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등대

칠흑 메인 퀘스트 (Lv.79 빛을 가져오는 자~Lv.80 ??? ???)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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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메인 퀘스트 (Lv.79 빛을 가져오는 자~Lv.80 ??? ???)

갸링 2020. 1. 3. 19:21

 

 

차이 누즈: 너희가 어딘가 돌아다니는 사이에

탈로스를 작동시킬 준비가 끝났다는 연락을 받았어.

차이 누즈: 이제 마력만 주입하면…….

신호는 어떻게 할 거야?

수정공: , 탈로스가 일어서면

분명 바우스리도 움직일 거다.

그렇게 되면 도중에 멈출 수는 없어…….

수정공: 그러니 그대가 전투 준비를 다 마치면

나에게 말해 다오.

그대의 신호를 대기 중인 동료들에게 전달할 테니.

둘리아 차이: 긴장하지 않아도 돼.

우리 남편이 열심히 일한 결과물인걸.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거라고 내가 장담할 수 있어.

차이 누즈: 아, 아아…… 드디어…… 때가 왔어……!

괜찮아, 괜찮아. 난 최선을 다했어……!

아무런 실수도 없을 거야!

수정공: 자, 어떻게 하겠나……?

준비가 끝났으면 탈로스 작동 신호를 보내자.

수정공: 알았다……!

그럼 모두에게 신호를 전달하도록 하지!

 

 

야슈톨라: 수정공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저쪽도 준비가 완벽하니 언제든지 시작해도 된다고 하는군요.

산크레드: 석재는 필요한 만큼 다 준비됐어.

위리앙제: 마력을 주입할 준비도 지시대로 끝났습니다.

알피노: 그럼 이제……!

야슈톨라: 탈로스를 작동시키겠어요!

다들, 즉시 정해진 위치에 가 있도록 유도해 주세요.

야슈톨라: 바우스리와 본거지를 한꺼번에 잡도록 하죠……!

차이 누즈: 자아, 간다!!

차이 누즈: 좋아, 좋다고! 최고야! 나도 아직 안 죽었군!

차이 누즈: 어, 어어? 저러면 안 되는데! 놈들이 손만 노리고 있잖아!

손이 망가지면 산을 붙잡을 수 없게 된다고!

수정공: ……죄식자답지 않게 영리하게 움직이는군.

바우스리의 지시라면 위협적이야.

수정공: 어쩔 수 없다. 지금 움직일 수 있는 동료들에게 연락해서

죄식자를 지상으로 유인하도록 하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수정공: 저건……!

 

 

 

티타니아: 너무해…… 정말 너무해!

나의 어린나무는 역시 매정한 사람이지 뭐야!

티타니아: 정말로 곤경에 빠졌을 때는 꼭 불러 달라고 했는데,

날 부르지도 않고 결전을 시작해 버리면 어떻게 해!

티타니아: 그야 물론 요정은 인간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진 않아.

그래, 맞아, 내가 먼저 그렇게 얘기하긴 했지.

티타니아: 하지만 귀여운 어린나무가 울면서 매달린다면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었단 말이야!

역시 너무해, 너무한다구……!

티타니아: 난 너무너무 슬퍼.

분이 풀릴때까지 너희가 실컷 놀아 줘야 돼?

 

[고마워, 티타니아...]

 

수정공: 예상 밖이긴 해도, 요정왕이 도와준다면 고마운 일이야.

이제 탈로스도 한동안

산을 붙잡고 있을 수 있을 거다.

수정공: 야슈톨라 쪽에도 바로 연락하겠다.

여기서 북쪽, 굴그 화산 기슭에서 합류해서

바로 화산으로 진입해줘!

둘리아 차이: , 조심해서 다녀와.

알피노와 친구들도 데리고 꼭 무사히 돌아와야 해……!

차이 누즈: 하하하, 하하……!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난 해냈어! 해냈다고!

차이 누즈: 자, 가라!

이번에는 너희가 진짜 실력을 보여 줄 차례야!

수정공: 탈로스 작동 준비를 하던 사람들은

위험하지 않은 곳으로 피신시키겠다.

넌 북쪽에 있는 화산 기슭에서 나머지 인원과 합류하도록 해.

수정공: ……반드시 이기자, 이 싸움에서!

 

알피노: 자네도 왔군……!

알리제: 때가 됐어……!

린: 드디어 바우스리에게로……

 씨……!

산크레드: 준비는 다 끝났어?

위리앙제: 죄식자들이 날뛰고 있습니다.

일단 서두르도록 하죠.

야슈톨라: ……이걸로 모두 다 모였군요.

야슈톨라: 탈로스가 굴그 화산을 붙잡았어요…….

지금이라면 이 거대한 바위 몸을 타고 올라갈 수 있어요.

알리제: 물론 죄식자들이

필사적으로 공격해 오겠지만…….

 

[자, 가자!]

 

알피노: 그래……!

우리도 전력을 다해서 돌파하자!

이번에야말로 바우스리가 있는 곳까지……!

 

[굴그 화산 도전 가능]

 

야슈톨라: '어둠의 전사'의 정체에 대해서

이미 눈치 챈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다들 자신의 위치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

야슈톨라: 전 이런 큰 무대는 익숙하지 않지만……

저렇게나 거리가 멀다면 아무리 날뛰어도 안 보이겠죠?

그럼 됐어요. 마음껏 마녀의 힘을 선보이도록 하죠.

알피노: 바우스리가 말한 '낙원'.

난 아직 그 말이 뭘 가리키는지 상상할 수 없네.

아니…… 평생 그럴지도 모르지.

알피노: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시민들을 버리고 부하 죄식자들과 틀어박힌 산은

결코 인간의 낙원 따위가 될 수 없다는 걸세.

알피노: 그 사실을, 거짓 없는 진실을……

이번에는 받아들이도록 만들겠다, 바우스리……!

알리제: 처음에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마지막 대죄식자를 토벌할 때가 왔어.

알리제: 준비는 다 됐어. 호위하면서 몸도 충분히 풀었고.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할 이유도 없어…….

검에 진심을 담아 반드시 길을 열고야 말겠어!

린: 반드시 끝까지 싸우겠어요.

이건 노르브란트를……

저희가 사는 세계를 구하기 위한 싸움이니까요……!

린: 산크레드와 민필리아, 그리고 여러분을 만나

이곳이 얼마나 멋지고 가혹하고 사랑해야 할 곳인지 알았어요.

저 도시를 떠나지 않았던 바우스리보다도…… 훨씬 더요!

산크레드: 위에서는 얼마나 많은 죄식자가 공격해 올까…….

10…… 100…… 아니,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더 많겠지.

산크레드: 숫자가 몇이든 상관없어.

이 세계를 구하겠다는…… '그녀'의 소망에 다가갈 수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끝까지 해내겠어……!

위리앙제: 저 산을 붙잡은 것은 단순한 돌인형이 아닙니다.

협력해준 자…… 이미 세상을 떠난 자…… 제1세계에 살았고,

그리고 살고 있는, 미래를 꿈꾸는 모든 생명입니다.

위리앙제: 그와 동시에 세계의 벽을 뛰어넘어……

소중한 평화와 당신의 안전을 바라는 이의 기도이기도 합니다.

제 기도 또한 당신을 지키는 힘으로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알피노: 자네들 덕분에 드디어 여기까지 왔군.

바우스리는 아마 저곳에 있겠지……!

 

바우스리: 어리석군…… 구제 불능의 반역자 놈들…….

너희는 자멸을 자초하고 있다는 걸 왜 모르나.

바우스리: 그 만행 끝에 얻을 수 있는 건

살기 위한, 영원히 끝나지 않는 싸움뿐.

바우스리: 하지만 나에게 모든 것을 맡기면

아예 그 분쟁의 씨앗을 없앨 수 있다니까?

바우스리: 선도 악도 없고, 살아갈 의미나 이유를 찾을 필요도 없는

불멸의 낙원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단 말이다!

알피노: 그것도 어쩌면 평화의 한 형태일지도 몰라.

그렇게 인정했기 때문에 나는 너의 죽음을 바라지 않았다.

알피노: 당신도 우리도 결국 인간의 행복을 바라고 있으니……

잘못을 바로잡고 방식만 바꾼다면

함께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알피노: 하지만 지금, 당신의 언행에는 치명적인 모순이 있어.

알피노: 모든 인간을 위해서라고 말할 거라면, 당신은,

방패로 삼았던 율모어의 백성을 두고 도망쳐서는 안 됐다.

알피노: 당신 혼자 살아남아 재건할 수 있는 낙원이라면

그건 백성을 위한 것이 아니야.

……당신의 쾌락만을 위한 정원일 뿐이다!

 

린: 돈 바우스리,

우리는…… 이 세계의 주민은

당신 한 사람의 뜻대로 되지 않을 거예요.

린: 저에게 미래를 맡겨준 사람이 있어요.

그녀와 한 약속을 지키고 싶기 때문에

당신의 그늘 아래서 잠들어 있을 수는 없어요.

린: 다른 사람들에게도 모두…….

소중한 추억과 굽힐 수 없는 신념,

지키고 싶은 것이 있었어요.

린: 결코 길다 할 수 없는 제 여행길에서도

그 모든 것이 넘치도록 느껴졌어요……!

린: 모두가 이 싸움에 함께 해주고 있는 것,

그것이 당신 질문에 대한 대답이에요!

린: 당신이 아무리 강한 힘을 이용해

당신의 정의로 모든 것을 짓밟는다 해도

우리는 반드시 저항할 거예요!

바우스리: ……시끄러워…… 시끄러워, 시끄럽다고!

반역자 주제에 잘난 척 지껄이지 마라!

바우스리: 너희가 감히 누구 앞에서 입을 놀리고 있는지……

얼마나 주제 파악을 못하고 있는지 똑똑히 가르쳐 주마!

바우스리: 내 진정한 힘을 각성시켜 너희를 모조리 죽여버리고,

그 시체를 본보기 삼아 어리석은 백성들에게도 알릴 것이다!

바우스리: 내가 바로 인간과 죄식자의 정점.

널리 다스리라는 세계의 소망에 따라 전능한 힘을 받은 자이니

바우스리: 나의 모든 행동이 선, 그야말로 '이노센스'라는 것을!!

야슈톨라: 아무래도…… 순순히 모습을 드러내 주진 않겠군요.

알피노: 표적은 대죄식자이기도 하네.

우리가 길을 열 테니까 자네는 먼저 진입하게.

알피노: 이 싸움으로 죄식자와 결판을 내자!

 


 

 

알피노: 바우스리…… 자네는……

그런 힘까지 얻었으면서 왜…….

알리제: 늦어서 미안.

……격렬한 전투였던 것 같은데, 무사해서 다행이야.

산크레드: 퇴로는 확보했다.

이제는……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위리앙제: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드디어 희망의 빛이…….

야슈톨라: 잠깐 안 보는 사이에 모습이 꽤 변했네요…….

아마도 죄식자의 성질이 강해지면서 변질됐겠죠.

린: 씨, 저 사람은……

 

린: ……그렇군요.

드디어 바우스리…… 대죄식자와 결판을 냈네요…….

린: 이제 노르브란트 전체에 어둠이 돌아오겠죠.

두 개의 세계가 구원받는 거예요……!

이노센스: 어째……서…… 도대체 왜……

내가 쓰러진 거냐…….

틀린 것은…… 너희인데…….

이노센스: 아버님도 내게 말씀하셨다…….

너는 희망이고 너는 정의이며, 너는 새로운 신이 될 것이다…….

이노센스: 그러기 위해서 너는……

죄식자와 한몸으로 태어났다고…….

이노센스: 백성들도 나를 찬양했는데……!

내가 있으면 죄식자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기뻐했는데!

이노센스: 그런데…… 아아…… 어째서냐!

어째서 이렇게 된 거냐고! 너희도 내게 복종하란 말이다!

이노센스: 어서 나를 살려 내라…… 나는…… 신이다…………

알피노: 아아…… 하늘이……!

 


 

전 율모어 원수: 멍청한 백성 놈들……!

내 정확한 지시로 그나마 이 도시를 지킬 수 있었잖은가!

전 율모어 원수: 그런데 뭐? 희생자 수가 너무 많아!?

웃기지 말라 그래!

전 율모어 원수: 보나마나 내 자리를 노리는 놈들이

백성들을 선동하고 있을 거다.

전 율모어 원수: 그래…… 틀림없어…….

내가 물러날 줄 알아……? 그렇겐 안 될걸……!

???: 노고가 많으십니다, 율모어의 위대한 원수 나으리.

당신은 아주 잘하고 계신데 주위가 멍청이뿐이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시군요.

전 율모어 원수: 너, 넌 누구냐!?

여긴 아무나 못 들어오는데?!

검은 법의를 입은 남자: 이런 실례…….

하지만 은밀하게 제안드릴 일이 있어서요.

검은 법의를 입은 남자: 저는 당신을 돕고 싶습니다.

그러니 명령만 내리시면

이 근방의 대죄식자를 잡아서 대령하겠습니다.

검은 법의를 입은 남자: 그놈과 부인 뱃속에 있는 태아로

절대적인 왕을 만드는 겁니다.

그럼 왕의 아버지인 당신의 입지도 굳건해지겠지요.

전 율모어 원수: 훌륭해, 훌륭하구나!

나의 아들 바우스리 앞에서는

죄식자가 마치 애완동물처럼 구는군!

전 율모어 원수: 이제 우리 일족은 영원한 지위와 명예가 보장되었다!

전 세계를 손에 넣는 것도 시간문제로구나!

검은 법의를 입은 남자: 네, 그럼요.

그렇게 되면 인간은 전쟁을 멈추고

그대로 빛과 함께 정체 속에 가라앉을 겁니다…….

검은 법의를 입은 남자: 아주 바람직한 일이지요.

빛으로 가득 찬 세계야말로 저희…… 아씨엔의 소망이기에.

 


 

야슈톨라: 큰일이에요…… 이제 한계예요……!

이대로 놔두면 죄식자로 변할 거예요……!

야슈톨라: 위리앙제!

대책이 있다면서요, 어서……!

린: 아아…… 하늘에도 빛이……!

수정공: 때가 되었군.

모든 대죄식자의 힘이 한곳에 모였다.

수정공: 그 힘…… 내가 가져가마.

알리제: 수정공……!

당신,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수정공: 윽…… 네가 축적한 방대한 힘을 크리스탈 타워로 보내서

나와 함께 통째로 다른 세계로 전송시킬 것이다……!

수정공: 이곳 말고도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나는 줄곧 이 순간을 꿈꿔 왔다…….

수정공: 이런 망가져 가는 세계에 남아 있느니

새로운 세상에서 즐겁게 살고 싶거든……. 당연한 생각 아닌가?

그래서 널 이용한 거다!

린: 이럴수가……!

그럼 이렇게 될 걸 알고 일부러……!?

알리제: 우릴 속여 온 자에게 저 사람을 넘길 순 없어!

당장 떼어 내자!

위리앙제: 가만히 계십시오!

위리앙제: 부탁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의 결의를 그저 지켜봐 주십시오…….

야슈톨라: ……아…… 가혹하게도…….

위리앙제, 당신은 모든 걸 알고 있었군요…….

야슈톨라: 이렇게 무모한 공간 이동술은 성공 못 해요.

다른 세계에 도달할 수도 없어요…….

야슈톨라: 수정공은 그걸 알고 있으면서

저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군요…….

알피노: 그게…… 대체 무슨…….

야슈톨라: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빛의 힘을 흡수해

세계와 세계의 사이…… 차원의 틈에서 소멸시키려는 거예요.

야슈톨라: 수정공은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서

저 사람도, 노르브란트도 구할 생각인 거라구요……!

 

수정공: ……모험이 막바지에 이르면, 어디선가 나타난 악당이

영웅이 이룩한 모든 것을 가로채지.

수정공: 흔해 빠진 결말 중 하나일 뿐이야.

수정공: 너의 모험담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고,

언젠가 이 이야기도 그저 시덥잖은 농담거리가 될 테지.

수정공: 이름 모를 수정공은 어딘가의 세계에서

내일도 즐겁게 살고 있을 거야.

그러니……!

 

[그의 이름을 부른다.]

 

에메트셀크: ……크리스탈 타워를 제어할 수 있는 건

붉은 눈을 가진 알라그의 혈족뿐이거든?

그런데 그런 자는 제1세계에 존재할 수가 없어.

에메트셀크: 그자가 세계와…… 아마도 시간까지 넘어와서

무슨 대단한 계략을 꾸미나 싶었는데……

에메트셀크: 설마 고작 영웅님 한 명 구하려고 한 거였다니

너무나 바보 같아서 기가 막힐 지경이야.

에메트셀크: 하지만 여기서 이루어지게 되는 건 너의 계획이 아니야.

우리의 계획이지.

산크레드: 에메트셀크…… 너 이 자식……!

에메트셀크: 이런! 움직이지 마.

수정공은 아직 숨이 붙어 있을 거야…… 하지만

그것도 너희가 하기 나름이거든?

에메트셀크: 안타깝구나…… 정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에메트셀크: 너라면 모든 빛을 받아들이고도 괜찮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말이야. 뭐지? 지금 그 꼴은?

거의 괴물이 되어 가고 있잖나.

에메트셀크: 그렇다면 협상할 가치도 없겠어.

지금의 '불완전'한 인류에게는 그 정도가 한계로군.

 

[어쩔 작정이냐...!]

 

에메트셀크: 난 아씨엔이라니까?

세계 통합을 위해 갖은 책략을 꾸미는 게 내 일이야.

에메트셀크: 여기 제1세계의 경우는 말이지, 100년 전에

당시의 영웅들을 이용해서 빛을 증폭시킬 책략을

우리 동포인 알로그리프에게 전수했었어.

에메트셀크: 그때 마무리를 제대로 못하는 바람에

다음 방안으로 바우스리를 만든 거지.

에메트셀크: ……하지만 그것도 너희들이 이 세계에 오면서 가망이 없어졌어.

 

알피노: 우리에게 접근한 목적이 뭐냐……!

에메트셀크: 그 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계속 얘기했을 텐데?

난 사실만 말했어. 거짓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에메트셀크: 너희는 내가 판정하기 위한 재료였어.

현 인류의 정신성과 강인함, 가능성을 알기 위한.

에메트셀크: 그래서 흥미가 있던 것도 사실, 모든 진실을 털어놓은 것도 사실이야.

결과에 따라선 아군으로 끌어들일 만하다고도 생각했지.

에메트셀크: 하지만 합격의 최소 조건은,

이 녀석이 모든 빛을 흡수한 다음에

그것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에메트셀크: 그 정도가 아니면 별 가치가 없거든.

손을 잡을 만한 강자라고 인정할 수도 없고.

산크레드: 그러니까 우리는 불합격이라 이건가…….

대단히 제멋대로군.

