려들면 잘 알던 장소조차 갈 수 없게 돼.

아니면 도착했더니 다른 장소이기도 하고…….

산크레드: ……지금 이 상태는 그게 틀림없어.

어떻게든 손을 써야 해.

 


 

 

 

 

 

산크레드: 흐음…….

이럴 때는 무턱대고 걸어다니는 것보다

픽시족이 장난을 그만두게 하는 편이 낫겠어.

산크레드: 방금 그 속삭이는 소리를 들어보니

저들은 우리와 같이 놀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해.

그렇다면 픽시족의 마을까지는 갈 수 있을지도 몰라.

산크레드: 일단 곧장 직진해 보자.

저들이 그런 마음이라면 그들의 마을인……

'리다 란'에 도착할 거다.

산크레드: ……그리고 민필리아에게는

원초세계에 대한 얘기도 포함해 우리 사정을 다 말했어.

그 점은 걱정 말고 같이 가도 돼.

산크레드: 역시 리다 란에는 오게 해 주는군.

하지만 협상을 하고 싶어도 픽시족이 보이지 않으니…….

산크레드: , 미안하지만 너도

끝이 소용돌이처럼 말린 풀을 찾아봐 주겠어?

산크레드: '투경초'라는 풀인데

픽시족을 찾으려면 필요하거든.

분명 이 마을 근처에 있을 테니 주의 깊게 살펴봐 줘.

산크레드: 그리고 도중에 어디선가 누가 말을 걸어도

절대로 대답해서는 안 돼.

저들의 환혹술에 점점 더 걸려들게 되니까.

 

민필리아: 저기…… 이럴 때는 그러니까…….

 

알리제: 몇 군데 집이 있는 것 같은데 사람은 살지 않나 봐.

그런 것 치고는 시선이 느껴져…….

 

알피노: 정말 이상한 감각이로군.

우린 어느 방향에서 온 거지……?

 

투경초로 추정되는 풀은 없는 듯하다.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사랑스러운 아이의 목소리: 우후후후…….

있잖아, 당신은 이름이 뭐야?

 

[대답하지 않았다.]

 

사랑스러운 아이의 목소리: 어머, 대답 안 해 줄 거야?

아쉽다…… 우후후후………….

 

더보기

[대답한 경우]

 

사랑스러운 아이의 목소리: 우후후후…….

있잖아, 당신은 이름이 뭐야?

사랑스러운 아이의 목소리: !

아침 이슬처럼 귀엽고 송충이처럼 이상한 이름이네!

사랑스러운 아이의 목소리: 새기고 다지고 꿰매서 나의 언어로 바꿔야지.

나의 언어가 되면 당신은 완전히 내 차지야.

우후후후후…….

 

[몸이 점점 무거워진다…….]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키득키득키득…… 뭔가 찾고 있나 보네.

도와줄까?

 

[대답하지 않았다.]

 

수상한 덤불: 어머나, 무례하고 똑똑한 사람이네!

재미없게…….

 

 

더보기

[풀이 어딨냐고 대답한 경우]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키득키득키득…… 뭔가 찾고 있나 보네.

도와줄까?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그럼, 그럼. 알고 있지.

나는 다정한 요정이니까 당신에게 가르쳐 줄게.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자, 잘 때처럼 눈을 감고…….

내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여 봐…….

이 꽃밭 저 안쪽까지 나와 같이 가자, 응……?

 

[몸이 점점 무거워진다…….]

 

 

 

신난 아이의 목소리: 있잖아, 가르쳐 주라!

넌 어디서 왔어?

 

[대답하지 않았다.]

 

신난 아이의 목소리: 어머머, 못 들었나?

내 말 안 들려? 여긴 어떻게 왔어?

 

[저리가! 라고 대답했다.]

 

신난 아이의 목소리: 뭐야, 잘 들리네!

그러면 더 많~이 얘기하자, 응……?

신난 아이의 목소리: 재잘재잘, 종알종알, 어쩌고저쩌고.

다른 일은 전부 잊어버리고 말이야.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산크레드: ……미안하다. 고생 많이 했나 보군.

산크레드: 그래도 돌아온 걸 보니……

투경초는 찾았어?