산크레드: 하지만 설령 합격했다 하더라도

우리가 아씨엔과 손을 잡는다는 보장도 없지 않았나.

 

 

에메트셀크: 그때는 죽여버리면 그만이지.

축적된 빛이 방출되면 적어도

모든 죄식자를 쓰러뜨리기 전 상태로는 되돌릴 수 있거든.

에메트셀크: 그러니까 빛을 전부 다 가져가 버리면 곤란하단 말이야.

이 녀석이 하려던 짓 때문에 좀 당황하긴 했어.

에메트셀크: 흠…… 아직 지성과 겉모습은 유지하고 있는 것 같지만

속은 거의 죄식자나 다름없군그래.

에메트셀크: 네 의지와는 상관없이

앞으로는 네 존재만으로 세계가 빛에 휩싸일 거야.

에메트셀크: 너에게 다가오는 사람을 죄식자로 변하게 할지도 모르고

정상적인 에테르를 먹고 싶어서

무고한 사람들을 습격하게 될지도 몰라.

에메트셀크: 인류는 그런 너에게 맞서기도 할걸?

하지만…… 네 힘을 보면 바로 절망하겠지!

에메트셀크: '이길 수 없어…… 우리는 끝이야…….

인간은 이제 뭘 해도 소용없어!'

에메트셀크: 참 얄궂은 운명이지…….

정체된 빛…… 바우스리가 행복이라는 이름하에 구현하려던 걸

네가 절망의 형태로 완성하게 되다니 말이야.

에메트셀크: 자, 그럼 네가 얼른 세계를 유린해 주기를 바라면서

난 이만 물러나도록 하마.

 

알피노: 수정공……!

에메트셀크: 너희와 어울려 봤지만

결국 뭔가 바뀔 정도의 수확은 얻지 못했단 말이야.

이 정도 기념품은 챙겨 가도 되잖아?

에메트셀크: 불완전한 인류에게서 배울 것이 있으리란 기대는 안 했지만,

그 녀석이 영웅님을 위해 쌓아온 지식과 기술은

제법 흥미롭거든.

 

에메트셀크: ……참으로 딱하군.

에메트셀크: 네가 그렇게 된 이상, 동료라고 생각하는 녀석들도

이제는 서로 죽여야 할 적이야.

에메트셀크: 어설프게 지성이 남아 견디기 힘들어지면

날 찾아오도록 해.

적어도 비웃으며 모든 것을 지켜봐 줄 테니.

에메트셀크: 템페스트라 불리는 검은 바다의 밑바닥.

그 어둠 속에 나의 근거지가 있다…….

 

에메트셀크: 잘 있어라, 괴물………….

 


 

 

아르버트: ……아, 깨어났군.

 

[그 후로 어떻게 됐지?]

 

아르버트: 수정공은 에메트셀크에게 빼앗겼고

네가 쓰러지자 즉시 모습을 감췄다.

아르버트: 그래서 린이 간신히 너에게 응급 처치를 해서……

빛의 폭주를 막아 보려고 했어.

아르버트: 효과가 있었는지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된 것 같지만

원인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니야.

네 상태는 변함이 없다.

아르버트: 이게 현실이다…….

아르버트: 여기와 콜루시아 섬뿐만이 아니야.

라케티카 대삼림, 아므 아랭, 일 메그……

노르브란트 전체가 다시 빛으로 뒤덮이고 있어.

아르버트: 모든 대죄식자의 빛을 받은 자……

네가 있기 때문이야.

아르버트: 하지만 원인이 너라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그 자리에 있던 동료들뿐이다.

아르버트: 그들은 널 데리고 산에서 내려온 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에게 빛이 돌아온 원인은 모르겠다고 말하더군.

아르버트: 지금은 노르브란트 전체를 뛰어다니면서

혼란을 잠재우며 널 구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아르버트: ……움직일 수 있다면 잠깐 거리를 둘러보면 어때?

여기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것보다 마음이 안정될지도 몰라.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아, 씨……!
다행입니다, 일어나셨군요……!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굴그 화산 작전에서 부상을 입으셨다면서요?
여기로 실려 오셨을 때는 생기가 하나도 없으셔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게다가 하늘까지 저런 상태니까요.
무슨 일이 벌어졌나 하고 다들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당신이 깨어나신 건 간만의 좋은 소식이라 다들 기뻐할 겁니다.
만약 몸 상태가 괜찮으시다면 걱정하는 주민들에게
얼굴을 좀 보여 주실 수 없을까요……?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당신을 여기로 이송해온 '브라기'도
여러 번 찾아와서 상태가 어떤지 궁금해했거든요…….
 
브라기: 아니, 너……! 깨어났구나……!
브라기: 그래…… 정말 다행이다…….
널 데리고 온 동료들도 꼴이 말이 아니길래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어서 내가 돕겠다고 나섰거든…….
브라기: 하지만 네 몸이 너무 차갑고 축 늘어져 있어서……
이러다…… 최악의 결말을 맞게 될까 봐 불안했어.
브라기: 듣자 하니 수정공도
전투 중에 '수상한 남자'한테 납치됐다면서……?
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브라기: ……아니, 한탄해 봤자 해결될 일이 아니지.
이럴 때일수록 우리 크리스타리움의 주민은 일어서야 해.
브라기: 다행히 율모어와의 유통은 부활했으니……
언제든지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원흉'과 싸울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두겠어…….
브라기: 그러고 보니 연금술 의료관의 '쉐사밀'도
네 걱정을 많이 하더라…….
 
쉐사밀: 아이고…… 아이고, 세상에……!
이제 걸을 수 있나 보구나……!
쉐사밀: 면회 사절이라면서 의료관 사람도 만날 수 없다고
어찌나 단호하던지…….
쉐사밀: 린과 네 동료들한테서
'죄식자로 변하는 것과 비슷한 증상'이라고 들었어…….
그렇다면 우리도 손쓸 방도가 없겠지만…….
쉐사밀: 다들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지 찾아보겠다며
계속해서 각지를 수소문하고 다니는 것 같더라…….
볼 때마다 초췌해져서 정말 걱정이야…….
쉐사밀: 당신이 깨어났다고 연락해 둘 테니까
만나면 같이 푹 쉬도록 해…….
쉐사밀: ……아아, 맞다.
'모렌'도 박물진열관에 계속 틀어박혀 있던데…….
괜찮으면 가서 만나 주렴…….
 
모렌: 틀렸어…… 이것도 내용은 아까 그 책과 똑같아…….
아예 관점을 바꿔서…… 다른 각도에서………….
모렌: 앗, 씨!?
환각이 아니라 진짜 정말로……!?
모렌: 아아, 이렇게 기쁠 수가……!
모두의 기도가 통했군요……!
모렌: 저도 이럴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없을까 하고,
빛이 돌아오게 된 원인을 찾고 있었어요.
대죄식자는 분명 쓰러뜨렸는데 이유가 뭔지…….
모렌: 다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어서…….
이럴 때일수록 수정공이 계셨으면 하는 마음만 들고,
불안하고 초조하기만 하네요…….
모렌: 하지만 당신이 깨어나셨으니
납치당한 수정공도 본격적으로 수색할 수 있겠어요.
모렌: 중용의 공예관에서도 '카트리스' 씨를 중심으로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당신이 가서 인사해 주시면 분명 기뻐할 겁니다!
 
카트리스: ……!
정신을 차렸구나!
카트리스: 아아, 다행이야…… 정말…….
요즘 들어 수정공과 당신을 걱정하는 얘기가
안 들리는 날이 없었거든…….
카트리스: 아무튼 당분간 무모한 짓은 하지 마.
……아, 이런 타이밍에 미안한데
당신이 싸울 때 썼던 장비 좀 보여 줄래?
카트리스: ……우리도 사실 화가 나.
좋은 장비만 있었다면 당신이 쓰러지는 일도 없었을 거고……
수정공도 납치당하지 않았을 텐데…… 하고 말이야.
카트리스: 그래서 지금 일을 재검토하면서 신규 레시피를 고안 중이야.
참고하기 위해서 꼭 살펴보고 싶어.
카트리스: 흠…… 솔직히 말해서 훌륭한 장비야.
카트리스: 이걸 뛰어넘는 장비라면 못 만들 건 없지만
설계도 그렇고 재료도 신중하게 검토를 거듭해야 해.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 그건 '그 녀석'의 특기 분야 아니야?
카트리스: 아니, 글리나드…….
'헤매는 계단 식당'의 주인장께서 직접 심부름 중인가?
글리나드: 그야 뭐…… 이런 상황에서
넋이 나가 있는 점원들을 채찍질할 수는 없잖아.
글리나드: 그나저나 아까 그 얘기 말인데.
어때……? 이런 때일수록 '그 녀석'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카트리스: '그 녀석'이라면…… 그레놀트 말이야?
물론 장인으로서의 실력은
비견할 자가 없을 정도긴 한데…….
카트리스: 그래도 그건 어려운 일이야.
몇 년 전에 훌쩍 떠난 후로 아무 소식도 없잖아.
카트리스: 원래도 제작에 대한 집착이 대단한 남자였으니
지금도 어딘가에서 열심히 뭔가를 만들고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연락을 취할 방법조차 알 수 없으니, 원.
글리나드: 그렇군…….
지금이 바로 실력을 발휘할 때인데…….
글리나드: 뭐, 그 실력 있는 괴짜 장인이 너에게 필요한 인물이라면
곧 만나게 되겠지.
글리나드: 난 지금까지 그런 신기한 만남 이야기를
손님들한테 수도 없이 들었어.
……거짓인지 진실인지는 몰라도.
카트리스: 그래, 그렇지…….
공예관에서도 고민은 해 보겠지만 혹시라도 그 녀석과 만나면
그에게 일을 의뢰하는 게 제일 빠를 거야.
카트리스: 하지만 그것도 다 당신이 완치된 후의 얘기지.
……오랫동안 붙잡아 둬서 미안해.
글리나드: 아, 그렇지.
나도 지나가다 네가 있는 걸 보고
인사나 할까 해서 왔어.
글리나드: 아직 회복 중일 테니 독한 술은 못 권하지만……
널 만나고 싶어 하는 녀석도 있어.
우리 가게도 나중에 또 들러 줘.
글리나드: 그럼 난 이만 갈게.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서로 기운 내자고.
카트리스: 그래…….
저항하는 마음을 잊으면 우리가 아무리 수색해도 수정공은
나오지 않을 것 같아. 그 사람의 도시로서 아직 포기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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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모어 지역]
 
차이 누즈: 이봐, 저 탈로스를 만든 게 정말 잘 한 짓일까……?
혹시 어처구니 없는 일에 가담하고 만 건 아닐까?
차이 누즈: 이 빛을 보고 바우스리에게 반역한 천벌을 받았다고
겁먹은 자들도 있어…….
나도 뭐가 정답이었는지…… 모르겠어…….
 
둘리아 차이: 어머, 어머! 몸은 이제 괜찮니……?
네 친구들이 너를 업고 산에서 내려간 후로
계속 걱정했단다……!
둘리아 차이: 그렇게 힘든 일이 있었는데도
알피노와 네가 전에 말한 '해야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은 거니……?
둘리아 차이: 난 하늘이 빛나는 것보다
네가 또 쓰러지는 게 더 싫단다.
그러니까, 부디 안정을 취하렴…….
 
류이나: 정신 지배가 고쳐졌나 했더니,
이번에는 계속 빛의 무녀 이야기만 하고 있어.
상냥하게 말을 걸어줘서 꽤나 기뻤던 모양이야.
 
샤이 사트: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지금까지 자유시민이 말하는 대로 물자를 제공했지만
이제는 아끼는 편이 좋으려나……?
 
콜덴: 전대미문의 사태를 마주하면, 사람은 무력해지는구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차드릭: 뭐, 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돈 바우스리도 란지트 장군님도 없는데
어, 어쩌면 좋지…….
 
트리아라: 사, 살았다…….
너희의 신속한 치료 덕분이다…….
 
 
[일 메그 지역]
 
슬 윈: 어머, 당신, 생기가 더 가득하잖아.
그런데…… 예전과 달리, 맛있어 보이는 에테르는 아니야!
 
위드 잉크: 역시 세계는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 걸까요.
평화로운 세상이 되면 많은 인간들이 일 메그를 방문하게 되어
명예로운 거래를 잔뜩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세토: 이런, 너…… 왠지 혼의 색이 바뀐 것 같군…….
세토: ……하나만 부탁할게.
부디 세계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버리지 말아줘.
너는 너 그대로…… 아르버트 같은 결말은 이제 싫어.
 
[라케티카 대삼림]
 
아르메: 그 현명한 동맹자가 이곳에 방문해
롱카 마법을 알 수 있는 유물이 없느냐고 물었다.
예를 들어 자기 안의 속성을 바꿀 수 있는 거라든가…….
아르메: 우리도 허락된 범위에서 탐색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결과는…….
베낄 수 있는 벽화 같은 건 급히 베껴서 가지고 가게 했으니
뭔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만…….
 
위메: 빛이 돌아와서 놀랐지만, 3천년의 침묵을 지나
롱카의 동맹자가 찾아오는 일도 있잖아?
그에 비하면 아직 이런 일은 평범하고도 평범하지!
 
샤이메: 앗, 야슈톨라 씨는 만나셨나요……?
여기에 오셨는데요
너무너무 심각하게 고민하고 계셨어요…….
샤이메: 분명 돌아온 빛과 동료 여러분 때문…… 이겠죠.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저 자신이 너무 답답해요…….
 
[레이크 랜드]
 
 
 
펀렌: 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식하는 사람도 있지만
계속 낙담하고만 있을 수는 없어.
크리스타리움을 지키는 임무까지 변한 건 아니니까.
 
채스윅: 빛이 돌아온 뒤로 야생 동물에 의한 상해 사건이 늘고 있습니다.
경비를 강화했습니다만 병력 소모도 크군요…….
어둠이 사라진 영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고 있습니다.
 
리키 마오: 하늘이 다시 빛으로 뒤덮여버렸지만
'어째서'라고 생각할 시간은 없어.
'어떻게 할지'를 생각하는 게 내 일이다.
 
롤다드: 제 말씀 좀 들어주십쇼, 신병이 확 늘어났습니다!
모두 노르브란트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다며……
콜루시아 섬에서 있었던 일을 듣고 마음이 움직인 거겠죠!
 
일스리: 죄식자의 습격으로 인한 희생이 상상 이상으로 컸다…….
물자 유통이 끊기는 일만은 피해야 해.
보다 안전한 운송 경로를 서둘러 구축해야겠어…….
 
뵤른: 무슨 일이 벌어지건 나는 내가 맡은 일을 다할 뿐이다.
이제 밤하늘을 볼 수 없다는 건 아주 조금 아쉽지만.
 
그림코그: 아아, 곤란합니다…… 의약품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레이크랜드 전역에서 부상자가 나와서
약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듯합니다…….
 
켈라스: 빛이 돌아와서 후배가 불안해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
믿음직스럽더라.
 
플라나드: 빛이 다시 하늘을 뒤덮어도
'어둠의 전사'가 어두운 밤을 포기할 리가 없어.
안 그래?
 
 
 
챠딘: 콜루시아 섬에서 오는 상인이 늘어나고 있어요!
분명 율모어의 원수가 없어진 덕분이겠지요……
좋아요, 저도 힘내야겠어요!
 
젤리 봔슈: 빛이 다시 돌아와버렸군…….
아마로가 조금이라도 편히 잘 수 있도록
재울 때 얼굴에 천을 덮어주고 있다.
 
션릭: …………지금은 휴식 중이니까……
잠깐 자도…… 되겠지………….
 
아틀리: 율모어의 원수가 사라진 영향으로
콜루시아 섬에서 이곳으로 오는 자들도 늘었다.
이건 신병을 늘릴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닌가……!?
 
모사니르드: 빛이 돌아오다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아닙니다, 제가 당황하고 있을 때가 아니죠.
모두가 안심할 수 있도록 정신을 차려야…….
 
카스포트: ……음? 지금 몇 시야?
야단났네…… 하늘에 빛이 돌아오고 나서 시간 감각이 이상해졌어.
빛에 뒤덮이지 않은 하늘의 고마움을 알게 되었지.
 
메를라스: ……이제 겨우 일에 익숙해졌는데 빛이 다시 돌아올 줄이야.
어두운 밤 대책으로 감시 방법을 바꿨는데
헛짓을 한 기분이다…….
 
 
 
브라기: 상태가 꽤 안 좋아 보이네.
푹 쉴 시간도 없다면
적어도 뭔가 따뜻한 음료라도 사 가라…….
 
베사드: 또다시 빛이 하늘을 뒤덮어 버렸습니다.
그 아름다운 밤하늘은 이제 다시 못 보는 걸까요……?
베사드: 그럼…… 어서 오십시오, 크리스타리움에.
뭐 궁금하신 거라도 있으십니까?
 
글리나드: 아아…… 왔냐…….
'밤'이 다시…… 사라졌어…….
잠시 동안이었지만, 새카만 하늘이 그리워…….
 
메이 타치: '밤'이 없어져서 점장님이 우울한가 봐.
어둠이 그리운지 자주 눈을 감고 있어…….
 
젬 졘마이: 부디 수정공을 잘 부탁할게, 친구.
그분의 부드럽게 웃는 입꼬리의 다정함에
우리는 언제나 구원받았어.
 
멜보스: 아아,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다……!
괜찮다면, 수정공께 무슨 일이 생겼는지
네가 직접 말해주지 않을래……?
 
레이 케쉬: 당신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조금 안심했습니다.
모든 일이 해결되면, 다시 제 이야기를 들으러 와 주세요.
넓적부리………… 아니, 지금은 취미 이야기는 자중할게요.
 
베스덴: 당신의 안색이 나쁘면 저도 걱정됩니다.
부탁이니, 무리하지 말아주세요!
 
샹틸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세상에서
반영구적으로 남아 있는 서적은 굉장히 중요한 정보원입니다.
샹틸드: 율모어의 변혁으로
그 땅의 서적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하고, 기대하게 됩니다.
 
모렌: 당신이 수정공에 대해 물어봐 준 덕분에
왠지 조금…… 안정을 찾았어요.
모렌: 당연했던 일일수록 새삼 돌이켜 보면
자신이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게 되는 법이죠.
당신도 분명…….
 
일스골: 정말 별 무서운 일이 다 벌어지는구나…….
그러니까 빨리 그걸 찾아야 해…….
너, 그거 못 봤어?
 
레이닐: 아무래도 품종을 개량하려면 시간이 걸려……
모두를 위해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야라드: 이 나무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차분해져.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위르메: 빛이 돌아와서 슬프지만……
크리스타리움 사람들이 기운 빠지지 않게끔
맛있고 영양만점인 채소를 키워 줘야지!
 
에벨리: 강한 죄식자도 없는데 빛이 돌아오다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알 수가 없어…….
 
 

 

 

 
카트리스: ……?
괜찮아? 아무래도 기운이 없어 보이는데.
카트리스: 힘들면 거주실로 돌아가거나……
아, 그래. 성스러운 군생지 목장 옆에 있는
감시대에서 바람이라도 좀 쐬는 게 어때?
카트리스: 이런 하늘을 본다고 기분이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거긴 바람이 상쾌하다는 얘기를
예전에 수정공에게 들은 적이 있어.
카트리스: 아무튼 무리하지 마, 알았지……?
 
젬 졘마이: 잘 돌아왔어, 친구.
모두가 널 걱정했어.
몸은 좀 어때?
 
아르버트: 이 도시 사람들은 강하군.
다들 아직 싸우려는 의지가 꺾이지 않았어.
아르버트: ……그래서 더 괴롭지 않아?
어찌 됐든 결국 네가 이런 상황을 만들어 버리고 말았잖나.
 
[내 탓이라는 게 실감 나지 않아...]
 
아르버트: ……그렇겠지.
나도 네 탓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
아르버트: 하지만 에메트셀크가 말했듯이
네 의지와 상관없이 너의 빛은 세계를 위협하고 있어.
야슈톨라나 린이 노력해 봤지만 네 상태는 바뀌지 않았다.
아르버트: 확실히 말하자면 최악의 상황이야.
이번만큼은 그 어디에서도 구제할 방법을 찾지 못할지도 몰라.
아르버트: ……하지만, 궁지에 몰렸을 뿐이지 패배는 아니야.
넌 아직 지지 않았으니까…… 그렇지?
아르버트: 전에도 이렇게…… 이상하리만큼 차분한 마음으로
하늘을 바라본 적이 있어.
아르버트: 우리가 한 일이 결국 '빛의 범람'을 일으켰다는 걸 알고
원초세계로 가기 위해 목숨을 끊었을 때였지.
아르버트: 그곳에서 너희와 싸웠고…… 그리고 패배했다…… 하지만,
그렇게 사라질 뻔했던 소망을 빛의 무녀가 거두어 주었기에
우리 세계는 완전한 소멸을 피할 수 있었어.
아르버트: 그것은 구원이었을까, 아니면…….
이런 식으로 남을 바엔 차라리 통합되는 것이 행복했을까.
머릿속에서 줄곧 그 의문이 떠나질 않았다.
아르버트: 그런데………….
아르버트: 콜루시아 섬에서 거대한 탈로스가 일어섰을 때,
진심으로 '아, 정말 잘됐다……'라는 생각이 들더군.
아르버트: 과거,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싸우는 역할은 우리만의 몫이라 생각했어.
……그게 모두를 위한 길인 줄 알았다.
아르버트: 그래서 그렇게……
사람들이 힘을 합쳐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어.
아르버트: 눈부시더군…….
가슴이 메어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지.
아르버트: 이런 세계에도 아직 살고자 하는 녀석들이 있구나.
그들이 서로 손을 잡고 하늘까지 오르려 하는구나.
아르버트: 그렇다면…… 결코 틀리지 않았어.
이 세계를 이런 미래로 이어지게 했다니……
난 이제야 자랑스러움을 느껴.
아르버트: 주먹 말이야, 주먹……!
한번 부딪쳐 봐.
아르버트: ……역시 그랬군.
예전에 방에서 있었던 일은 우연이 아니었어.
아르버트: 나는 더 이상 세계를 구할 수는 없지만……
무슨 업보인지 너에게만은 관여할 수 있는 것 같다.
아르버트: 이렇게 대화할 수도 있으니, 왠지 그럴 것 같긴 했어.
아르버트: 하지만…… 나는 '빛의 범람'을 일으킨 사람이잖나.
어떤 이유가 있었든 그걸 부정할 수는 없어.
아르버트: 그래서 섣불리 나섰다간 뭔가 또 잘못되진 않을지……
내 선택에 자신이 없어서 주저하고 있던 것도 사실이다.
아르버트: 하지만 우리의 선택이 틀렸던 것만은 아니었다는 걸,
너희가 바로 그 사실을 증명해 주었기에……
지금 이 순간, 난 맹세할 수 있어.
아르버트: 내 혼을 너에게 걸겠다.
미약하더라도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아르버트: 네가 세계의 적이 될 것 같으면 막아설 거고,
네가 앞으로 나아가겠다면, 힘껏 밀어주마.
아르버트: 그러니…… 하고 싶은 대로 해, 영웅.
 
???: 어머머……
걱정돼서 와 봤더니 혼자 웃고 있네?
나의 어린나무는 신기한 어린나무지 뭐야!
페오 울: 어떡하면 좋아…… 너무 끔찍해!
에테르는 뒤죽박죽 엉망진창이고
가운데 있는 혼에도 금이 가서 너덜너덜하잖아!
페오 울: 불쌍한 나의 어린나무,
앞으로 어쩔 생각이야?
페오 울: 요정왕이 되면 인간과 인연을 끊고
성안에서 숨어 지낼 수 있어…….
페오 울: 아무것도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아무렴 어때?
누군가 널 쓰러뜨리려고 찾아오면
요정들이 힘을 합쳐 지켜 줄 수 있어.
페오 울: 네가 그걸 원한다면 왕관과 지팡이를 너에게 줄게…… 어때?
페오 울: ……농담이야!
나도 알아, 내 어린나무가 얼마나 매정한 사람인데~.
내 제안은 요만큼도 들을 생각이 없을걸!?
페오 울: 게다가…… 그런 결말엔 내가 사랑한 아름다움도…… 없지 뭐야.
페오 울: 귀엽고도 귀여운 나의 어린나무.
넌 지금 미로 속에 있어……
이제 어디로 갈지 방향을 정해야 해.
페오 울: 이럴 때 인간은 미리 앞날을 예측하려고 해.
그래서 우리는 일부러 안개와 환영을 막 뿌려서
더 헤메게 만들어.
페오 울: 그걸 벗어나려면 말이야…… 일단 발길을 멈춰야 해.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가 아니라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를 생각하는 거야.
 
페오 울: 수정으로 만들어진 "나의 친구".
그림자에 가려진 붉은 눈으로 너를 늘 따뜻하게 지켜보고 있었어.
페오 울: 그 의미를 알면, 네가 모르는 너에 대해서도……
지금 네가 서 있는 장소도 보이기 시작할지도 몰라.
페오 울: 다행히 이곳은 그의 정원이잖아.
도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분명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페오 울: 나는 네가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하며 지켜볼게.
……그럼 다시 만나자.
 

카사드: 앗, 넌 이제 괜찮은 거야!?

계속 걱정했었어……!

카사드: 뭐? 수정공에 대해 얘기해 달라고?

글쎄, 그 사람의 정체에 대해서는

'서로를 위해 묻지 않는다'는 게 불문율이었거든. 

카사드: 새로운 정보를 알고 싶다면

흐음…… 역시 라이나한테 물어보는 게 낫지 않을까?

카사드: 라이나는 태어나자마자 죄식자에게 부모를 잃었어.

여러모로 마음을 써 준 수정공과는……

뭐, 외모는 그렇지 않아도 할아버지와 손녀 같은 사이야.

카사드: 그래서 이번 일도 남들보다 훨씬 괴로울 테지만

어떻게든 평정심을 유지하며 '추종자의 문'을 지키고 있어.

괜찮으면 나중에 만나러 가 봐.

 

모렌: 앗, 뭔가 두고 가신 물건이라도 있나요……?

빛에 대한 조사라면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은…….

죄송합니다…….

모렌: ……수정공에 관한 자료요?

그거라면 책을 찾지 않아도 말씀드릴 수 있어요.

모렌: '빛의 범람'으로부터 10년도 지나지 않았을 때,

갑자기 레이크랜드에 크리스탈 타워가 나타나면서

그 소환자인 수정공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모렌: 그 후로 살 곳을 잃은 레이크랜드 연방의 사람들, 

그리고 푀부트 왕국 붕괴로 난민이 된 사람들을 받아들이면서

크리스타리움이라는 도시가 세워지고 발전하게 되었죠…….

모렌: 그러던 중에 완고하게 이름을 밝히지 않던 그를

'왕'이라고 부르려 했던 사람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나는 그럴 만한 그릇이 못 된다'며 부정했어요…….

모렌: 그래서 탑과 그의 겉모습을 따서

사람들은 그를 '수정공'이라고 불렀습니다.

본명은…… 아마 아무도 모를 겁니다.

모렌: 수정공은 외모도 별로 드러내려 하지 않았어요.

다만…… 그…… 귀는 둘째 치고, 꼬리가

때때로 보이긴 했지요…….

젬 졘마이: 이런……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텐데

벌써 돌아다녀도 돼, 친구?

젬 졘마이: ……수정공에 대해 얘기해 달라고?

괜찮긴 하지만 새로운 얘기가 있을지 모르겠네.

모두가 알다시피 현자면서 수수께끼가 많은 인물이니까.

젬 졘마이: 수정공은 이 도시가 세워질 때,

사람들에게 모든 자유를 허용해 주었어.

그의 탑 안에서 물자를 꺼내는 일까지도.

젬 졘마이: 금지된 거라면 오직 한 가지……

탑 안에 수정공이 아닌 다른 사람이 사는 일.

젬 졘마이: 그게 언제였더라…… 이유를 물어본 동료가 있었어.

그러자 수정공은 살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지.

젬 졘마이: '그 마법의 탑은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언젠가 갑자기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말이야.

젬 졘마이: 결국 지금까지도 탑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수정공이 한 말이니 완전히 거짓말은 아닐 거야.

젬 졘마이: 그게 아니더라도 우리는 탑 주위에 만든 우리 도시에

자부심이 있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

굳이 금기를 깨면서까지 안으로 들어갈 생각은 없어.

 

라이나: 깨어나셨군요……!

라이나: 아아…… 다행입니다, 정말로…….

이제 수정공만 돌아와 주시면…….

라이나: ……수정공은 '그 남자'에게 납치당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디에 있는지도 여러분은

어느 정도 짐작하고 계시는 것 같더군요.

라이나: 하지만 지금은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시더군요…….

저 역시 쓰러진 당신을 보고, 제가 혼자 조급해 한들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라이나: 하지만 전 이 상황이 도무지…….

라이나: ……여러분을 뒤따라 콜루시아 섬으로 떠나기 직전,

수정공은 제게 열쇠 하나를 맡기셨습니다.

라이나: '성견의 방' 안쪽에 있는 탑의 심장부……

수정공 이외에는 출입이 금지된 '심려의 방' 열쇠를…….

라이나: 이제부터 탑 안에는 그 누구도 들이지 말라고…….

죄식자가 와서 도저히 어쩔 수 없을 경우에만

'심려의 방'에 가서 방벽을 전개하라고 하시면서요.

라이나: 그런 말씀을 하신 건 처음이었지만…… 결전을 앞두고 있으니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저는 열쇠를 받았습니다.

라이나: 하지만 ……

지금 돌이켜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라이나: 그때 수정공은 뭔가……

자신의 몸에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을 예감했기에

저에게 열쇠를 맡기신 건 아닐까…….

라이나: 가르쳐 주십시오, 그분은 대체……

여러분은 사실 무엇을……!

라이나: ……죄송합니다.

수정공을 믿는다면 이런 식으로

본인이 안 계실 때 물어봐서는 안 되겠지요. 

라이나: 그런데 당신은 무슨 일로 여기에 오셨습니까……?

라이나: 그랬군요…….

당신도 수정공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다니…….

라이나: 그럼 '심려의 방'에 가 보시면 어떨까요?

다른 사람도 아닌 당신이라면……

그곳에서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라이나: 그럼 저는 먼저 '성견의 방'으로 가서

안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 두겠습니다.

……저를 뒤따라 오시면 됩니다.

위병단 경비: 라이나 단장님께 말씀은 들었습니다.

'성견의 방'으로 가시겠습니까?

라이나: ……심려의 방은 안쪽 문을 통해 갈 수 있습니다.

문은 열어 뒀으니 자유롭게 들어가셔도 됩니다.

라이나: 저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다시 문을 잠가야 하니까

용무를 마치시면 말을 걸어주세요.

 


 

위리앙제: 그렇다면 수정공………….

위리앙제: 아니…… 진짜 이름은 그라하 티아라고 하셨죠.

위리앙제: 당신은 제1세계의 주민이 아니라 원초세계의……

그것도 제8재해가 일어난 미래에서 왔다는 말씀이십니까?

위리앙제: 시간과 세계를 초월해 재해의 원인을 없애고

그 영웅을 죽음이라는 운명에서 구할 생각이라고요……?

수정공: 그래…….

갑작스러운 이야기라 믿기 어렵겠지만…….

위리앙제: ……아니요,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제8재해가 일어난다는 사실도, 당신에 대한 이야기도.

위리앙제: 다만 이건 아주 중대한 일입니다…….

경위를 좀 더 자세하게 들려주시겠습니까……?

수정공: 물론이다.

수정공: 그래, 시작은……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제8재해에서

시드 갈론드와 그 동료들이 살아 남은 것부터라 할 수 있겠군.

수정공: 그들은 끝나지 않는 전란을 어떻게든 진정시키고자

갖가지 수단을 모색했다.

수정공: 그중 하나가, 영웅과 함께 했던 모험에서 발상을 얻어

평생을 걸쳐 연구한 이론…….

수정공: 바로 시간의 흐름을 건너고 차원의 틈을 넘어

세계를 도약하는 방법이다.

수정공: 하지만 그 이론을 확립했을 때 그들은 이미 노년기에 접어들었고…….

실행 여부를 판단하는 건 다음 세대의 몫이 되었다.

수정공: 그 무렵에도 여전히 전쟁의 불길은 꺼지지 않고 있었다.

인간들은 서로 약탈하고 죽이느라 여념이 없었고

희망은 모조리 불타버렸지.

 

수정공: 다들 절망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이 세계는 이제 끝났다고, 인간은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수정공: ……그러던 중에 누군가가 말했다.

수정공: 우린 더 이상 가망이 없지만

이렇게 태어난 이상 무의미하게 사라지진 않겠어.

수정공: 우리 손으로 직접, 다른 미래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어보자.

천재들이 남긴 지혜로, 제8재해가 일어나는 걸 막아보자.

수정공: ……그 말에 동의한 사람들은, 계속되는 전쟁 속에서도

오랜 시간에 걸쳐 시드 일행의 이론을 실현해 나갔다.

수정공: 그렇게, 재해가 발생한 지 약 200년이 지난 후에

계획에 필요했던 크리스탈 타워의 재기동에 성공하면서

그 관리자인 나도 동시에 눈을 뜬 거다.

수정공: 그때까지의 연구를 통해, 재해가 발생하는 대략의 원인과

제8재해 때 통합된 대상이 제1세계였다는 사실은

밝혀진 상태였다.

수정공: 남은 건 시드의 이론을 토대로 이 탑을 개조하는 거였어.

공간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도, 이 탑이라면 축적할 수 있었지.

위리앙제: ……그래서 당신은 크리스탈 타워와 함께,

통합되기 전의 제1세계로 왔군요.

수정공: 통합되기 조금 전 시점에 도착할 생각이었는데,

100년이나 더 빨리 와 버렸지 뭔가.

표식을 이용해도 두 세계의 시간 차를 가늠하기 어려워서 말이야…….

수정공: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었어.

죄식자…… 빛의 가호 없이는 쓰러뜨릴 수 없는 상대가 있던 이상,

그 사람을 소환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으니까.

위리앙제: 참으로 끝없는 여정이었군요…….

그 계획을 여기까지 실현시킨 건 그야말로 기적입니다.

위리앙제: 역사가 뒤바뀐 결과가 어떻게 됐든,

당신은 어디까지나 '제8재해 이후의 세계'에서 온 존재.

위리앙제: 재해의 발생을 막는다 하더라도

당신은 구원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계실 텐데요?

 

수정공: 그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시드와 동료들도 가능성을 남기면서도

실행에 옮기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을 거야.

수정공: 자신에겐 아무런 보상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타인의 행복을 위해 심혈을 쏟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

수정공: 하물며 아무도 미래를 알 수 없고,

혼돈에 빠진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지 않겠나.

이 계획이 실현에 이르게 된 건 우연이 아니야. 이유가 있어.

수정공: ……바로 그 사람이야.

그 영웅의 모험담이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 주고 있었어.

수정공: 절망의 구렁텅이에서도 일어선 사람이 있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이 있었다…….

수정공: 믿을 수 없을 만큼, 묵묵히 앞만 보며 나아가는 영웅.

그가 내딛었던 발걸음 하나하나가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되어

절망의 시대 곳곳에서 빛나고 있었어.

수정공: 때로는 망국의 역사에

둘도 없는 소중한 맹우로 기록되고,

수정공: 때로는 너덜너덜해진 낡은 수기의 사본에

그의 모험이 등장하기도 했어.

수정공: 길고도 힘든 밤을 견디기 위해

그 이야기를 후대에 전하던 사람들도 있었다.

수정공: 제8재해를 막고자 이 계획에 동의한, 수많은 사람들이 말했지.

그 영웅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나서겠다고.

수정공: 저 멀리 빛나는 별과 같은 그 사람에게

우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다 같이 이렇게 말해주자고.

수정공: 당신이라는 영웅이 걸어간 발자취는

당신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여전히, 우리들의 희망이었다고…….

수정공: 그러니 난 그저 대리인일 뿐.

이 계획을 성공시켜 그 사람에게 생명을 전해주러 온 거야.

위리앙제: ……어째서 그 얘기를 저에게만 하시는 겁니까?

수정공: 미안하다. 그건 타산적인 이유가 있어.

……그대의 도움이 필요하거든.

수정공: 그대가 내게 가르쳐 주었잖나.

예전에 제1세계가 '빛의 범람'의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고

민필리아를 보낸 사람이 그대였다고.

수정공: 아마 그대도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었겠지…….

그래서 더욱더 민필리아가 지켜낸 이 세계를 구해야 한다는

각오를 하고 있을 거야.

수정공: 그 때문에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고 해도……

그대라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어.

위리앙제: ……대가, 라고요?

수정공: 이 계획의 마지막, 모든 대죄식자를 쓰러뜨리고 난 뒤에

난 그 빛을 모두 받아들이고 죽을 거다.

수정공: 그대의 동료들이나 언젠가 올 그 사람이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알잖나, 그들은 이 계획을 막으려 할지도 몰라.

수정공: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무도 구할 수 없게 돼.

수정공: 그래서 이 계획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도록

나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게 도와줬으면 한다.

수정공: 그래서 말인데,

위리앙제……  내가 설명한 제8재해의 위기를

그대가 차원의 틈에서 목격했다고 말해 줄 수 없겠나?

위리앙제: 정말…… 당신은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수정공: 그 사람의 이름은 틀림없이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을 구하러 가는 건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내 역할이야.