산크레드: 그래, 틀림없어……!

이걸로 요정들의 모습이 드러나게 만들면

조금은 협상의 여지가 있을 거다.

산크레드: 그럼 다들 여기로 부른 뒤에 시작하기로 하자.

위리앙제 선생님께 직접 배운 방법이야.

 

산크레드: "찾았다, 장난은 이제 그만."

슬 윈: 에이~ 들켜 버렸잖아!?

요즘 세상에 우릴 찾는 법을 알고 있다니, 신기한 사람이네!

이스 얄라: 그런데 있잖아, 이 아이는 전에도 온 적 있지 않아?

혼이 두 개인 아이여서 기억 나!

오울 시군: 여기 좀 봐, 쌍둥이도 있어~!

진짜 멋지다!

산크레드: 미안하지만, 용건이 있어서 온 거다.

우리는 위리앙제를 만나야 해.

슬 윈: 위리앙제!

그 재밌는 사람 말이구나!

슬 윈: 우리 "무지개의 나라"에서 살고 싶대서

7일 밤낮을 잠도 안 자고 수수께끼 대결을 했었어!

오울 시군: 그때 정말 즐거웠는데~!

산크레드: 맞아, 그 위리앙제야.

……이제 알았으면 환혹술을 풀어 줘.

알리제: 정말 이래도 문제없는 거야……?

산크레드: 어쩔 수 없잖아…….

이곳에서는 저들의 규칙을 따를 수밖에 없어.

슬 윈: 결정했어!

환혹술을 풀어줄 테니까

그 대신에 우리를 도와줘!

슬 윈: 우리의 골칫거리를 모두 해결해주면

위리앙제랑 꼭 만나게 해 줄게!

산크레드: 귀찮지만……

흩어져서 얼른 끝내 버리자.

 

 


 

 

슬 윈: 그럼 나도 부탁해도 될까?

슬 윈: 여기 리다 란은 우리 픽시족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야.

그래서 늘 가장 예쁜 상태로 유지해야 해.

슬 윈: 당신에게 상춘초 씨앗을 줄 테니까

리다 란 곳곳에 뿌려 줄래?

잘 부탁해!

 

쾌활한 픽시족: 와아, 어떤 꽃이 싹을 틔울까?

커다란 잎이 나면 커튼으로 쓸 수도 있겠다.

기대되는걸!

 

흥미진진한 픽시족: 어머머?

 

 

꽃씨를 뿌리고 있구나?

멋져라, 이 건물도 더 예뻐지겠는걸!

흥미진진한 픽시족: 여기에는 원래 푀부트 왕국이라는

커다란 인간의 도시가 있었어.

하지만 죄식자의 습격을 받고 다들 어디론가 가 버렸어!

흥미진진한 픽시족: 그래서 우리가 살기로 했지.

이렇게 건물을 예쁘게 장식하고 말이야……!

 

슬 윈: 씨앗을 뿌려 줬구나! 고마워.

역시 잔뜩 꽃이 피어야

우리의 리다 란…… "꽃들의 집"답지!

슬 윈: 옛날 옛적에 살던 깊은 숲 속도 아주 예뻤지만

대부분 '빛의 범람'에 삼켜져 버렸어.

슬 윈: 그래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다가

인간이 버린 도시를 발견해서

다른 요정과 함께 살기로 한 거야.

슬 윈: 지금은 아주 마음에 들어!

당신도 영원한 봄이 계속되는 이 나라에서

앞으로도 쭉 영원히 행복하게 살자, 응……?

 

슬 윈: 당신은 정말 생기가 철철 넘쳐흐르는구나! 할 수만 있다면, 그 에테르를 빨아먹고 싶을 정도야!

 


 

 

 

이스 얄라: 으으으으…… 도와줘…….

배가 고파서 어지러워…….

이스 얄라: 우리는 인간과 달라서

나무 열매가 조금만 있으면 충분해.

그러니까 부탁이야…… 가져다줘……!

 

이스 얄라: 리다 란을 나가면 바로 작은 언덕이 있는데

그곳에 커다란 '범종 나무' 2그루가 있어.

그걸 흔들면 범종 열매가 떨어질 거야!

이스 얄라: 으으…… 범종 열매는 구했어?

이스 얄라: 고마워…… 우………… 우후후, 후후, 우후후후~

이스 얄라: 아하하하!

벌레가 떨어져서 깜짝 놀랐지?

커다란 나무 열매인 줄 알았어? 후후, 히히히히…….

이스 얄라: 휴우…… 재미있었다!

기억해 둬, 우린 재미있는 일을 제일 좋아해.

이스 얄라: 반대로 괴로운 일이나 힘든 일, 재미없는 일은 정말 싫어.

가끔 몰래 들어오는 죄식자도 싫어.

끔찍한 먹보라서 놀이 상대가 안 되거든!

이스 얄라: 뭐, 인간처럼 굳이 찾아가서 싸우지는 않지만 말이야.

그런 건 '힘들기만' 할 뿐이지 뭐야!

 

민필리아: 앗…… 저기…… 그……

어디에 다녀와달라는 부탁은 괜찮지만

같이 가자고 하면 모쪼록 조심하세요…….

민필리아: 돌아오지 못하는 곳으로 데리고 갈 수도 있다고

전에 위리앙제가 알려줬거든요…….

 

베크 돈: 당신 알아, 위리앙제의 친구잖아!

그렇다면 대환영이야! 편안히 머물다 가도록 해.

하루든 이틀이든…… 얼마든지 있어도 괜찮아.

 

 


 

 

 

오울 시군: 있잖아, 나도 좀 도와줘!

소중한 '풀인간'에게 물을 줘야 해.

오울 시군: '풀인간'은

거기 있는 잎투성이 아이들을 말하는 거야.

아주 귀엽지?

오울 시군: 특별히 위치를 알 수 있게 해 뒀으니까

'거울 호수'에서 물을 떠 와서

풀인간들에게 뿌려 줘.

오울 시군: ……아, 물가 쪽은

짓궂은 푸아족의 영역이니까 조심하고.

 

오울 시군: 아아, 풀인간에게 물을 줬구나!

정말 고마워!

오울 시군: 우후후, 다들 귀엽지?

얘네들은 길을 잃고 일 메그로 들어온 인간들이야.

집으로 돌아가면 서운하니까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어.

오울 시군: ……당신도 맨 처음 환혹술에 더 깊이 걸렸다면

귀여운 풀인간이 되었을 텐데.

아쉬워…….

 

오울 시군: 일 메그에 사는 요정들은 모두 인간을 정말 좋아해!

그러니까 너무 어슬렁거리고 있으면

요정들 마음에 쏙 들어서 밖으로 나가지 못할 수도 있어!

 


 

 

 

산크레드: 그쪽은 상황이 어때?

산크레드: 그래, 몇 가지 부탁을 들어주긴 했다는…… 말이지?

산크레드: 이쪽도 마찬가지야.

정말 골칫거리였는지 의심스럽더군…….

알리제: 휴우…… 근데 언제까지 계속 도와줘야 해?

도움이 필요하다기보다는 우리를 갖고 노는 것 같은 기분인데.

알피노: 픽시족에게 앞으로 얼마나 더 도와야 하는지 물어봤네만

하나같이 '아직 멀었다'는 말만 하더군.

어쩌면 우리를 한동안 놓아 주지 않을 작정일지도 모르네.

민필리아: 예전에 위리앙제가 가르쳐 줬는데…….

민필리아: 픽시족은 태어나기 전 또는 어릴 때 세상을 떠난

어린아이의 영혼에서 생겨난다는 설이 있다고 해요.

민필리아: 물론 전생의 기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삶을 누리고 싶었던, 놀고 싶었던 마음이

그 영혼을 붙들고 있어서…….

민필리아: 그래서 마냥 놀고만 싶어 하고

자신의 영토로 불러들인 사람을 몇 년, 몇십 년이나

돌려보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알피노: 흐음…….

예전에 사령의 정체를 학술적으로 밝히려 했을 때

혼과 관련된, 아주 흡사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네.

알피노: 혼이란 에테르 속에 있는 핵과 같은 존재.