수정공: 무슨 일이 있어도 슬픈 결말로 끝나게 하지 않을 거다.

 


 

아르버트: ……알고 있겠지만 넌 위험한 상태다.

아르버트: 다시 폭주가 일어나면

이성조차 없는 괴물로 완전히 변해 버릴지도 몰라.

아르버트: 뭘 해도 너에겐 더 이상 가망이 없을 수도 있어.

아르버트: 그래서 넌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나?

 

[에메트셀크를 저대로 놔둘 수 없어.]

 

아르버트: 그럼 가자.

에메트셀크가 말한

검은 바다 '템페스트'가 어딘지 짐작 가는 데가 있어.

아르버트: 콜루시아 섬 주변에 펼쳐진 흑풍해……

폭풍우가 끊이질 않는 그 바다에 녀석의 근거지가 있을 거다.

라이나: ……어떠셨습니까?

볼일이 끝나셨다면 다시 문을 잠그겠습니다만…….

 

[길을 좀 묻고 싶은데.]

 

라이나: 네……?

템페스트…… 흑풍해로 가는 길을요?

콜루시아 섬이 아니고요?

라이나: 그, 글쎄요…….

'아마로 승강장'에 의뢰하면 어디든

아마로를 타고 갈 수는 있겠지만…….

라이나: 그런데…… 당장 떠날 생각이십니까?

다른 분들도 기다리지 않고 혼자서……?

라이나: 그건 저………… 아닙니다, 부디 조심하세요.

무사히 돌아오시길 기다리겠습니다.

라이나: '아마로 승강장'에 의뢰하면 템페스트 상공까지는

아마로를 타고 갈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해서 당신의 바람이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이릴: 하늘이 계속 이 모양이어서야

지난 전투에서 죽은 동료들이 편히 갈 수 없을 겁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마음을 다잡아야겠지요.

카사드: 알리제 쪽도 걱정되긴 해.

전에 아므 아랭에서 태우고 돌아왔을 때에도

죽상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더 심했어.

신입 아마로 조련사: 콜루시아 섬 방면으로 아마로를 타고 가고 싶다고요?

네, 창구에서 접수를 받고는 있습니다만…….

신입 아마로 조련사: ……흑풍해라고요? 게다가 '검은 바다의 밑바닥'이요?

흐음, 아무리 그래도 아마로를 잠수시키는 건…… 힘들죠…….

???: 여기 계셨군요.

위리앙제: 당신이 눈을 뜨셨다는 연락을 받고

이렇게 모두 모였습니다.

위리앙제: ……보아하니

수정공에 대한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군요.

과거를…… 보셨습니까.

알피노: 우리도 위리앙제에게 들었네.

수정공의 정체와…… 그의 소망을…….

위리앙제: ……진실을 말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선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습니다.

위리앙제: 언젠가 당신이 수정공의 계획에 대해 모두 알게 되면

어떤 벌이든 받겠다는 각오로 그를 도왔습니다.

위리앙제: 지금도 그 결심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알고도, 당신은 저를 비난하거나

분개하기보다는 먼저, 행동에 나서시려 하시는군요.

위리앙제: 그러니…… 부디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이 한 몸, 이 지혜를 바쳐 반드시 당신의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나와 있으면 위험할지도 몰라.]

 

위리앙제: 당신이 여전히 위험한 상태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당신이 계속 나아가는 한,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린: ……저는 찬성할 수 없어요.

린: 위리앙제가 함께 가는 걸 말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간다는 것이…… 솔직히 걱정이 돼요.

린: 전 정말 응급 처치밖에 할 수 없었어요…….

어떤 계기로 다시 빛이 폭주하게 될지 알 수 없어요.

린: 그러니까 제발 조금이라도 안정을 취해 주세요……!

해결 방법은…… 저희가 반드시 찾아낼 테니까……!

알리제: 반드시라니!

우린 아직 실마리도 못 찾았잖아!

알피노: 알리제, 린은…….

알리제: 알아, 나도 안다고.

내 마음이라고…… 린과 다를 것 같아……!?

알리제: 하지만 전혀 가망도 없는 일을 약속하는 건

배려가 아니야, 그냥 거짓말이라고……!

알리제: 실제로도 우리는

이 사람이 눈을 뜰 때까지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발에 불이 나도록 돌아다녔지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잖아.

알리제: 그런데 어떻게 가지 말라고 해?

그러니까…… 그러니까 적어도 나는……!

 

알피노: ……우리도 자네와 함께 가겠네.

알피노: 희망을 찾으려면 어찌됐든

일단 발걸음부터 떼야 하지 않겠나.

야슈톨라: 달리 방법이 없는걸요. 당신은 자신의 뜻대로 해요.

야슈톨라: 우리는 그 곁에서 당신의 눈이 되고 힘이 되어줄게요……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놓치지 않도록 말이에요.

산크레드: 너도 이러면 이해해줄 거지?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카트리스: 어떤 사정인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중요한 싸움을 하고 있는 거지?

카트리스: 수정공이 돌아올 때까지

우리가 대신 '어둠의 전사님'에게 도움이 되어야지!

알피노: 이들에게 사정을 얘기했나……!?

라이나: 아니요, 그런 건 아닙니다만…….

글리나드: 사정을 듣진 못했어도 다들 어느 정도 눈치는 채고 있었어.

어쨌든 너희가 갔던 곳에서  밤이 돌아왔으니까!

브라기: 난 처음에 '수정공과 동향'이라고 했을 때부터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어…….

브라기: 수정공은 줄곧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아, 드디어 그 사람이 왔구나, 했지…….

위병단 경비: 저, 저는, 그러니까!

수정공이 당신을 맞이하러 갔을 때 이미

예삿일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위병단 경비: 수정공이 그렇게 기뻐하며 달려가는 모습은

난생 처음 봤거든요!

모렌: 여러분과 수정공이 사실은 어디에서 왔고

왜 이렇게까지 해 주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모렌: 하지만 다들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모렌: 그래서 여러분에게 힘이 되고 싶고,

만약 수정공이 곤경에 처해 있다면 돕고 싶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나요?

야슈톨라: 아무래도 이 정도의 인원은 데리고 갈 수는 없을 텐데요……

어때요, 어둠의 전사님?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반드시 이 도시를 지켜라!]

 

린: 말씀드렸다시피 제 힘으로는

당신 안에 있는 빛을 줄일 수 없어요…….

폭주 증상을 일시적으로 억누르는 것도 벅차서…….

린: 그러니 제발 무리는 하지 말아 주세요.

폭주가 다시 시작되면 그때는 정말 죄식자가 될 수도……

그것만은 절대로…… 절대로 안 돼요…….

야슈톨라: 콜루시아 섬에 모였던 사람들은

무사히 각자 살던 곳으로 돌려보냈어요.

그들의 도움으로 각지의 혼란도 진정시킬 수 있었고요.

알리제: ……날 혼자 두는 것도, 당신이 혼자 가는 것도

모두…… 허락할 수 없어…….

알피노: 난 예전에 '벗을 구할 수 있는 남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었네.

그 말은 ……

자네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

산크레드: 넌 끝까지 나와 '민필리아'의 곁에 있어 줬다.

나 역시 네가 어디로 가든 어떤 상태든

네 곁에 있는 게 당연하잖아.

 

위리앙제: 아마로를 타고 에메트셀크가 말한 땅……

'템페스트'라 불리는 검은 바다의 밑바닥으로

가실 생각이셨군요.

위리앙제: 저희도 그곳에 대해 조사하던 중이었습니다.

어떤 수단으로 가는 것이 최선일지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위리앙제: 가는 방법에 대한 검토는 끝났지만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크리스타리움에서 못다 한 일이 없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해저로 가는 건…… 엄청난 모험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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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스: 우린 이 공예관에서 도시를 계속 운영하고 있을게.

수정공과 당신들이 자리를 비우고 있으니

평소보다 더 철저하게 말이야!

 

젬 졘마이: 조심해서 다녀와, 친구.

여차하면 아마로들을 데리고

너희를 맞으러 갈게.

 

모렌: 당신이 수정공에 대해 물어봐 준 덕분에

왠지 조금…… 안정을 찾았어요.

모렌: 당연했던 일일수록 새삼 돌이켜 보면

자신이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게 되는 법이죠.

당신도 분명…….

 

브라기: 싸우러 갈 준비는 다 했어……?

사소한 일이라도 마음에 걸린다면 다 풀고 가…….

수정공을 잘 부탁한다…….

 

쉐사밀: 어머나…… 기운 나는 약을 먹고 갈래……?

수정공을 구출했을 때에도 이 약을 먹이면 되거든?

좀…… 향기가 무시무시하긴 하지만…….

 

글리나드: 여어, 기운 차릴 겸 한잔 어때?

……라고 말하고 싶지만

지금 널 취하게 할 수는 없지.

글리나드: 대신에 승리의 축배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마.

반드시 돌아와서 마시러 와야 해!

 

메이 타치: 우울해하던 점장님이 기운을 되찾았어.

다음 기념 연회를 위해 빨리도 준비를 시작했지.

 

카사드: 난 각지와 짐을 주고받으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하고 올까봐…….

주변 사람들이 우중충하면 너희도 힘이 안 나잖아?

 


 

 

 

위리앙제: ……준비가 다 되신 것 같군요.

그럼 '템페스트'의 바닥으로 가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위리앙제: 목적지가 해저인 만큼 그냥 이동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호흡과 전투에 불편함이 없도록

특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지요.

위리앙제: 그러려면 '어느 요정'의 힘을 빌리는 게 최선입니다.

저도 아직 실제로 대면한 적은 없습니다만…….

위리앙제: 백문이 불여일견……이겠군요.

도시를 나가 남서쪽에 있는 '찌푸린 마을'로 가시죠.

 

위리앙제: 잘 오셨습니다.

……서쪽에 유달리 커다란 섬이 있는 것이 보이십니까?

위리앙제: 그것이 바로 해저로 가는 열쇠……

당신은 수영을 잘하시니 물속으로 접근해서

그 말의 의미를 깨달으실 수도 있을 겁니다.

위리앙제: 안타깝게도…… 정말로 유감입니다만……

저에게는 힘에 부치는 일이라……

배로 이동한 후에 섬 위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알피노: 자네도 왔군.

여기서 섬의 상부로 올라갈 수 있다네.

야슈톨라: 위리앙제는 더 위쪽에 있어요.

이 섬의 수수께끼…… 제 눈에는 오히려 더 잘 보이는군요.

린: 이렇게 가까이서 봐도 평범한 섬 같은데요…….

산크레드: 현지인들은 이곳을 '켄의 섬'이라고 부른다더군.

켄은 사람이겠지만, 다른 뜻이 하나 더 있었는데……

'지혜'였던가……?

위리앙제: 이 섬의 진정한 모습은 바로 수면 아래에 있습니다…….

부디 물속에서 접근해 보시기 바랍니다.

알리제: 정말 커다란 호수야…….

지리상으로 보면 원초 세계의 은빛눈물 호수에 해당하겠지만

그쪽은 전쟁의 영향으로 물이 꽤 줄었잖아.

 

바위의 표면 같아 보였지만 만져 보니 부드럽다.

미세하게 움직이는 듯한 느낌도 든다…….

 

2개의 바위가 겹쳐 있다.

마치 눈꺼풀 같다…….

 
위리앙제: ……어떠셨습니까?
이 섬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야만신 비스마르크 같은...]
 
위리앙제: 역시 뛰어난 통찰력이십니다.
요정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 섬은
고대의 요정 그 자체라고 하지요…….
위리앙제: 그 이름은 "비스마르크".
원초세계의 바누바누족이 숭상하는 구름신과
기원이 같을 수도 있습니다.
위리앙제: 아무튼 이 요정의 힘을 빌리면
홍옥해의 바닥에 있는 마을과 마찬가지로
해저를 기포로 감쌀 수 있을 것입니다.
위리앙제: 그렇게 하면 설령 전투가 기다리고 있다 해도
열세에 몰릴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럼 곧바로 협상을 시작해보도록 하죠…….
 
위리앙제: "웅대한 자, 쾌활한 비스마르크여"
비스마르크로 여겨지는 목소리: "오오…… 인간이 말을 거는 게 얼마 만인가"
비스마르크로 여겨지는 목소리: "무슨 일인가, 작은 이웃이여"
위리앙제: "우리는 서쪽 바다의 바닥으로 가려 한다.
 당신의 등과 숨결을 빌리고 싶다."
비스마르크로 여겨지는 목소리: "이 세상은 황혼, 지기만을 기다릴 뿐.
 나는 그저 잠들어 있고 싶다."
알리제: 요정어는 잘 모르지만……
별로 내켜하지 않는 느낌이네…….
 
[페오!]
 
페오 울: 나의 "귀여운 어린나무"도 참~ 이제야 뭘 좀 알게 됐구나!
페오 울: 게다가…… 그래그래!
나는 네가 분명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선택할 줄 알았어.
페오 울: 정말 귀여운 사람…….
물론 도와줄 거지 뭐야!
페오 울: "잠꾸러기 비스마르크, 고대의 요정이여!
 이들은 나의 소중하디 소중한 어린 나무들이니"
페오 울: "이들의 부탁은 곧 요정왕의 부탁이니라"
비스마르크로 여겨지는 목소리: "어쩌다 눈을 떴더니 별일이 다 있군"
비스마르크로 여겨지는 목소리: "……아름다운 우리의 왕이여.
 당신의 부탁이라면 그리하죠"
페오 울: 돌아오면 재로 이 아이의 이빨을 닦아 줘.
예의를 잊으면 안 되지 뭐야.
위리앙제: 네, 알고 있습니다.
요정왕, 당신께도 깊은 감사를…….
페오 울: 자, 협상이 성립됐으니 출발할 시간이야!
떨어지지 않게 단단히 붙잡아!
페오 울: 그 여정에 우리 요정들의 축복을.
"반짝이는 생명들", 꼭 무사히 돌아와야 해!
비스마르크로 여겨지는 목소리: "자, 서쪽 바다로.
 작은 이웃을 보내고 커다란 숨결로 감싸주겠다"
 
어비스: 그냥……
원래대로 돌아왔네…… 전부 다…….
그리실: 어쩔 수 없잖아?
전부를 어떻게 다 바꾸겠어, 이제 와서.
그리실: 율모어 녀석들이 그 정도로 달라진 것도
역사적인 대사건이었다고 생각해, 나는.
어비스: 그래도 승강기가 작동했을 때의 그 감동……
거대 탈로스가 일어섰을 때의 그 충격!
어비스: 잊을 수가 없단 말이지…….
그리실: 헉!? 뭐야, 저거……!
어비스: 우와, 우와, 우와!!!
뭔가 엄청난 게 날아와서 바다로 뛰어든 거 맞지? 우와!
그리실: 자, 자, 자, 잠깐만!
어비스: 이, 이거이거……
어비스: 도망쳐~!
 
비스마르크: "자, 약속은 지켰다.
  나는 호수로 돌아가마"
비스마르크: "오랜만에 날아 보니 나쁘지 않았다.
  너희도 좋은 여행이 되길…… 작은 이웃들이여"
 
린: 여긴…… 굉장하네요……!
야슈톨라: "비스마르크"에 대해서는 위리앙제가
요정들의 무리한 요구를 다 들어주고 알아냈다더군요.
……그에게도 나름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산크레드: 물거품 규모가 꽤나 커서 탐색이 어렵진 않겠어.
반드시 에메트셀크를 찾아내자.
린: 굉장해요…… 위쪽이 전혀 보이지 않아요……!
알피노: 이 정도 규모의 물거품을 만들다니 요정의 힘은 굉장하군.
……깨져서 물이 들어오지 않기만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네.
알리제: 처음 '푸른 물구슬'에 갔을 때도 감동했지만……
이번에는 규모가 달라……!
위리앙제: ……휴우.
일단은 일이 잘 풀린 것 같아 안도했습니다.
위리앙제: 이곳이 '템페스트'…….
에메트셀크의 거점인 동시에
수정공이 잡혀 있는 장소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위리앙제: 아씨엔 혼자라면 차원의 틈으로 도망칠 수도 있겠지만
수정공을 데리고 있는 이상, 그건 어려울 것입니다…….
위리앙제: 하물며 시공 전이에 이용하는 크리스탈 타워는
수정공의 신체가 있어야 제어가 가능하죠.
억지로 그것을 버리게 한다면 납치한 의미도 사라집니다…….
위리앙제: 그러니 저희에게는 '도달해야만 하는 장소'가 있는 셈입니다.
가시죠…… 이 어둠의 끝으로……!
 

 

 

 

위리앙제: 어서 가도록 하죠.

산크레드: 자,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해야 하는데……

에메트셀크도 설마 수정공을 데리고

허허벌판에 우두커니 서 있지는 않지 않겠어?

산크레드: 그러니까 이 대륙 사면을 따라 심해로 내려가면서

그가 거점으로 삼을 만한 바위터를 찾아보도록 하자.

산크레드: 그럼 출발하자.

물이 빠진지 얼마 안 됐으니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

 

온도족 청년: …………!

아무쉬 아스: 인간 도련님이, 바다웅덩이, 방문하다니……

진기한 일이, 다 있군!

온도족 청년: 아…… 아까 날, 구조한, 인간……!

온도족 청년: 인간이, 어째서, 여기에 있나……!

물도, 너희가, 날려 버린 거냐……!?

알피노: 그래…… 이 부근의 해저에는

자네들 '온도족'이 살고 있었군.

알피노: 갑자기 소란을 일으켜서 미안하네.

우리는 여기서 꼭 찾아야 할 사람이 있어서

탐색하기 위해 해저를 거대한 기포로 감싸야 했다네.

알피노: 본의 아니게 이런 일을 겪게 해서 미안하네만

잠시 협력해 줄 수 없겠나……?

온도족 청년: 토, 토르쉬 아스 족장……

우리, 어떻게, 해야 하지……?

토르쉬 아스: ……그대는, '고대인'인가?

토르쉬 아스: 지금, 신비, 소생할 때…….

우리, 빛나는 땅, 보았도다…….

토르쉬 아스: 그대들, 인도받은 인간이라면, 받아들이고, 환영하리라.

아니라면, 속히, 떠나라…….

알피노: 그게 무슨 의미인지……?

토르쉬 아스: ………….

알피노: ……우리 스스로 고민할 수밖에 없겠군.

장소를 옮겨서 의논해 보세.

 

산크레드: 자, 어떻게 할까……?

네 몸 상태를 생각하면 서두르고 싶지만…….

산크레드: 무작정 바위터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템페스트를 잘 아는 온도족의 협력을 얻는 편이

수색에는 더 도움이 될 것 같군.

린: 게다가 족장님 말씀 중에……

'빛나는 땅'이라는 말도 마음에 걸려요.

린: 에메트셀크가 귀환했기 때문에

그의 근거지에 불이 켜졌다……는 뜻이 아닐까요?

알피노: 가능성은 있겠군.

물론 억측일지도 모르겠네만…….

알피노: 자네, 기억하나……?

내가 처음에 율모어 잠입을 시도했을 때,

온도족과 교역한 걸 이용해 들어가려고 했던 일 말이네.

알피노: 내 거래 제안에 응했던 온도족은

과묵하고 독자적인 문화를 갖고 있었지만

충분히 상대에 대한 이해심이 있던 종족이었다네…….

알피노: 그러니 이번에도……

계기만 있다면 힘을 빌릴 수 있을 걸세.

산크레드: 그 '계기'는 어떻게 만들 생각이지?

족장의 말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던데…….

위리앙제: 급할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는 법…….

이 마을은 갑자기 물이 빠지면서

몇 가지 곤란을 겪고 있는 듯합니다.

위리앙제: 그 문제를 찾아내서 도와주면

저희에게 나쁜 뜻이 없다는 것도 전해질 것입니다…….

산크레드: ……뭐, 맞는 말이군.

시간을 많이 빼앗길 순 없지만.

알리제: 도 괜찮겠어?

모두의 제안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온도족의 정보가 이번 일과 상관이 없을 수도 있어.

야슈톨라: 그 점 말인데요…… 저들과 아씨엔은

어쩌면 우리 생각보다 더 깊은 관련이 있을지도 몰라요.

야슈톨라: 아직 확증이 없어서 조사는 필요하겠지만요.

……그런 의미에서도 이 마을에 잠시 머무는 쪽에

저는 한 표를 던지겠어요.

 

[알겠어, 온도족에게 다가가 보자.]

 

알피노: 그럼 모두 흩어져서 온도족을 돕도록 하세.

야슈톨라는 그동안 조사를 해 줬으면 하네.

 

파우쉬 온: 너, 알피노의, 동료냐……?

알피노: 아, !

내 말 좀 들어 보게, 뜻밖의 재회를 했다네.

알피노: 이자는 파우쉬 온이라네.

율모어에 잠입하기 전에 거래를 해 준, 바로 그 자일세!

파우쉬 온: 하지만, 그때, 알피노, 안 왔어.

대신 왔던 미스텔족도, 다음에, 안 왔고…….

알피노: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네…….

사과도 할 겸, 내가 도울 일은 없겠나?

파우쉬 온: ……북쪽 '육지인의 묘비'에 있는, '수영게'.

평소에는, 우리, 그런 거 안 무서워.

우리 헤엄치면, 녀석들보다 빠르니까.

파우쉬 온: 그런데, 물, 없어졌어.

'수영게'한테 공격 당하면, 빨리, 도망 못 쳐.

가능하면, 일부를, 처치해 줘.

알피노: 그렇군…….

그런 거라면 맡겨 주게!

알피노: 자네도 아직 할 일을 정하지 않았다면 함께 가지 않겠나?

'육지인의 묘비'란 이름이 영 불길하긴 하네만…….

파우쉬 온: '육지인의 묘비'는, 동굴이야…….

빨간 산호, 지상에 있는 너희의, 혈관, 닮았어.

바다에서 죽은 너희들, 거기서, 잠들어.

 

파우쉬 온: 수영게, 쓰러뜨렸구나.

그 녀석들 껍데기, 딱딱한데…… 너, 강하네…….

알피노: 역시 자네가 더 빨리 돌아왔군.

사냥에서는 여전히 못 당하겠어…….

알피노: 하지만 수영게의 수는 제법 줄었다네.

저 정도면 자네들에게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걸세.

파우쉬 온: 고마워, 둘 다…….

어떻게, 보답하면 좋을까.

알피노: 아닐세, 이건 사과의 뜻이기도 하니 마음 쓰지 말게.

물이 없어진 것도 우리 때문이고…….

알피노: 그런데 혹시 괜찮다면 이 마을에 대해 가르쳐 주겠나?

자네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네.

파우쉬 온: ……원래, 온도족 거점, 더 남쪽 바다에 있었어.

하지만, '빛의 범람' 오고, 전멸했어.

파우쉬 온: 다른 곳에 있다가, 살아남은 온도족, 갈 곳 없어, 떠돌았어.

그러다, 이 바다 밑바닥에서, 신기한 건물, 발견했어.

파우쉬 온: 아주, 아주 오랫동안, 바닷속에 있던 것 같은, 건물……

그런데 하나도 안 썩고, 흠집도 없이 튼튼했어…….

파우쉬 온: 템페스트의 격렬한 해류도, 위험한 생물도

온도족을 위해, 막아 줄 수 있어…….

집 없는 온도족에게는, 기적 같았어.

파우쉬 온: 그들은, 여기에 터를 잡고, 기적의 의미, 생각했어.

……이 건물을 지은 '고대인'이, 우리, 인도했다고…….

파우쉬 온: 건물, 썩지 않는 건, '고대인', 언젠가 돌아오기 때문이야.

온도족은, 그때까지 여길 지키기 위해, 부름을 받은 거야.

파우쉬 온: 그래서, 물, 없어진 것…… 너희, 온 것……

그것도 '고대인'의 인도라면, 우리, 환영해.

알피노: 그렇군, 그런 경위가 있었을 줄이야…….

하지만 우리가 '고대인'의 인도로 왔는지 아닌지는

어떻게 판단할 생각인가?

파우쉬 온: '고대인', 온도족 지키고, 번영 가져다줘…….

너희도, 그렇다면, 인도가 틀림없어.

알피노: ……우리의 방식이 틀리지는 않았던 듯하군.

알피노: 가르쳐 주어서 고맙네, 파우쉬 온.

나는 계속해서 온도족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네.

자네도 또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 주게.

알피노: 그럼 난 조금 더 일을 하고 오겠네.

자네도…… 부디 무리는 하지 말게.

파우쉬 온: '고대인', 온도를 지켜주고, 번영을 가져다준다…….

너희도, 그렇다면, 인도가 틀림없다.

우리, 확신한다.

 

 

 

야슈톨라: ……아, .

그쪽은 진전이 있었나요?

야슈톨라: 이 마을을 둘러싼 건물에 대해 들었다고요……!?

훌륭해요, 그 정보가 필요했거든요.

야슈톨라: 잠시만 제 조사도 도와줄 수 있을까요?

물리적 시력을 가진 당신의 견해를 듣고 싶거든요.

……이쪽으로 오세요.

야슈톨라: 동행해 줘서 고마워요.

당신에게 부탁할 일은 2가지예요.

야슈톨라: 첫째……

이 근처에서 '온도 바다웅덩이'를 관찰해서

그곳을 형성하는 건물의 특징을 파악해 주세요.

야슈톨라: 둘째……

미스릴 단검을 줄 테니

근처에 있는 비슷한 건물의 외벽을 떼어 내서 가져오세요.

야슈톨라: 어느 쪽을 먼저 하든 순서는 상관없어요.

수고스럽겠지만…… 잘 부탁해요.

 

[특징적인 창문.]

 

높게 뻗은 길쭉한 건물에 창문이 많이 달려 있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특징적인 형태다.

 

있는 힘껏 미스릴 단검을 꽂았다!

……그러나 벽에서 파편조차 떼어 낼 수 없었다.

 

흠집을 내기는 어려운 듯하다.

 

야슈톨라: 부탁했던 조사는 어떻게 되었나요……?

야슈톨라: 그 건물의 특징에 대해서는 저도 같은 의견이에요.

당신에게 보이는 형태도 저와 다를 바가 없군요…….

야슈톨라: 게다가 당신의 힘으로도 흠집을 낼 수 없다니…….

야슈톨라: , 제 눈으로 보면

이 해저 곳곳에 '미지의 물질'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야슈톨라: 조사를 부탁했던 건물이 가장 대표적이에요.

흔해 빠진 석조 건물처럼 보일지 몰라도

재료로 사용된 물질의 구조가 완전히 달라요…….

야슈톨라: 말하자면 여러 가지 돌의 특성을 접목해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물질을 만든…… 셈이에요.

야슈톨라: 노르브란트에서 가장 큰 국가였던 롱카 제국조차도

이렇게 '완벽한' 물질을 만들었던 흔적은 없었어요.

야슈톨라: 그럼 이 건물을 건축한……

온도족이 말하는 '고대인'이

누구인가 하는 문제인데…….

야슈톨라: 전 에메트셀크가 이 땅을 거점으로 삼았다는 사실이

그 해답이 될 거라고 추측하고 있어요.

야슈톨라: 단순히 우리가 오기 힘든 곳이어서

해저를 선택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 이유라면 다른 후보지도 얼마든지 있을 거예요.

야슈톨라: 에메트셀크가 아씨엔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려면……

그에게 이점이 큰 장소를 거점으로 삼아야만 해요.

야슈톨라: 아니면…… 그 전부를 능가할 만큼 애착이 있는 장소거나.

 

[그 건물은 에메트셀크 같은 고대인의...?]

 

야슈톨라: 네, 그래요…… 14개로 갈라지기 전의 세계,

말하자면 선사 시대의 유물이 아닐까 싶어요.

야슈톨라: 원초세계에서는

거듭된 재해로 인해 소실되어 버렸지만

재해를 겪은 적이 없는 제1세계라면 남아 있을 수도 있겠죠…….

야슈톨라: 그건 키타나 신굴에 있던 벽화의 사본이에요.

콜루시아 섬 작전 후에 제가 파노브 마을을 찾아갔을 때

아르메 자매에게 받은 거예요.

 

야슈톨라: 첫 번째 벽화……

재앙이 닥친 선사 시대의 도시라고

에메트셀크가 말했던 그림이죠.

야슈톨라: 간략화되어 있긴 하지만 저희가 지금 보고 있는 건물과

특징이 많이 비슷하지 않나요?

야슈톨라: ……핵심에 가까이 온 게 틀림없어요.

그 그림을 보면서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만큼

형태가 남아 있는 유적이 없는지 주위를 찾아보도록 해요.

야슈톨라: 먼저 살펴본 결과, 동쪽에는 사막뿐이었고

남쪽에도 의심스러운 장소는 없었어요.

이젠 여기서부터 북서쪽을 찾아보는 게 좋겠어요.

 

 

야슈톨라: 아아…… 이건…….

틀림없어요, 그 벽화에 그려져 있던…….

야슈톨라: 용도는 알 수 없지만 상징적인 건축물이었나 보군요.

모래 밑에 파묻혀 있는 부분까지 포함하면 얼마나 클지…….

야슈톨라: 머나먼 과거의 날들 위에 우리가 걸어온 역사가

침전물처럼 쌓여서……

야슈톨라: 그래서 어느새…… 극소수의 아씨엔을 제외하면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지고 말았지만…….

야슈톨라: 여기에 있었던 거군요…….

그들이 살았던, 그들의 도시가…….

야슈톨라: 일단 지금은 그동안 얻은 정보를 정리해보도록 해요.

온도족의 족장, 토르쉬 아스는

'신비가 소생할 때' '빛나는 땅을 봤다'고 했죠.

야슈톨라: 그리고 그것이 '고대인'과 관련이 있다는 것도

그 사람의 말로 추측할 수 있어요…….

야슈톨라: 즉, 그들이 본 것은 아마도

'선사 시대의 유적에 불이 밝혀진' 광경…….

야슈톨라: 지금 그런 일을 할 사람은

에메트셀크 말고는 생각할 수가 없군요.

그의 거점이 그곳에 있는 거예요……!

 


 

 

야슈톨라: 이렇게 된 이상, 온도족의 신뢰를 얻어

'빛나는 땅'에 대해 가르쳐 달라고 하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지름길이겠군요.

야슈톨라: 모두의 노력이 신뢰로 이어져야 할 텐데…….

야슈톨라: 우선 저는 방금 한 이야기를 모두에게 공유할게요.

계속해서 온도족을 도와야 한다는 얘기도요.

야슈톨라: , 조사를 도와줘서 고마워요.

나머지는 저희에게 맡기……라고 말하고 싶지만

당신의 상태를 생각하면 서두르고 싶기도 해요…….

야슈톨라: 만약 몸 상태가 괜찮다면

아까 얘기했던 '파우쉬 온'을 다시 찾아가서

더 들려줄 얘기가 없는지 확인해 주세요…… 부탁해요.

 

파우쉬 온: 아아, 알피노의 친구구나.

너희의 친절 덕분에, 바다웅덩이, 큰 도움 받았어.

나쁜 뜻으로, 물, 없애지 않은 거, 알 것 같아.

파우쉬 온: ……또, 도와줄 일?

글쎄…… 너, '주인 없는 유적' 갔어?

 

[북서쪽에 있는 거대 유적?]

 

파우쉬 온: 그래, 그게 '주인 없는 유적'이야.

이미, 거기, 알고 있는 걸 보니……

역시 넌, 고대인의 인도를 받은 사람……?

파우쉬 온: 너를, 믿고, 하나, 가르쳐 줄게.

온도족, '빛나는 땅'에 응답해서,

'주인 없는 유적'에, 불, 밝히고 싶어…….

파우쉬 온: 그래서, 인간 장인에게, 등불, 부탁했어.

지느러미 없는 인간이지만, 바다에 사는 괴짜……

하지만, 실력은 확실한 녀석이야.

파우쉬 온: ……하지만, 그 녀석과, 소식 끊겨서, 난감해.

부탁한 등불, 네가, 받아 오면,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거야.

파우쉬 온: 그 녀석, 이름, '그레놀트'야.

남쪽에 있는 '기인의 공방', 살고 있으니까, 가 봐.

 

그레놀트: 오오…… 결국 헛것이 보이기 시작했네…….

이런 해저에 인간이 찾아올 리가 없는데…….

그레놀트: 헛것…… 아니, 망령이여…….

내 목숨을 원한다면 잡아먹고 가라…….

그레놀트: 나는 지금 한창 '슬럼프'에 빠져 있어…….

일할 수 없는 난 해초 찌꺼기보다도 못한 존재야…….

아니…… 비교도 안 돼, 해초 찌꺼기에게도 미안할 정도지…….

그레놀트: ……응? 진지하게 격려해 주는 건가?

혹시 그대는 헛것이나 망령이 아닌 건가……?

 

[어딘가에서 만난 적이 있나...?]

 

그레놀트: 흐음…… 내가 크리스타리움에 있던 시절에

만났을 가능성이 없진 않겠지만……

아마 이번이 처음일걸?

그레놀트: 내 이름은 그레놀트. 이 바닷속 '공방'에 틀어박혀

속세를 떠나 일에 몰두하고 있는 장인이지.
그레놀트: ……그런데 나그네여.
굳이 이런 곳까지 찾아온 걸 보면 내게 용건이 있나?
그레놀트: 흐음…… 온도족이 주문한 등불 말이군…….
그레놀트: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아직 아무 생각도 안 떠올라!
그레놀트: 난 해초 찌꺼기…… 아니, 쓰레기 중의 쓰레기야…….
장인이란 자가 납기도 못 지키고
성과도 못 올리고…… 일이 장난이냐고……!
그레놀트: 아, 하지만 그대도 들었겠지?
신앙심이 두터운 온도족에게
유적에 불을 밝히는 일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그레놀트: 그러니 난 장인된 도리로 최고의 등불을 제공해야 해!
그런데…… 그런데……!
그레놀트: 어떤 등불이 좋을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아!
번뜩이는 영감이 부족하다고!!
그레놀트: 휴우…… 그대는 혹시
나에게 번뜩이는 영감을 줄 만한 물건을 갖고 있나?
그레놀트: 온도족이 고대의 존재에 응답하려 하고 있다면
등불 또한 역사를 불씨 삼아 빛을 낼 수 있는……
그런 물건이어야만 해.
그레놀트: 예를 들면 그래, 생명의 빛을 결정화한 크리스탈……
하지만 눈부시기만 한 게 아니라 희비가 교차하는,
전쟁과 혼란의 역사를 걸어온 듯한…… 그런…… 물건!
그레놀트: 아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이제 주전자를 고치는 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레놀트: 그, 그, 그건…… 그 크리스탈은……!

그레놀트: 아름다운 데다가 비애와 무상의 이치까지 느껴져…….

그야말로, 그래, 격동의 역사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가 막힌 물건……!

그레놀트: 오오, 오오, 오오……!

보인다…… 크리스탈이 전하는 전사들의 빛이 보여……!

원한다고 해도 결코 모을 수 없는 '빛'이……!

그레놀트: 우워어어어어어……!

제작 의욕이, 번뜩이는 영감이 한없이 흘러넘친다!

할 수 있어, 할 수 있다고! 바로 지금이라면……!

그레놀트: 나그네여, 훌륭한 물건을 보여 줘서 고맙다!

당장 등불 제작에 착수할 테니

잠시만 거기서 기다려다오!

 


 

 

 

 

그레놀트: ……완성했어!

그레놀트: 그 크리스탈에게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이렇게 온도족이 불을 밝힐 등불을 만들었어.

그레놀트: 내가 만들었지만 회심의 역작이라 할 수 있지.

이거라면 그 유적에도 어울릴 거야.

그레놀트: ……사실 내가 난관에 부딪혔던 건,

그 '고대인'이 만들었다는 수많은 유적들이

나 같은 건 범접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있었기 때문이야.

그레놀트: 나는 제작 기술을 최고의 경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르브란트에 남은 기술과 지식을 닥치는 대로 흡수했어.

그레놀트: 하지만 뭘 습득하고 배우든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하겠더군…….

어떻게 그런 건물을 지었는지조차도 전혀 짐작이 안 돼.

그레놀트: ……그야말로 '로스트 테크놀로지'인 셈이야.

그 유적에 매료되어 여기에 터를 잡기는 했지만

막상 그곳에 어울리는 도구를 만들려니 두려웠던 거야…….

그레놀트: 하지만 그대가 가져온 크리스탈 덕분에

'만들고 싶다'는 의욕이 두려움을 이겨냈어.

그레놀트: 자세한 유래는 굳이 묻지 않겠지만

아마도 수많은 감정을 싣고 여행해온 물건이겠지.

말로 표현 안 해도 보는 사람의 심금을 울릴 만큼…….

그레놀트: 그래! 좋았어!

내 번뜩이는 영감도 아직 죽지 않은 것 같군!

그레놀트: 내친 김에 그 크리스탈에서 느껴지는 이야기를

그대의 장비로 만들어 주지!

그레놀트: ……아, 온도족에 납품하는 게 먼저지.

미안하지만 '토르쉬 아스' 족장을 찾아가서

이 등불을 전해다오.

 

토르쉬 아스: ……내게, 무슨 용건이지?

토르쉬 아스: 이건……!

'주인 없는 유적'에 놓기 위해

인간 장인에게 부탁한, 등불……!

토르쉬 아스: ……그대와, 그대의 동료, 바다웅덩이를 위해,

애써 준 것, 계속 보고를, 받고 있어.