정령이나 사역마 같은 에테르체와 우리 같은 생물이 다른 점은

그 핵의 유무라고도 하네.

알피노: 보통은 육체가 죽으면 혼도 에테르와 함께 연기처럼 사라진다네.

하지만 어떤 강한 마음이나 특수한 술법 등에 묶여 있으면

혼만 남는 경우가 있지.

알피노: 그 혼은 떠돌아다니다가 다시 에테르를 띠게 되거나

갓 태어난 생명 안에 깃드는 사례도 있다더군.

픽시족도 그런 경우일지도 모르겠네.

알리제: 그런 논리라면 혼만 제1세계로 와서

이쪽의 에테르를 띠고 있는 우리도

알피노가 제일 싫어하는 사령이나 다름없겠구나.

산크레드: 어쨌든 픽시족 말만 믿고 있다가는

영원히 이 상태가 계속될지도 모른다는 말이군.

산크레드: 그렇다면 다시 협상을 해야 할 텐데…… 흠…….

말이 통하는 픽시 족이 한 명 정도만

우리 편이 되어줘도 얘기하기가 훨씬 쉬울 텐데.

산크레드: 도와줬던 픽시족 중에 혹시 그런 자는 없었나?

산크레드: 짐작 가는 자가 있는 건가?

자세히 얘기해 봐.

산크레드: 그래, 너와 계약을 맺은 픽시족이 있단 말이지?

그렇다면 도움을 요청해볼 수도 있겠군.

산크레드: 그럼, .

그 페오 울인가 하는 자를 여기로 불러 주겠나.

 

알피노: 우리도 사령이나 다름없는 존재…… 그래…… 그렇군.

알리제: 픽시족과 계약을 맺다니 굉장한데.

민필리아: 저…… 페오 씨가 저희를 도와주시면 좋겠네요.

산크레드: 그 페오 울이라는 자를 불러 주겠나.

순순히 와 준다면 고맙겠지만…….

 

[페오]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페오 울: 흥이야!

어린나무는 나를 완전히 잊고 있었지?

페오 울: 그렇게 쌀쌀맞게 부르는 것도 날 의지하지 않는다는 증거야!

난 그런 어린나무는 모르지 뭐야!

 

[페오 도와줘.]

 

페오 울: ……모, 모른다니까!

방금 그것도 전혀 열의가 느껴지지 않았어!

 

[귀엽고 아름다운 나의 가지 페오.]

 

페오 울: 으음…… 으응…… 으으응!

페오 울: 늦어! 늦어도 너무 늦었잖아!

페오 울: 이 땅에 들어왔으니까 금방 나를 부를 줄 알고,

계~속 기다리고 있었단 말야!

페오 울: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내 어린나무가 날 안 부르지 뭐야!?

바보, 바보, 바보! 정말 매정한 사람이야~!

 

알리제: 저건…… 또 뭐야…………?

알피노: 귀여운 픽시와 계약을 맺었나 보군.

……마치 어릴 적의 너를 보는 것 같은데.

페오 울: 휴…….

그래도 조금 전에 날 애타게 부르는 소리는

조금, 아니 좀 많이 괜찮았지 뭐야…….

페오 울: 어쩔 수 없으니 너의 아름다운 가지가 힘을 빌려줄게!

슬 윈: 어머, 오랜만이야.

"광란의 꽃" 페오 울.

페오 울: 어쩜 너희 놀이는

여전히 빙글빙글 빙글빙글…… 맨날 똑같니!

페오 울: 저자는 나와 계약한 인간이야!

아무리 이곳에 붙들어놔도 너희들의 소유가 될 수는 없어!

이스 얄라: 뭐어……? 요만큼도 안 돼……?

같이 온 다른 인간은 괜찮지?

페오 울: 안 된다면 안 돼!

저들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지켜보는 게 내 즐거움이란 말야!

페오 울: 내 말 안 들으면, 저 사람의 가방 안에 있는 걸

이 예쁜 마을에 다 뿌려 버릴 거야!

페오 울: 차갑고 딱딱한 철 조각이라든가!

가방에 넣고 나서 한번도 안 꺼낸 요상~한 물건이라든가!