결국, 늦어지던 등불까지, 가져오다니…….

토르쉬 아스: 이제, 의심할 이유가, 없다…….

그대들은 적이 아니라, 마땅히 인도를 받은, 인간이다.

토르쉬 아스: 그렇다면, 우리, 유적에 이 등불을 바친 후에,

그대들에게 '빛나는 땅'을 가르쳐 주겠다.

토르쉬 아스: 그대의 동료에게도 고해 둘 테니……

'주인 없는 유적'에 모여,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려라.

토르쉬 아스: 오오, 온도의 수호자여…….

우리도 빛을 밝혀 그대들에게 답하노라…….

아르버트: 아까 그 장인에게 보여 준 빈 껍데기 같은 크리스탈…….

아르버트: 혹시 그거……

우리가 갖고 있던 '빛의 크리스탈' 아니야……?

 

[항상 날 따라다니는 게 아니었나.]

 

아르버트: 뭐야, 나도 나름대로 널 배려하고 있다고……

하루 종일 너만 쫓아다니고 있는 건 아니야.

아르버트: 그래서…… 그 크리스탈은 어떻게 된 거지?

아르버트: 그렇군…… 렌다 레이의………….

아르버트: ……이제 와서 그런 속내를 듣게 될 줄이야.

그 녀석들도 참, 마지막까지…….

아르버트: 죽은 후에 이렇게 많은 걸 알게 될 줄은 몰랐어.

아르버트: 너에 대해서도…… 세토에 대해서도……

우리의 세계가 얼마나 강인하고 희망으로 넘치고 있었는지도.

아르버트: 언젠가 그 녀석들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내가 말주변이 없긴 하지만, 어떻게든 꼭 전하고 싶어.

아르버트: ……고맙다.

너를 반드시, 이 여행의 마지막까지 데려가 주마.

알피노: 미안하네, 다 모이느라 시간이 걸렸다네.

야슈톨라: 무사히 그들의 신뢰를 얻은 것 같군요.

산크레드: 좀 답답한 상황도 있었지만……

어쨌든 다 함께 나서서 움직인 보람이 있었다.

산크레드: 특히 네 노력이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야.

역시 대단해.

알피노: ……야슈톨라에게 들었네.

저 건물이 아씨엔 시대의 것일지도 모른다고.

알리제: 그 녀석들의 고향, 인가…….

알리제: 에메트셀크에게 옛날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왠지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알피노: ……그러게 말이야.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니 새삼……

훌륭한 도시였다는 걸 알겠어.

알피노: 그들에게는

아무리 오랜 세월이 걸리더라도 되찾고 싶은

소중한 세계였을 거야…….

 

알리제: 바보 같아…….
설령 모든 세계를 통합시키더라도
사라진 사람들까지 되찾을 수는 없을 텐데.
알리제: 하지만, 그래……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린: 저기……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
야슈톨라: 아, 기도는 끝났나요?
토르쉬 아스: 음…… 고대인에게, 우리의 감사, 마음, 전달되었을 거다.
그대들에게도, 감사한다.
위리앙제: 그렇다면 가르쳐 주실 수 있을까요.
당신이 말씀하신 '빛나는 땅'에 대하여…….
토르쉬 아스: ……여기서 서쪽에 펼쳐진, 대해구.
항상 칠흑 같던, 그 어둠 속에, 얼마 전, 빛이 나타났다.
토르쉬 아스: 우리, 곧장 가서, 확인했다.
거기에는…… 거대한 도시, 있었다…….
토르쉬 아스: 그 도시와, 우리가 사는, 썩지 않는 집……
아주 많이, 닮았다.
토르쉬 아스: 틀림없다…….
고대인, 갑자기 눈을 뜬 거다.
토르쉬 아스: 우리는 두려워, 바다웅덩이, 돌아왔다.
그 후로, 인도 있을 때까지, 그 땅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알피노: 그곳에는 지금도 갈 수 있습니까?
토르쉬 아스: 음…….
물 없는, 지금, 지느러미 없는 그대들도, 도달할 수 있다.
토르쉬 아스: 나, 그대들을, 인도자라고 믿는다.
그래서, 동료에게, 안내하라 하겠다.
알피노: ……가 보세!
온도족 안내인: 우리 족장님, 토르쉬 아스의 명령으로
당신들을, '빛나는 땅'으로, 데려간다.
온도족 안내인: 자, 이쪽으로…….
바위터와 산호를 따라, 아래까지, 내려와라.
당신의 동료들도, 모여 있다.
 
야슈톨라: 출발 준비는 다 됐나요?
실력 좋은 장인과 친해졌다면 이곳을 떠나기 전에
장비를 단단히 정비해 두는 게 좋을 거예요.
알리제: 목적지는 칠흑 같은 대해구…….
에메트셀크라면 비스마르크의 기포 없이도
자기 마음대로 공간을 바꾸고 있겠지만…….
알피노: 드디어 출발이군…….
이 앞은 상당히 어두워 보이지만 두렵지는 않네.
다 같이 나아가도록 하세.
위리앙제: 단숨에 에메트셀크에게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저희의 발걸음은 착실하게 그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가시죠…… 그곳에서 기다릴 수정공을 위해서도.
린: 온도족 분들과 직접 교류해 보니
저희와 비슷한 생활을 하는 부분도,
취향이나 사고방식이 완전히 다른 부분도 있었어요.
린: 언젠가 이 거대한 기포가 사라지기 전에
다시 이곳을 방문하고 싶어요…….
 씨도 함께…… 말이에요.
산크레드: 온도족을 도우면서 알게 됐는데
이 부근에 서식하는 해양 생물은 만만치 않은 녀석이 많더군.
산크레드: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에 방심……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면서 가자고.

 

온도족 안내인: ……다들, 모였네.

그럼, 그곳으로 가는 방법, 가르쳐 줄게.

온도족 안내인: 이 앞에 있는 동굴을, 벽을 따라서, 아래로, 아래로…….

바닥에 닿으면, 북서쪽 방향, 길이 있어…….

그걸 따라서, 서쪽으로, 서쪽으로…….

온도족 안내인: 걸어가면, 상당히, 복잡해.

길을 잃거나, 일행과 떨어지지 않도록,

동료와,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가면 좋아.

온도족 안내인: 마지막, '캘리반의 옛집' 앞에,

우리가 친 결계, 있어.

손을 갖다대면, 풀리도록 되어 있지.

알피노: 그곳이 '빛나는 땅'이로군.

알겠네. 안내해 줘서 고맙네.

알리제: 그럼 출발하자!

 

온도족 안내인: 이 앞에 있는 동굴을, 벽을 따라서, 아래로, 아래로…….

바닥에 도착하면, 북서쪽 방향, 길이 있어…….

그걸 따라서, 서쪽으로, 서쪽으로…….

 
산크레드: 흐음…… 이 물줄기를 사용하면 쉽게 위로 돌아갈 수 있겠군.
 
위리앙제: 일단 동굴 바닥에 도착했습니다.
다음은 이 길을 따라서 서쪽으로 가라고
안내인은 말했습니다만…….
위리앙제: 아무래도 복잡한 자연 지형이 펼쳐져 있는 듯합니다…….
지도나 방향에만 의지하지 말고
눈앞에 보이는 길과 서로를 의지하면서 가도록 하죠.
위리앙제: 이 앞에 야슈톨라가 있습니다.
그곳까지 가 보시죠.
야슈톨라: 여기서 바위터는 끊겨 있지만
큰 산호 다리를 건너서 더 서쪽으로 갈 수 있겠어요.
알피노: 아, 왔군.
여기서 더 가려면 2개의 경로 중에 선택해야 할 듯하네.
알피노: 이대로 하얀 산호 위를 건널지, 남쪽 바위터로 우회할지……
나는 앞서간 알리제를 따라서 이 위로 가 보겠네.
…………긴장되는군.
알피노: 조, 좋아…… 겨우겨우 건넜군……!
알리제는 더 서쪽으로 갔을 테니
가서 합류하세.
알리제: 기다리고 있었어.
앞쪽을 좀 더 살펴보고 왔는데
그럴 듯한 결계를 발견했어…… 이쪽이야!
알리제: 이게 온도족이 말하던 결계인가 봐…….
야슈톨라: 정말 이동만으로도 벅차네요…….
지상의 자연을 개척해서 걷기 편한 길을 만든
선조들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예요…….
알피노: 그래도 이렇게 도착했으니 다행일세.
저 결계는 손을 갖다대면 풀린다고
안내인이 말했지…….
알피노: …… 자네가 대표로 해주게……!
린: 결계가 사라졌어요……!
이제 계속 갈 수 있겠네요.
산크레드: 여기부터는 더 험난한 길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신중하게 위치를 확인하면서
다 같이 서쪽으로 가도록 하자.
린: 정말 깊은 구멍이네요……. 씨라 해도
여기에 뛰어드는 건 안 돼요……!
벽을 따라서 내려가도록 해요.
산크레드: 이 정도 거리면 반대편으로 건너갈 수 없겠군…….
얌전히 북쪽의 벽을 따라서 가도록 하자.
위리앙제: 여기서부터 더 안쪽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보다 더 어두울 테니 부디 조심하시길…….
알피노: 여기서 떨어지면 다시 돌아오기 힘들겠군…….
발을 헛디디지 않도록 조심하세.
알리제: 말도 안 돼…… 이게 다 뭐야……!
알피노: 이것이 온도족이 말하던 도시……!
이렇게 규모가 클 줄은……!
야슈톨라: ……그래요, 모두에게도 이 광경이 보이는군요.
야슈톨라: 온도의 바다웅덩이에 있던 건물은 실존하는 유적이었어요.
하지만 이 도시는 전혀 달라요…….
 

야슈톨라: 말하자면 대규모 마법이에요.

해구 위에 지어진 환영도시죠……!

위리앙제: 그래요, 이 광경을 본 온도족들이

두려움에 봉인을 걸어놓은 것도 이해가 됩니다.

저희는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알피노: 저 도시 어딘가에 에메트셀크와 수정공이…….

아무리 넓어도 반드시 찾아내고 말겠네……!

알리제: 유적에 불을 밝혔다는 말을 듣고

누가 이런 광경을 상상이나 했겠어?

에메트셀크는 대체 무슨 생각인지…….

린: 저 도시를 보고 있으면 왠지 쓸쓸해지지 않나요……?

캄캄하고 무서운 장소인데도 말이에요…….

산크레드: 솔직히 상대가 허허벌판에 떡하니 서 있는 것보다

저렇게 복잡한 시가지에 있어주는 게 일 처리엔 더 수월해.

그러니까…… 괜찮다, 안심해라.

야슈톨라: , 저 건물의 형태를 봐요.

……우리가 확인했던 온도 바다웅덩이 주변의 유적,

그리고 벽화에 그려져 있던 것과 특징이 일치해요.

야슈톨라: 그 자는…… 에메트셀크는

유적을 그대로 이용하지 않았어요…….

그 위에 '지난날의 거리'를 마법으로 재현했군요.

야슈톨라: 정말, 말문이 막힐 정도의 마력이에요……!

이것이 원형 아씨엔

즉, 고대인의 능력이로군요…….

 

 

 

알피노: 저 도시 어딘가에 에메트셀크와 수정공이…….

아무리 넓어도 반드시 찾아내고 말겠네……!

위리앙제: 그래요, 이 광경을 본 온도족들이

두려움에 봉인을 걸어놓은 것도 이해가 됩니다.

저희는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알리제: 거대한 환영도시라…….

보고만 있자니 압도당할 것 같은데

일단 가까이 가 보지 않을래?

알리제: 저길 봐. 남동쪽에 커다란 탑이 있어.

저기라면 이 바위터에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알피노: 아주 커다란 문이군…….

올려다보니 내 몸이 작아진 듯한 느낌일세.

문에서 울리는 목소리: 님을 인증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별의 중심 '아모로트' 관청 거리입니다.

문에서 울리는 목소리: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시겠습니까?

알리제: 뭐……!?

어떻게 알고 우리를 환영하는 거지……?

위리앙제: 님에게 이곳을 방문하라고 말한 사람은

다름 아닌 에메트셀크입니다…….

위리앙제: 동행한 저희는 둘째치고……

당신은 맞아들이겠다는 의지가 있는 게 아닐까요?

야슈톨라: 그 엘리베이터라는 게 뭐죠?

문에서 울리는 목소리: 이곳 '아코라의 탑' 각 층을 연결하는 장치입니다.

현재 시간에는 하층으로 직통 운행 중입니다.

야슈톨라: ……들었죠?

여기서 우왕좌왕해 봤자 소용없으니

일단 타 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알리제: 당신 말고는 환영받지 않는다 해도 함께 갈 거야.

……이 상황에서 혼자만 가게 할 수는 없으니까.

 

[엘리베이터를 태워줘.]

 

문에서 울리는 목소리: 알겠습니다.

지하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곧 도착합니다.

엘리베이터 안에 울리는 목소리: 곧 지하층…… 지하층에 도착합니다.

민중 관리국, 창조물 관리국, 대의사당에

용무가 있으신 분은 내리시기 바랍니다…….

위리앙제: 안전하게 내려와서 다행입니다.

이곳은 광장처럼 보입니다만…….

야슈톨라: 잠깐만요.

방금 뭔가…… 보인 것 같은데…….

린: 올려다보니 규모가 엄청나네요……!

산크레드: 평온한 도시처럼 보이지만 뭐가 나올지 몰라.

……방심하지 마라.

알피노: 건물들의 규모가 하나같이 어마어마하군…….

갈수록 내가 작아진 듯한 느낌일세.

알리제: 이렇게 보니까 정말 크네…….

'아모로트'가 이 도시의 이름일까…….

산크레드: 다들 저기 좀 봐……!

산크레드: 인간……인가……?

인간 치고는 상당히 크군…….

산크레드: 우리를 경계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알피노: 이 도시의 주민이 아니겠나?

만약 그렇다면 뭔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가 보세.

알리제: 잠깐만, 알피노!?

……아, 정말!

알피노: 잠깐 뭐 좀 물어봐도 될까?

이 장소와…… 그리고 자네에 대해서.

 

로브를 입은 거인: 오, 안녕?

귀여운 친구들이 왔네…… 관청 거리를 견학하러 왔어?

린: 바, 방금 이건…… 목소리인가요……?

소리는 잘 알아듣지 못하겠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는 이해가 돼요……!

야슈톨라: ……일단은 '말이 통한다'는 것만 생각하기로 하죠.

알피노: 저기, 여기가 관청 거리……라고 했나?

로브를 입은 거인: 흐음, 견학이 아니라 길을 잃었나 보네.

로브를 입은 거인: 이곳은 우리의 수도 아모로트 안에서

'별'을 운영하는 데 중요한 기관이 모여 있는 장소야.

 

[에메트셀크를 찾고 있어.]

 

로브를 입은 거인: 아아, 그렇구나…….

그렇다면 너희는 '14인 위원회'를 만나고 싶어서

이 구역에 온 거구나.

로브를 입은 거인: 후후…… 그럴 만도 하지.

지금 세상은 '종말'이라 불리는 재앙과

그 대책을 추진하는 14인 위원회의 얘기로 시끌시끌하니까.

로브를 입은 거인: ……하지만 그런 시기인 만큼

그들을 만나기는 힘들단다.

로브를 입은 거인: 가족들이 걱정할 테니까 얼른 집으로 돌아가렴.

혹시 데려다줘야 하니?

알피노: 아, 아니요…… 괜찮습니다…….

로브를 입은 거인: 그래…… 그럼 조심해서 가거라.

알리제: 대체 뭐였지……?

야슈톨라: ……제 눈에는 저들이 마법 생물처럼 보였어요.

아마 이 거리 풍경과 마찬가지로

에메트셀크가 만들어 낸 존재 같은데요…….

위리앙제: 종말이라 불리는 재앙…….

위리앙제: 이 말은 예전에 에메트셀크가 말한

사상 최악의 위기였던 별의 재앙을 뜻하는 게 아닐까요……?

위리앙제: 조디아크……

그리고 하이델린을 소환한 계기가 되었다는…….

린: 하지만 그건 먼 옛날에 끝난 일이잖아요……?

린: 방금 그분은 14인 위원회라는 사람들이

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피노: 그렇군…… 저들에게 재앙은 '미래의 일'인 걸세……!

위리앙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모로트의 거리 풍경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이곳에 있는 것은 아직 종말을 맞이하기 전의 한 장면…….

위리앙제: 에메트셀크가 재현한 건

고대인들이 살고 있던 '어느 하루'일 겁니다.

산크레드: 지극히 이상한 상황이긴 하지만

다행히 고대인들과 의사소통은 가능한 것 같군.

산크레드: 그리고 우리를 적대시하는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면 흩어져서 에메트셀크의 거처를

찾아보면 어떨까?

산크레드: 아까 그 녀석이 말한 '14인 위원회'나

'재앙'을 실마리로 삼으면

유익한 정보 하나쯤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산크레드: 좋아…… 결정됐군.

끝나면 이 광장에 다시 모이자.

 

싹싹한 아모로트 시민: 아니, 이렇게 작은 아이가 민중 토론관에 오다니!

기특하구나, 장하다, 장해.

 

민중 토론관의 고대인: 아이고, 오늘은 아주 귀여운 어린이까지

변론을 하러 왔나 보네.

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을까?

민중 토론관의 고대인: 아아, 재앙과 14인 위원회에 대해 알고 싶구나?

하긴 워낙 떠들썩하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지.

민중 토론관의 고대인: 14인 위원회는 인류의 통솔자란다.

이 별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결정을 내리는,

훌륭한 지혜와 힘을 가진 질서의 수호자야.

민중 토론관의 고대인: 의장인 라하브레아, 조정자인 엘리디부스를 비롯해

알로그리프, 미트론, 에메트셀크 등 14개의 '자리'가 있고

저마다 선택받은 현자가 그 자리에 취임하지.

민중 토론관의 고대인: 취임한 사람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각각 취임한 '자리'의 이름으로 부르는 게 전통이란다.

민중 토론관의 고대인: ……그런데 요즘 그 유명한 재앙을 둘러싸고

14인 위원회 중 한 사람이 이탈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민중 토론관의 고대인: 그게 사실이라면 이례적인 사태야.

재앙을 둘러싼 판단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겠지만……

그들이라면 분명 해결로 이끌어 줄 거라고 난 믿어…….

 

민중 토론관 직원: 오늘은 어떤 용건이신지요?

토론 기록 등록, 인출, 토론실 대여 신청 등……

뭐든지 말씀하세요.

 

길 가는 고대인: 어머나…… 너 혼자니……?

안 돼, 이런 시기에는 가족과 함께 있어야지.

지금은 아직 바다 너머의 이야기지만

이 별에는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했단다.

모두가 '종말'이라고 부르는 사상 최악의 재앙이야.

사람들 말로는 어느 날 갑자기 대지가 울리기 시작할 거래.