이곳이 막…… 무지막지 이상하게 변할걸!

오울 시군: 알았어…….

그 대신, 위리앙제를 만나러 갈 때

쌍둥이만 여기 두고 가면 안 돼? 우리랑 놀게.

슬 윈: 그래, 그렇게 약속해주면 환혹술을 풀어 줄게.

알피노: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

우린 여기에서 기다릴 테니까

일단 자네들만이라도 위리앙제를 만나러 가게.

이스 얄라: 야호~ 약속한 거다?

그럼 너희도 "진실"을 볼 수 있게 해 줄게!

알리제: 이것이 진짜 일 메그…….

산크레드: 민필리아, 넌 어때?

민필리아: ……응, 괜찮아요.

이제 정확히 기억나요.

산크레드: 고생시켜서 미안하군.

나도, 민필리아도 이제야 안내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어.

페오 울: 후훗, 너의 아름다운 가지는 굉장하지?

또 곤란한 일이 생기면 말만 해!

알피노: 우리는 약속대로 여기서 자네들을 기다리겠네.

걱정 말게. 픽시족들과 적당히 놀고 있겠네.

알리제: 위리앙제에게 인사 전해 줘.

이렇게 만나기 힘든 곳에 틀어박혀 있지 말고

당장 합류하라고도 전해 주고.

민필리아: 저도 위리앙제를 찾아가는 길이 생각났어요.

페오 씨와 씨 덕분이에요.

산크레드: 자, 알피노와 알리제가 놀다 지쳐 쓰러지기 전에

우리는 위리앙제를 만나러 가자.

산크레드: 위리앙제가 빌린 집은

과거 한때 푀부트의 특이한 장원 영주가 살던 곳……

통칭 '독학자의 장원'이다.

산크레드: 여기서 북쪽으로 길을 따라서 가면 보일 거다.

어서 출발하자.

 

민필리아: 오랜만에 와 보네요.

위리앙제는 잘 계시겠죠……?

산크레드: 시간은 좀 걸렸지만 드디어 도착했군.

여기가 위리앙제가 요정들에게 빌린 집이다.

산크레드: 어쩌다 이런 곳에 살게 됐는지는……

뭐, 오랜만의 재회인 만큼 나중에 본인에게 직접 듣도록 해.

자, 들어가자.

 

산크레드: 위리앙제, 거기 있지?

???: 영웅 없는 세계에 그가 왔도다…….

???: 여기로도 곧 찾아올 거라고 수정공에게 연락은 받았지만……

이렇게나 빨리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위리앙제: 오랜만에 뵙습니다.

별고 없으신 듯 하니 다행입니다.

산크레드: 넌 잠시 자리 좀 피해 줘.

민필리아: 하지만…….

산크레드: 이 소일에 평소처럼 마력을 채워 줬으면 해.

……그래 줄 수 있지?

위리앙제: 다른 '새벽'분들은 이미 만나셨습니까?

위리앙제: 그렇군요, 그런 일들이…….

알피노 님과 알리제 님도 이곳에 오셨단 얘기군요.

위리앙제: 그나저나 대죄식자, 그리고 율모어와의 전쟁이

그 정도까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니…….

위리앙제: 그렇다면 저도 정식으로 말씀드려야겠군요.

이번 일의 시작……

차원의 틈에서 보게 된 제8재해에 대해서.

위리앙제: 수정공에게 소환되어 제1세계로 오던 도중……

시간조차 확실치 않은 그 공간에서 저는 미래를 보았습니다.

위리앙제: 원초세계에서 발발한 에오르제아 및 동방 연합 연맹과

갈레말 제국의 전쟁…….

위리앙제: '제가 본 미래에선 '새벽' 사람들도 빠짐없이 참전하여

에오르제아 진영이 간신히 우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위리앙제: 하지만 그 때문에 제국은 금지된 계책을 쓰게 되었죠……

독가스 병기 '검은 장미'가 투입된 것입니다.

위리앙제: 문제는 그 위력이었습니다.

위리앙제: 투입된 '검은 장미'의 위력은

제국의 예상조차도 훌쩍 뛰어넘어……

에오르제아뿐만 아니라 제국령마저 잠식했습니다.

위리앙제: 전장에 모여 있던 병사와 맹주들은 물론,

주변 지역에 살고 있던 무고한 주민들까지.

……너무나도 많은 자들이 목숨을 잃었고 세상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위리앙제: 게다가 '검은 장미'가 퍼뜨린 죽음은

폭발 지점을 중심으로 세계의 환경을 변화시켰고…….

위리앙제: 사람들은 혼란과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검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위리앙제: 누구의 탓이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마른 풀에 불이 옮겨 붙는 것처럼……

전쟁의 불씨는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위리앙제: 국가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상황을 바로잡으려는 용기와 힘을 가진 자는…………

위리앙제: ……당신 역시 죽음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죽음의 병기는 당신의 목숨마저 빼앗은 것입니다.

위리앙제: '검은 장미'로 인해, 영원히 전쟁이 끝나지 않는 시대.

……그것이 제가 본 제8재해입니다.

위리앙제: 우리는 반드시, 그 비극을, 막아야만 합니다…….

위리앙제: 그러기 위해 저는 이쪽 세계에서 계속 활동을 해오면서

아주 중대한 진실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위리앙제: 대체 왜 '검은 장미'의 힘이 그토록 방대해진 건지……

그 수수께끼가 풀린 것입니다.

위리앙제: ……이쪽으로.

위리앙제: 자, 무슨 그림인지 아시겠습니까?

위리앙제: 맞습니다, 원초세계에서 에테르학과 마법학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6속성 관계도'를 나타낸 그림이지요.

위리앙제: 이 그림을 보시면 알 수 있듯이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6가지 속성 외에 2가지 극성이 있습니다.

위리앙제: 활발함을 뜻하는 '별빛 극성'과

진정을 뜻하는 '그림자 극성'이 그것이죠.

위리앙제: 그러니 뿌리가 같은 제1세계 또한

당연히 구성 요소가 같을 텐데……

이곳에서는 극성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지 않더군요.

위리앙제: 그렇다면 별빛과 그림자에 해당되는 힘을 뭐라고 부르고 있는가……

그것이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이었습니다.

위리앙제: 활발함과 발전을 관장하는 별빛 극성의 힘……

여러 가지 색을 겹치면 검은색이 되듯이

이곳 사람들은 별빛 극성을 '어둠'이라 부르고 있었습니다.

위리앙제: 진정과 정체를 관장하는 그림자 극성의 힘……

어떤 것에도 물들지 않은 순백색, 잔잔함과 평온함의 상징.

그림자 극성은 '빛'이라 불리고 있더군요.

산크레드: 아씨엔도 자신들의 힘을 '어둠'이라고 했어.

그렇다면 그게 더 오래된 정의,

본래의 명칭일지도 몰라.

위리앙제: 그런 전제하에 원초세계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되짚어보니

모든 퍼즐 조각이 맞춰지더군요.

위리앙제: 원초세계의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던 에테르 고갈 현상은

빛의…… 정체된 힘이 제1세계에서 원초세계로 흘러들어가면서

순환에 이변이 생긴 결과였던 것입니다.

위리앙제: 그리고 '검은 장미'는 알피노 님의 말씀에 따르면

에테르의 흐름을 강제로 막는 병기라 하셨으니,

위리앙제: 그 병기의 사용과 동시에

정체된 힘을 띠고 있는 제1세계가 통합된다면…….

산크레드: 상상을 초월할 만한 엄청난 천재지변…… 재해를 일으키겠군.

산크레드: 자, 위리앙제 선생님 덕분에 근거도 생겼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달라지지 않았단 거지.

산크레드: 이곳 일 메그의 대죄식자를 토벌하고,

끔찍한 미래를 막기 위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자고.

산크레드: 대죄식자의 위치는 파악됐어?

 

위리앙제: 호수 가운데에 있는 '리예 기아 성'.

대죄식자는 그곳에 유폐되어 있는 듯합니다.

위리앙제: 성에 들어가려면 봉인을 걸어놓은 픽시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 방법에 대해선 생각해둔 바가 있습니다…….