그 소리를 들은 모든 생물은 이변을 일으키고

우리도 '창조 마법'을 폭발시켜 버린다는 거야…….

그렇게 되면 이미 손쓸 도리가 없어져.

마법은 주위에 혼란과 공포, 고통을 끊임없이 만들 거야……

운석이 떨어지고 불길이 치솟고 기괴한 야수가 계속 생기겠지…….

그곳에는 원흉도 인과 관계도 없어.

그저 별이 병에 걸린 것처럼…… 아니

살기를 거부하는 것처럼 재앙이 일어나 퍼질 거야.

이 아모로트도……

언제 대지가 울리고 재앙에 휘말릴지 몰라.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지지 말고…… 꼭 같이 있으렴…….

 

창조물 관리국 직원: 이곳은 창조물 관리국입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만……

길을 잃으셨다면 돌아가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열심인 아모로트 시민: 너, 여기는 처음이니?

수속을 밟고 싶으면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면 된단다.

 

이데아 각출 담당 직원: 이곳은 창조물 관리국의 이데아 각출 창구입니다.

원하시는 창조물의 이데아를 꺼내실 수 있습니다.

순서대로 처리해드리고 있사오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창조물 관리국 고대인: 응? 에메트셀크를 만나고 싶다고……?

미안하지만 창구를 잘못 찾아온 것 같네.

그리고 아무리 어린아이의 부탁이라도 지금은 어려울 거야.

너도 이 별 곳곳에서

무서운 재앙이 일어나고 있는 건 알지?

14인 위원회는 그 대책을 짜느라 바쁘단다.

아직 정식 발표는 없었지만

재앙을 잠재우기 위해 '별의 의지'를 만드는,

전례 없는 규모의 계획을 세운다던데…….

우리 특기인 '창조 마법'을 응용해서 말이야.

전체를 통솔할 궁극의 존재를 만들어 질서를 재편하는 거지.

그 정도 규모의 창조라면 아무래도 쉽지 않을 테고

재앙이 여기까지 미치기 전에 이데아도 확립해야 하니…….

그래서 면회는 아마 힘들 것 같아…….

 

알리제: 나도 방금 돌아왔어.

어딜 가든 어린아이 취급을 당했지만

그래서 그런지 설명은 잘해주더라…….

알피노: ……

고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확신했네.

역시 이건 저들이 종말을 맞기 전의…….

알피노: ……나로서는 에메트셀크가 어떤 심정 또는 계략으로

아모로트를 재현해놓은 건지 판단하기가 어렵네.

알피노: 다만…… 아씨엔에 대해 이해하라던 그의 말이……

이 바다의 밑바닥에서 한없이 울리고 있는 것 같은,

아무래도 그런 느낌이 든다네…….

 


 

 

알피노: ……곧 다들 돌아올 걸세.

그 후에 자네가 들은 이야기도 공유해 주게.

모두가 얻은 정보를 모으면 분명 길도 보이겠지.

야슈톨라: 역시 당신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것 같군요.

저들이 다루는 창조 마법과 바다 너머에서 시작된 재앙,

그리고 그에 맞서는 에메트셀크를 비롯한 14인 위원회…….

알피노: 실제로 당시의 아모로트는

그런 화제로 떠들썩했을지도 모르겠군…….

야슈톨라: 그런데 위리앙제…….

당신은 창조 마법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위리앙제: 이데아…… 즉, 개념을 설계도로 삼아서

만물을 만드는 창세의 술법……으로 추정됩니다.

위리앙제: 그건 아마도 아씨엔이 세상에 전파해 온

가공의 신을 나타나게 하는 의식……

즉 '소환'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야슈톨라: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야슈톨라: 세계가 갈라지기 전의 존재인 고대인은

엄청나게 방대한 마력을 갖고 있었어요…….

야슈톨라: 창조 마법에 많은 마력이 필요하다 해도

자신의 몸 안에 흐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 거예요.

야슈톨라: 하지만 저희가 그 마법을 쓸 경우엔 얘기가 달라져요.

각자 갖고 있는 마력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니 외부에서……

환경 에테르나 크리스탈에서 흡수해야 하죠.

야슈톨라: 결과적으로 쓰기만 해도 주위의 에테르를 고갈시키는

파멸의 술법이 되고 만 것이죠…… 그렇지 않나요?

알리제: 그 얘기도 나름 흥미롭긴 하지만……

에메트셀크의 거처를 찾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 같아.

알리제: 그 녀석의 발자취에 대해 정보를 들은 사람은 없어?

산크레드: 직접적인 거처는 아니지만 신경 쓰이는 얘기는 하나 들었어.

14인 위원회는 언제나 이 근처에 있는

'대의사당'이라는 곳에 틀어박혀 있는 모양이야.

린: 그 말을 듣고 저희는 그곳을 찾아가 봤어요.

그런데 허가증이 없으면 안에 들어갈 수 없대요…….

린: 허가증은 '민중 관리국'에서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그곳에도 가 봤어요. 주민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서

발행해 줄 수 없다고 거절당했지만…….

산크레드: 그래서 일단 돌아왔는데……

, 너라면

허가증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산크레드: 엘리베이터 때도 그랬잖아.

일단 '민중 관리국'에 가서 신청해 봤으면 하는데.

산크레드: 난 그동안 허가증을 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서

의사당에 강제 진입할 방법이 없는지 조사해 두겠어.

위리앙제: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마법적인 견해도 필요하시겠죠?

린: 저, 저기…… 저는 그동안 고대인 여러분께

 씨를 치료할 방법이 없는지

물어보고 다닐까 해요.

린: 여긴 저희가 모르는 지식도 있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말인데…… 힘을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

알리제: 물론이야! 당연한 거 아냐?

……같이 가자, 린.

알피노: 그럼 나와 야슈톨라는

아까보다 좀 더 멀리까지 가서

정보를 수집해 보겠네.

알피노: 그럼 나중에……

이번에는 의사당 앞에서 만나세!

 

말솜씨 좋은 아모로트 시민: 오, 무슨 일이니?

길을 잃었니?

난 보잘것없는 아모로트 시민이란다.

이렇게 동료와 의논도 하고, 창조 마법 연구도 하고,

매일 지식을 탐구하고 있지.

여기서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세계 창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만 해.

그건 아모로트 시민에게만 주어진, 명예로운 의무야.

넌 아직 작지만……

훌륭한 시민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렴.

 

말솜씨 좋은 아모로트 시민: 넌 다른 도시에서 왔나 보구나?

여긴 세계에서도 최고봉의 지식이 모이는 수도,

아모로트란다.

최고 의회가 있는 대의사당과

학술기관 애나이더 아카데미아, 민중 관리국…….

도시 기능의 중추는 이곳에서 일괄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민중 관리국 접수원: '대의사당'을 견학하고 싶으신가요?

그럼 성함을 말씀해 주세요.

 …… 님이시군요.

확인하는 동안 근처에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민중 관리국 접수원: 의사당 견학을 신청하신

 님……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님……

에메트셀크 님의 요청으로 주민 등록이 완료된 상태이므로

허가증 발행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이걸 가지고 '민중 사무국'으로 가서

접수원에게 제출하시면 허가증을 발행해 줄 겁니다.

 

민중 사무국 접수원: 무슨 용건으로 오셨나요…….

……의사당 견학 허가증을 받고 싶으시다고요?

순서대로 절차를 진행해야 하니

빈 자리에 앉아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 ……옆자리, 비어 있는 건가?

넌 외부의 시간을 사는 아이로군.

그렇다면 에메트셀크를 쫓아서 온 건가?

 

???: 아, 경계할 필요 없어.

난 그냥 그림자, 이곳에 있지만 없는 존재니까.

 

휘틀로다이우스: 이름은 휘틀로다이우스……라는 인식은 있어.

이곳이 어느 시간을 베낀 환영도시일 뿐이라는 것도.

다른 그림자들은 그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지만……

아마 에메트셀크가 나를 재현할 때

잡념을 섞었던 게 아닐까 싶어.

'휘틀로다이우스라면 진실을 꿰뚫어 보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이래 봬도 우린 좋은 친구였거든…….

 

휘틀로다이우스: 하지만 결국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추억 속 아모로트를 연출하기 위한 장식에 불과해.

갑자기 부푼 거품처럼 불확실하고 꺼지기 쉽지.

그러니까 나 때문에 긴장할 필요는 없어.

기다리는 동안만 곁에 있게 해줘.

 ……여기까지 왔으니 넌 알고 있겠지.

우리는 '오늘' 이후에 큰 재앙을 겪게 될 거야.

처음에는 국지적으로 시작되었던 재앙이

결국 별 전체로 번져서 진짜 종말이 되었어.

14인 위원회…… 뭐, 그 당시에는 13인이었지만,

아무튼 그들은 '별의 의지'를 만들어 이치의 균열을 바로잡고

재앙을 진정시키려고 했었어.

하지만 그 정도 규모를 창조하려면 아주 큰 힘이 필요하지…….

 

휘틀로다이우스: 그래서 살아남은 인류 중에

거의 절반이 자신들의 목숨을 힘으로 내놓았어.

그렇게 해서 태어난 조디아크 덕분에

바라던 대로 재앙을 멈출 수 있었어.

……하지만 이미 이 별에서는 많은 종이 사라졌고,

대지는 죽었으며 물은 오염되고 바람마저 멎어 있었어.

그래서 나머지 절반도 조디아크에게 목숨을 바쳐……

별을 정화하고 나무들과 작은 생명들을 싹 틔운 거야.

그렇게 다시 생명이 순환되기 시작하자……

인류는 어떻게 해야 이 별을 계속 지킬 수 있을지 생각했어.

14인 위원회가 내놓은 결론은 말이지.

세계를 육성해서 다시 충분히 풍요로워졌을 때

몇몇 생명을 조디아크에게 바치자는 것이었어…….

그렇게 조디아크의 힘으로 흡수된 동포들을

지상에 부활시켜…… 다시 모두 함께 세계를 관리하자고.

 

휘틀로다이우스: ……하지만 그걸 달가워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어.

그들은 조디아크에게 생명을 바치지 말고

새로운 세계를, 앞으로 태어날 생명들에게 맡기자고 했지.

그리고 자신들의 생명으로 그 상대인 하이델린을 만들었어.

인류는 처음으로 둘로 갈라져 싸웠고…… 결과는 알고 있어?

……그래.

에메트셀크 쪽 사람들은

아직 조디아크라는 명분으로 움직이나 보군.

당초 계획보다 상당히 먼 길을 돌아야 했지만……

분명 아직도 포기하지 않은 거야.

조디아크에 생명을 바치고 동포를 되찾는 일을.

그렇다기 보다…… 워낙 근본이 성실한 친구니,

싫다, 싫다 하면서도 자신이 짊어진 짐을

아무에게도 맡길 수 없는 상황이 된 거겠지.

……정말이지, 잔혹한 역할이야.

 

민중 사무국 접수원: 다음 분…….

 

휘틀로다이우스: 네 차례가 온 것 같구나.

어서 다녀와.

……아, 그래.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말할게.

네 곁에…… 아마 한 사람이 더 있지 않아?

아니,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말이야.

어렴풋이…… 정말 흐릿하지만 또 다른 혼이 하나 보여.

그걸 알아채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지도 몰라.

그리고…… 오직 너만

그 사람과 소통할 수 있지?

후후…… 그건 우연이 아니야.

너와 그 사람의 혼은 같은 색을 띠고 있어.

우리 시대에는 하나였던 거지.

그런 신비한 색을 띤 혼은……

그래, 몇 개로 갈라지든 못 알아볼 수가 없어.

하여간 정말 '그 사람'다운 운명이야.

에메트셀크도 그에게는 특별한 감정이 있을 테니

자네가 그렇다는 걸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민중 사무국 접수원: 다음 분 오세요…….

 

휘틀로다이우스: 그럼 좋은 결말을 기대할게.

그립기도 하고 새롭기도 한 너에게………….

 

민중 사무국 접수원: 오래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절차가 끝났으니

의사당 견학증을 드리겠습니다…….

'대의사당'에 들어가실 때

입구에 있는 관리관에게 보여 주세요.

 

린: ………….

알리제: 아…… …….

알피노: 야슈톨라와 도시 안을 돌아다니다 보니

학술기관…… 애나이더 아카데미아라는 시설이 있었네.

알피노: 아씨엔들의 지식을 이용하면

자네의 몸도 혹시 괜찮아질까 싶었는데……

관계자 이외에는 절대로 들어갈 수 없다더군.

야슈톨라: 어서 오세요.

이제 무사히 전원이 다 모였군요…….

위리앙제: 의사당 진입 가능 여부는 산크레드에게……

그런데 당신이 갖고 계신 그것은 혹시……?

산크레드: 돌아왔군……!

시간이 오래 걸리길래 걱정하고 있었어.

의사당 견학 신청은 어떻게 됐지?

산크레드: 그래, 견학 허가증을 받았군……!

산크레드: 나와 위리앙제도

의사당에 강제 진입은 피하는 게 좋겠다 싶었거든.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위리앙제: 의사당에는 위병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 시대에는

굳이 지킬 필요조차 없었을지도 모르죠.

위리앙제: 하지만 창문과 문은 굳게 닫혀 있어서

물리적으로든 마법적으로든 열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면 처음부터 열지 못하도록 재현된 거겠죠.

산크레드: 물론 더 시도해 볼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하지만 상태가 불안정한 너는 특히

여기서 시간과 힘을 낭비해서는 안 되잖아.

알리제: 당신의 치료법에 대해서는……

미안, 이렇다 할 정보는 얻지 못했어.

알리제: 이곳의 고대인들은 '오늘' 이후를 살아 본 적이 없어…….

얘기를 들을 때는 상관없지만 우리의 상황을 전하려고 하면

바로 대화가 이상하게 엉켜 버려…….

야슈톨라: ……당신은요?

허가증을 받을 때 아무 얘기도 못 들었나요?

알피노: 그럼 생명을 육성시켜 조디아크에게 바치고

조디아크 소환에 관여했던 고대인들을 부활시키는 것이……

그들의 진정한 계획이란 말인가……!?

알피노: 이럴 수가…….

에메트셀크를 비롯한 아씨엔이

아직 그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야슈톨라: ……그렇군요, 그들이 세계를 통합하려고 하는 이유가

세계를 원래의 형태로 되돌려서 힘을 되찾은 조디아크를

다시 '별의 의지'로 세우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지만…….

야슈톨라: 그것조차 중간 목표에 지나지 않았던 거예요.

상상하기도 싫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통합된 원초세계의 생명'을 산 제물로 바치려던 거군요?

알피노: 아마도…… 그럴 걸세.

아씨엔의 협력자가 된다면

그 신세를 면할지도 모르겠지만…….

알피노: 결국 통합의 끝에는 우리 역사의 종말이 있을 뿐이네.

그런 일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네.

알리제: 당연하지.

게다가 수정공의 힘도 이용하게 놔둘 순 없어.

미래를 짓밟기 위해 사용된다면 더더욱.

알리제: 안 그래, ?

그러니 우린 반드시 에메트셀크를 찾아내서

세계의 미래를 쟁취해야만 해.

알리제: 그리고 나서 당신이 그걸 널리 알리는 거야.

과거의 사람들에게…… 미래의 누군가에게

마주친 모든 사람들에게 그 사실이 전달되도록.

알리제: 제8재해에서 목숨을 잃은 어딘가의 역사 속 나도……

그때는 '난 믿고 있었어'라며 분명 웃게 될 거야.

린: ……에메트셀크와는 싸울 수밖에 없는 건가요.

린: 이 정도의 도시를 만들 수 있는 존재잖아요…….

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린: 그렇다고 씨가

많은 힘을 사용하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당신의 몸은…….

야슈톨라: 계속 나아갈지 말지 결단을 내리는 건 당신의 의지예요.

그리고 저희 각자의 의지이기도 하죠…….

마음이 결정되면 말씀해 주세요.

 

린은 생각에 잠긴 모습이다.

손의 작은 떨림은 동료를 걱정하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산크레드는 조용히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흔들림 없는 그 모습에서 이제 초조함이나 허세는 느낄 수 없다.

 

위리앙제는 뭔가 할말이 있는 듯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여전히 생각을 말로 옮기기 위해 고심하는 듯하다.

 

야슈톨라는 눈이 마주치자 난처한 듯이 미소를 지었다.

언젠가 리세와 루나르에게도 이런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알피노는 시선을 떨구고 생각에 잠겨 있다.

하지만 언젠가 '눈의 집'에서 본 듯한 나약한 모습은 없다.

……어느새 크게 성장한 듯하다.

 

 

 

 

 

알리제: ……이쪽 세계에서 다시 만났을 때

모르드 수크의 탑 위에서 내가 했던 얘기, 기억 나?

알리제: 내 각오는 그날 이후로 변하지 않았어.

두 번 다시 두고 가지 않도록…… 남겨지지 않도록

어떤 길이든 온 힘을 다해 끝까지 달릴 거야.

알리제: 그 길의 끝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당신이 밤을 되찾으면서 가르쳐 주었잖아.

알리제: 그렇다면 다음에 가게 될 길의 끝에는

당신을 구할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난…… 힘들고 두려워도 나아갈 거야.

알피노: 돈 바우스리는 말했지…….

자신을 쓰러뜨려도 끝나지 않을 거라고.

살기 위한 영겁의 싸움이 계속될 뿐이라고 말이네.

알피노: 그가 지금의 제1세계나 자네의 상태를 본다면

내가 뭐랬냐며 비웃을지도 모르겠군.

알피노: ……하지만 자네가 걸어온 여정은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붙였네.

알피노: 과거 내 이상과 논리로는 잇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을

자네는 그 여정을 통해 하나로 만드는 데 성공했네.

그렇지 않았으면 그 탈로스는 일어서지 못했을 테지…….

알피노: 난 그런 기적을 자네와 함께 더 보고 싶네.

지금은 아직…… 여행 도중일 뿐이라네.

알피노: 자, 이 위기 또한 뛰어넘어 계속 나아가세.

평소의 자네답게…… 날 이끌어 준 자네답게.

아직 미숙하지만 나도 힘껏 돕겠네.

위리앙제: ……에메트셀크를 완전히 막으려면

그의 영혼을 구속하고, 거대한 힘으로 파괴해야 합니다.

위리앙제: 구속을 위한 '백성석'은 준비됐습니다.

그것은 저의 의무이자……

수정공에게 부탁받은 일이기도 합니다.

위리앙제: 그가 있던 제8재해 이후의 미래는 바꿔 말하자면,

아씨엔의 간계에 빠진 세계였으니…….

이번에는 굴복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었을 겁니다.

위리앙제: 즉, 에메트셀크를 쓰러뜨리는 일은

그 미래의 사람들에게도 보답하는 일입니다…….

위리앙제: 그래도 앞으로 위험에 처하게 되면 기억해 주십시오.