위리앙제: 이제부터는 저도 함께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 슬픈 광경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산크레드: 수정공에게 받은 첫 번째 지령은 클리어했군.

 

 

 

 

 

위리앙제: 그런데 님,

본론을 말하기 전에 한 가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위리앙제: 제 복장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위리앙제: 글쎄요…… 다리 쪽은 오히려 원초세계의 의상이

더 가볍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만…….

위리앙제: 이건 이곳에서 제가 싸우는 방식에 적합한 의상입니다.

밝게 빛나는 하늘에도 별은 존재하니…… 저는 그것을 읽고

이 불온한 운명을 개척하고자 합니다…….

위리앙제: 앞으로는 점성술사 위리앙제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위리앙제: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대죄식자가 있는 리예 기아 성에 들어가려면

픽시족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위리앙제: 그렇다면 어떻게 협력을 얻을 것인가…….

해답은 간단합니다. 그들이 원하는 선물을 하면 되죠.

위리앙제: 저는 픽시족이 즐겨 먹는 식재료를 준비하겠습니다.

그중 몇 가지는 산크레드도 조달을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위리앙제: 님은 그들이 좋아하는 아름다운 물건을 부탁드립니다.

이 근처에 알록달록한 날개를 가진 왕잠자리가 있을 테니

많이 다치지 않을 만큼 약화시켜서 이 상자에 넣어 주세요.

 

산크레드: 나한테 무슨 일을 시키려는 건지 모르겠군.

뭐, 픽시족의 장난에 놀아나는 것보다는 낫겠지……. 

위리앙제: 이 근처에 있는 왕잠자리를 살짝 약하게 만들어서

아까 드린 북해식 비밀상자로 붙잡아 오세요.

그동안 저도 다른 선물을 준비하겠습니다.

 

 

위리앙제: 오, 정말 빠르시군요…….

왕잠자리는 무사히 잡으셨습니까?

위리앙제: 잘 받았습니다.

당장 이 날개를 말려서 빛바래지 않는 선물을 만들겠습니다.

위리앙제: 산크레드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이제 제가 그걸 모아서…… 아, 출발 준비도 필요하겠군요.

그동안 잠시 휴식을 취하시길…….

위리앙제: 준비됐습니다…….

픽시족에게 줄 선물은 이걸로 완벽합니다.

위리앙제: 아, 그리고…….

위리앙제: 백성석…… 아씨엔의 혼을 가두는 도구입니다.

이쪽 세계에서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위리앙제: 이번 싸움은 재해를 막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렇다면 아씨엔이 개입할 가능성이 매우 크죠.

위리앙제: 그래서 전 환경 에테르가 짙은 이곳에 살면서

백성석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민필리아: 이제 들어가도 되나요……?

산크레드: 그래…… 너도 끝났어?

민필리아: 여기요, 평소처럼…… 했어요.

산크레드: 알았어.

……고마워.

산크레드: ……저쪽 세계의 몸에 일어난 이변이

친절하게도 이쪽 세계까지 영향을 주더라고.

산크레드: 무기를 호위에 적합한 건블레이드로 바꾼 것까진 좋은데,

에테르 방출을 못 하니 소일에 마력을 채울 수가 없더군.

그래서 이 녀석이 도와주고 있지.

위리앙제: 민필리아, 이 집에는 한동안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책을 가져가시려면 지금이 기회입니다.

민필리아: 정말요? 그래도 돼요……?

위리앙제: 그럼요. 하지만 짐을 너무 늘리지는 마십시오.

제가 산크레드에게 혼날 테니 말입니다.

위리앙제: 그녀와 원래의 민필리아에 대해……

다른 분들께 설명은 드렸습니까?

산크레드: 그야, 뭐…… 하긴 해야겠지…….

산크레드: 내가 3년 전쯤 율모어에 유폐되어 있던

저 녀석을 데리고 나온 건 알고 있지?

산크레드: 그 직후에…… 딱 한 번, 둘이서 찾아간 적이 있어.

아므 아랭의 남쪽, '빛의 범람'이 멈춘 그 땅을.

산크레드: 그때였어.

저 아이 안에 잠들어 있던, 원래의……

우리가 아는 민필리아의 의식이 바깥으로 나온 거야.

 


 

산크레드: 가르쳐 줘, 민필리아!

내가 어떻게 해야…… 어떻게 해야 원래의 널 되찾을 수 있지?

빛의 무녀: 산크레드…….

지금의 난, 과거 당신 몸에 빙의되었던 아씨엔과 같은 상태예요.

나의 혼을 받아들이기 쉬운 아이의 몸을 빌리고 있을 뿐.

빛의 무녀: 제1세계에서 희망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빛의 가호'라는 힘의 존재를 끊임없이 증명하고 있을 뿐이에요.

빛의 무녀: 하지만 그 탓에……

 내가 몸을 빌린 소녀들은 진짜 이름으로 불릴 수조차 없어요.

빛의 무녀: 이미 충분히 잔혹해요.

더 이상은…… 이 아이에게서 정신의 주도권까지 빼앗아서는 안 돼요.

산크레드: 하지만 너 또한……

혼자서 세계를 건너와 싸웠잖아……!

산크레드: 그런 너를 이렇게 내버려 둘 수 있을 것 같아?

할 수만 있다면 다시 한번 너를 구하고 싶다고……!

빛의 무녀: ……만약 이 몸의 주인이

싸움에 지쳐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한다면.

빛의 무녀: 그때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대신해서

내가 모든 숙명을 받아들이겠어요.

빛의 무녀: 하지만 만약,

이 아이가 직접 운명을 받아들이는 길을 선택하고

험난한 세계를 헤쳐나가기 위한 힘을 원한다면…….

빛의 무녀: 나는 모든 것을 이 아이에게 맡기겠어요.

빛의 무녀: 환생을 위해 남겨 둔 힘까지 모두 이 아이에게 준다면

원래의 '빛의 무녀'와 비슷해질 수 있을 거예요.

산크레드: 안 돼, 그럴 수는 없어!

프라민 씨도 널 기다리고 있어.

그런데 어떻게……! 넌 사라져서는 안 돼!

빛의 무녀: 고마워요…….

하지만 이건 우리가 결정할 일이 아니에요.

빛의 무녀: 지금 민필리아라고 불리는 이 아이가

스스로 선택해야 할 일이죠.

빛의 무녀: ……산크레드.

아버지의 사고 이후에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들을 기억하나요?

빛의 무녀: 이 아이를 지키고, 이 아이를 가르치고…… 그리고 곁에 있어 줘요.

예전에 내게 그렇게 해 줬듯이.

빛의 무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니까요.

살아야 할 세계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길을 선택할 수 있겠어요.

빛의 무녀: 언젠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오면 다시 여기로 와주세요.

이곳에서라면…… 분명 다시 만날 수 있을 테니까요.

산크레드: 민필리아……!

민필리아: 여긴…… 저, 제가…… 무슨……?

 


 

 

산크레드: ……그렇게 민필리아는 원래 상태로 돌아왔어.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더군.

산크레드: 우리 상황과 원래의 민필리아도 원초세계에서 왔다는 것,

저 녀석한테는 모두 숨김없이 말했지만, 그날 그 일만큼은……

아직 말하지 못했어.

 

위리앙제: 제1세계는 지금 또 한 명의 '빛의 가호'가 깃든 자를 맞이해

멸망의 위기에 저항하기 시작했습니다.

위리앙제: 민필리아가 이어 온 희망의 빛을 누가 어떻게 받게 될지……

결단의 시간이 곧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민필리아: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한 권만 빌렸어요.

 

위리앙제: 네, 물론 괜찮습니다.

저도 준비가 끝났으니 리다 란으로

출발하도록 하죠.

 

슬 윈: 아, 어서 와!

마치 양의 꼬리처럼 짧은 나들이였네.

쌍둥이랑 더 오래오래 놀게 해 줘도 되는데…….

슬 윈: 하지만 위리앙제가 가져온 선물은

아주 근사했어!

우유, 벌꿀, 비스킷 그리고 예쁜 날개까지 함께 말이야!

슬 윈: 이 정도 정성에는 답해 줘야 요정이지.

자, 당신들의 소원은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