영웅이 살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이 바로

그와 그들의 원동력이었다는 사실을.

위리앙제: 그리고 제가 거기에 가담한 것도……

같은 마음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야슈톨라: 생각해 보면 원초세계에 있을 때도 힘들었는데

제1세계에 온 후로는 더욱 고난의 연속이었어요…….

야슈톨라: 그래도 저는 그 깊은 숲속에서…… 당신들과의 여행에서도

제 신념을 흔들림 없이 지킬 수 있었어요…….

야슈톨라: 그러니까 당신도 원하는 대로 가면 돼요.

대신 후회만은 하지 말기로 해요.

 

……제가 할 말은 그것뿐이에요.

산크레드: 정말 다들 하나같이 묘하게 부담을 주는군…….

아직 이게 끝이라고 정해진 것도 아닌데.

산크레드: ……하지만 직접 말로 표현해야 할 때가 있는 거라고,

아므 아랭에서 네가 말한 적이 있지.

그러니…… 나도 말로 표현하지.

산크레드: 고맙다, .

이 일에 날 끌어들여준 덕분에

난 이번에야말로 그녀를 위해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었어.

산크레드: 그게 내 인생에서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일인지 모를 거다……

어찌 됐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고 있어.

산크레드: 그러니 네가 가겠다면 나도 그 길에 목숨을 걸겠다.

……네 뒤에 내가 있다는 걸 잊지 말아줘.

린: ……제게 힘을 맡기며 민필리아는 말했어요.

아무리 큰 힘을 얻는다고 해도

절망은 앞을 가로막고 무력함에 자책하기도 할 거라고…….

린: 정말 그 말이 맞아요…….

전 굴그 화산 위에서 쓰러진 당신의 빛을 진정시킬 때도

계속…… 계속해서 떨고 있었어요…….

린: 자칫하면 당신이 죽을지도 모르니까…….

그게 무서워서…… 너무나도 무서워서…….

린: 지금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씨를 구할 수 있는 건지……!

린: 저는 당신과 산크레드,

모두에게 도움을 받으며 지금껏 걸어왔어요.

민필리아에게 고귀한 생명도 받았어요…….

린: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돕는 입장이 되고 싶고, 구해드리고 싶은데……!

린: 저는…… 너무나도 부족해요…….

린: 민필리아에게 말했는데……

영웅의 뒷모습을 따라가겠다고…… 그런데…… 이런…….

 

[그렇다면 고개를 떨구지 마.]

 

린: 그건…… 왜죠……?

 

[이 세계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영웅이 있었으니까.]

 

린: …………!

린: 그건………….

린: ……아니에요, 그 말이 누굴 가리키고 무엇을 뜻하는지

제가 스스로 찾아야겠죠.

린: 저도 가겠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한탄만 하고 있으면

영원히 답을 찾지 못할 테니까요……!

 
의사당 관리관: 이곳은 '대의사당'입니다.
관계자가 아니라면 허가증을 제시해 주세요.
……네, 확인했습니다.
동반자가 있는 경우에는 모두 함께
안쪽으로 들어가세요.
 

 

에메트셀크: 이러시면 곤란하죠. 견학자분들.
엄숙한 장소인 만큼 규칙은 지켜 주셔야지.
알피노: 에메트셀크……!
에메트셀크: 그새 잊었나?
내가 초대한 건 세계를 멸망시킬 괴물로 변한 너야.
에메트셀크: 그렇게 어설프게……
간신히 힘을 억누르고 있는 상태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잖아.
에메트셀크: 심지어 아직도 그 녀석들과 어울려 다니다니.
어차피 적이 될 거라 충고했을 텐데…… 그렇게 외로운가?
야슈톨라: 어머, 외로운 건 당신이 아니고요?
야슈톨라: 이런 도시를 만든 걸로도 모자라
조디아크의 제물이 되었던 당시 사람들을
되살리려 하고 있다던데요…….
에메트셀크: ……아, 그래, 신이 나서 이것저것 지나치게 만들었나 보군.
쓸데없는 거품이라도 섞여 있었나.
에메트셀크: 뭐, 이제 와서 굳이 숨길 것도 없지.
우리의 숙원이 바로 그거다.
에메트셀크: 모든 세계를 통합하면
힘을 되찾은 조디아크가 봉인을 깨고 부활한다.
에메트셀크: 우리는 통합된 원초세계의 생명을 제물로 바치고……
그 대신, 조디아크에 몸을 바친 동포들을
되찾을 거다.
에메트셀크: 그래서……?
넌 대체 뭘 하러 왔지?
 
[당장 그 계획을 멈추지 않으면 여기서 널 막겠다.]
 
에메트셀크: 아아, 그래.
간신히 이성이 남아 있을 때 날 쓰러뜨리겠다는 건가?
에메트셀크: 역시 영웅님이로군…….
정말로……
에메트셀크: 아씨엔을 거역하는 놈은,
어느 시대든 똑같은 식이라 진절머리가 나.
에메트셀크: 자신들의 주장만 정의이며
세계는 자신들의 것이라고…… 아주 거만하기가 이를 데 없다니까.
에메트셀크: 저 표정 좀 보라지…….
역시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니까.
에메트셀크: 자신들이 짓밟히는 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나?
고대인을 위해 희생되는 게 부당해?
에메트셀크: 나를 봐……!
그 누구보다도 오랫동안 너희 사이에 섞여 살아왔어!
에메트셀크: 함께 밥을 먹고, 싸우고, 아프고, 늙기도 했다.
 
곁에서 죽음을 지켜보고 때로는 아이를 가진 적도 있다.
에메트셀크: 그렇게 수없이 재어 보고, 그때마다 수없이 판단한 거다!
너희는 어리석고 나약해서
이 별을 지키며 살아가기엔 한참 부족하다고!
에메트셀크: ……너희 스스로도 죄식자나 바우스리와 싸우면서
뼛속 깊이 느끼기 시작했을 텐데?
에메트셀크: 자신의 무력함을…… 타인의 오만함을……
그 목숨의 나약함과…… 그렇기에 계속 태어나야 하는 슬픔을……!
에메트셀크: 이봐, 정말…… 언제까지 그럴 셈이야?
얼마나 더 지긋지긋하게 만들어야 성이 차겠어?
에메트셀크: 설령 세계의 이치에 다시 금이 가서 종말이 도래한다면,
지금 인류의 절반이 나서서 자신을 희생할 수 있을 것 같나?
에메트셀크: 아니! 절대로 못 그래!
에메트셀크: 너희도 지금까지 세계를 봐왔다면
할 수 있다는 말은 입에 담지 못할 거다!
에메트셀크: ……그런 '불완전'한 놈들에게 맡길 것 같으냐.
에메트셀크: 나는 반드시 동포를, 친구를, 선한 사람들을 부활시킬 거다.
세계는…… 우리의 것이다.
 
알피노: 기다리게!
알피노: 에메트셀크……
당신과 우리는 본질적으로 똑같은 것을 지키려 하고 있네.
알피노: 당신은 과거의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들을.
알피노: 우리는 현재와 미래에 있는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들을.
알피노: ……그 둘 사이에 차이는 없어.
그러니 당신은 이해할 거야.
알피노: 우리는 물러설 수 없고, 물러설 생각도 없네.
에메트셀크: 뭐가 똑같다는 말이지?
너희 같은 '불완전'한 존재가 아니라,
완전한 존재가 살아야 마땅하단 말이다…….
에메트셀크: 아니라면 증명해 봐라.
너희가 우리보다 더 강하며, 살아남아야 한다는걸.

 

에메트셀크: 종말의 재앙……

우리 시대의 끝이자 내 집념의 시작.

에메트셀크: 너희를 판정하기 위해

또 한 차례 재연해 보이겠다.

에메트셀크: 나는 가장 깊숙한 곳에서 기다리마.

내가 데리고 있는 고집 센 친구가 고통으로 무너지기 전에

오는 게 좋을걸?

 

[아모로트 해금]

 


 

에메트셀크: 메가테리온을 쓰러뜨렸군…….

에메트셀크: 하지만……!

 

에메트셀크: 싸우는 꼬락서니를 보니 불합격이다.

역시 아직 우리에 비해서는 한참 멀었어.

에메트셀크: 불완전한 것들 중에서도 제법 '봐 줄 만한' 너희마저

내 본래의 힘 앞에선…… 이 모양이라니.

에메트셀크: 나와 너희의 힘의 차이가

진정한 세계와 지금 이 세계의 차이라는 걸 깨달아라.

알리제: 그래, 당신의 세계보다 부족할지도 몰라……!

알리제: 그런데도 이 세계에서 살고 싶다고……

살고 싶었다고 발버둥치던 사람들도 있었어……!

알리제: 그렇기에…… 순순히 포기할 수는 없단 말이얏!

알피노: 알리제!

에메트셀크: 촌극이 따로 없군…… 너희들의 인생도, 이것도 저것도 다.

에메트셀크: 거울 세계는 물론, 아직 통합 도중인 원초세계도,

진정한 세계를 아는 내 입장에서는 경멸스러운 모조품일 뿐이다.

에메트셀크: 살고 싶다고?

……어리석군. 만족스러운 생명조차 갖지 못하는 주제에.

알피노: 당신이 그렇게 부정한다면

우리는 몇 번이라도 다시 일어나

온 힘을 다해 우리의 뜻을 전할 걸세.

알피노: 산다는 것은 그렇게 행동을 거듭해 나가는 일이네.

생명의 형태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에메트셀크: 흥…… 입만 살아서는…….

에메트셀크: 소용없어. 넌 무의미한 존재니까.

에메트셀크: 세계는 우리가 되찾는다.

너희의 역사는 어디로도 이어지지 않을 거야…….

에메트셀크: 영웅 따위는 없었던 거다.

에메트셀크: 쳇…… 다 망가져 가는 주제에…….

야슈톨라: 당신 말대로, 우리가 써내려가는 역사도

언젠간 끊기고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야슈톨라: 그게 현재를 포기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어요.

위리앙제: 그렇게 계속 걷다 보면

앞에서 기다리는 누군가에게 도달할 수도 있겠죠.

위리앙제: 미래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는 건……

당신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에메트셀크: 불완전한 놈들 주제에 감히 우리의 염원을 입에 담지 마라……!

 

에메트셀크: 알 수 없는 녀석이군…….

이제 와서 그렇게 저항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지?

에메트셀크: 너는 더 이상 싸울 수도 없고…… 싸울 목적도 없으니…….

너의 모험은 여기서 끝이야.

에메트셀크: 하핫! 그것 봐라, 빛이 다시 폭주하기 시작했어!

에메트셀크: 자, 몸을 맡겨!

괴물이 되어 버리라고!

에메트셀크: 우리한테서 빼앗아 간 세계에서 떵떵거리며 살던 죄인들을

네가 전부 잡아먹는 거야!

 

산크레드: 지금이다, 린!

 

린: 부탁이에요…… 지지 말아요……!

 


 

아르버트: …………이봐.

거기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갈 힘이 있다면, 이 세계를……

아르버트: 모든 세계를 구할 수 있겠나?

 

[물론이지!]

 

아르버트: 그렇다면…… 내 혼을 가져가라!

 


 

에메트셀크: 이럴 수가……!

네가 어떻게 거기에……!?

 

에메트셀크: 아니, 아니야…… 그 녀석이 아니야…….

그저 불완전한 놈이다……!

에메트셀크: 그런 놈이 혼자 맞선다 한들 뭐가 달라진다고……!

 

???: 아니, 혼자가 아니다……!

에메트셀크: 그 감옥을 빠져나왔다고……!?

어리석기는, 그러다간 죽을 수도 있는데!

수정공: 그 반대다…….

이대로 죽을 순 없으니 온 힘을 다해 빠져나온 거다.

수정공: 자…… 시공을 초월해서 오너라……!

우리에게 지금 힘을 빌려다오……!

수정공: 저 너머에 있는, 용감무쌍한 용사들이여……!

에메트셀크: 빌어먹을……!

하여간 이놈이나 저놈이나 끈질겨서는……!

 

[결판을 내자, 에메트셀크.]

 

에메트셀크: 좋다…….

그렇게까지 원한다면 마지막 판정을 해 주지!

에메트셀크: 승자의 역사가 이어지면 패배한 쪽은 반역자로 기록되지.

이 별의 이야기에서는 누가 악역인지 정해 보자꾸나!

에메트셀크: 나는 진정한 인간으로서 에메트셀크의 자리에 오른 자…….

 

에메트셀크: 그 이름, 하데스!

어둠 속에 잠든 동포를 위해 세계를 다시 빼앗을 자다!

 


 

 

산크레드: 누구 마음대로!

 

야슈톨라: 너무 강력한 힘이에요……!

 

위리앙제: 지금입니다!

이 싸움에, 종지부를!

 

 


 

 

에메트셀크: 그렇다면, 기억해라.

에메트셀크: 우리는…… 분명 살아 있었다는 걸.

 

 

알피노: 끝났군…….

정말, 정말로 수고했네……!

알리제: 당신, 몸은 괜찮아!?

위리앙제: 왜 그러십니까……?

야슈톨라: 보여요…… 그가 지닌 원래의 에테르가…….

야슈톨라: 말하자면 조디아크의 신도인 에메트셀크는

빛과 상극을 이루는 어둠의 힘을 사용하는데…….

야슈톨라: 빛과 어둠이 온 힘을 다해 부딪히면서

당신 안의 빛이…… 상쇄된 걸까요……?

 

린: 그뿐만이 아니에요.

린: 에테르가 흐트러지면서 붕괴 직전이었던 혼이……

뭐랄까…… 채워져 있어요.

린: 저는 싸우기 전, 결국 당신에게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했어요.

그런데 어째서……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이 세계의 영웅이 내게 힘을 주었어,]

 

린: 네……?

수정공: 저기…… 그러니까…………

수정공: 면목이 없군…… 모두에게…… 너에게도…….

 

[...잘 잤어, 그라하 티아?]

 

 


 

 

하지만 -

 

 

수정공: 그래…… 오랜만이야……!

차이 누즈: 이봐, 정말 그 녀석들이 저 바다로 들어간 게 맞아!?

어비스: 그게, 그 녀석들이라기보다는 거대한 고래가 말이죠…….

둘리아 차이: 틀림없이 알피노와 그 친구들이야!

그 아이들이 뭔가를 이뤄 낸 거라고!

둘리아 차이: 이 하늘이 바로 그 증거잖아!

차이 누즈: 응, 분명 당신 말이 맞을 거야.

차이 누즈: 그러니까 곧 돌아오겠지!

그래…… 조만간!

둘리아 차이: 정말로, 반드시 돌아오겠지?

안 그러면 나는…….

차이 누즈: 괘, 괘, 괜찮을 테니까 울지 마…… 응?

그리실: 앗! 저기 봐, 해변 쪽에!

알피노: 설마…… 막판에…… 헤엄쳐서 돌아오게 될 줄이야…….

알피노: 난 이미…… 한계일세…….

알리제: 잠깐!? 알피노!?

린: 크, 큰일이에요!

위리앙제가 없어요!

산크레드: 어디서 뒤처진 거야…… 이 녀석…….

린: 제, 제가 찾아 올게요!

야슈톨라: 됐어요. 금방 따라오겠죠.

페오 울: 어서와~ 다들 반갑지 뭐야!

눈을 빛내는 소년: 저, 저기요!

어둠의 전사님…… 맞죠?

눈을 빛내는 소년: 가르쳐 주세요!

형은 어디에서 왔어요?

어떻게 그렇게 강해졌어요!?

야슈톨라: 어제의 축하연에는 '밤의 주민'들도 있었는데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까

깜빡하고 본명을 말해 버렸지 뭐예요…….

야슈톨라: '밤의 주민'은 의식을 치를 때나

가족에게만 본명을 밝히거든요.

그래서 저보다 루나르가 더 당황하더군요…….

야슈톨라: "이제 모두 가족이나 마찬가지니까 난 상관없어"라고 했더니

다들 감격해서 울음을 터뜨리는 거예요.

정말 못 말리는 사람들이에요……. 후후.

알리제: 하아…… 말도 안 돼…….

분명 축하연에서 놀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니…….

알리제: 그뿐이면 또 몰라…….

나도 가끔씩은…… 그래, 좀……

모든 걸 잊고 즐기고 싶었을 뿐인데…….

알리제: 눈을 떠 보니까 알피노가 날 들여다보고 있더라고!

"기분 좋은 아침이야, 네 잠든 얼굴만큼 평화로워"라나?

아이, 진짜! 대체 난 어떤 표정으로 자고 있던 거야!

알피노: 어젯밤은 늦게까지 도시 곳곳에서 축하연이 열렸다더군.

부끄럽게도 도중에 체력의 한계가 왔는지

정신을 차려 보니 의료관 침대에 누워 있지 뭔가.

알피노: 알리제도 마찬가지로 옆 침대에서 잠들어 있었네.

그 아이의 그토록 행복한 표정을 본 게 얼마 만인지…….

알피노: 그리고 밖으로 나와 올려다본 화창한 푸른 하늘을

난 영원히 잊지 못할 걸세.

린: 씨, 몸은……

네, 아직도 정상이로군요.

정말 다행이에요…….

린: 어제는 많은 분들이 우리를 맞아 주셔서 놀랐어요……!

제가 이렇게 많은 분들과 아는 사이가 됐구나 싶어서

왠지 감동했어요…….

린: 앞으로도 다들 미소 지으며 살 수 있음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가야죠!

산크레드: 각지에서 찾아와준 녀석들도

실컷 떠들고 즐기다가 이제 다들 돌아간 듯해.

산크레드: 그래도 한동안은 노르브란트 전역에서

축하연을 벌이는 소리가 끊이지 않겠지.

산크레드: 나도 어젯밤엔 간만에 신나게 놀 생각이었는데, 위리앙제 녀석이

예전에 내가 술기운에 유혹했던 숙녀들의 이름을

순서대로 읊기 시작하더군…… 덕분에 끝까지 맨정신이었어.

위리앙제: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법…….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전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위리앙제: ……역시 물 위를 걷거나 바다를 가르는 술법 같은 건

한두 개쯤 익혀 두는 게 좋겠더군요.

위리앙제: 다행히 곧 "비스마르크"의 이를 닦는 일을 해야 하니

그 고대의 요정에게 가르침을 청해 볼까 합니다…….

다음 기회에는…… 부디 기대하시길.

 
수정공: 다시 정식으로 인사하마…….
그대들 덕분에 제1세계에 죄식자의 위협은 사라지고
이 땅을 뒤덮은 빛 또한 사라졌다.
수정공: 이로써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갔다곤 할 수 없지만
앞으로 조금씩 이 세계는 정화되어 나가겠지.
수정공: 즉, 제1세계는 통합에서 멀어지고,
원초세계의 제8재해를 막았다고 볼 수 있다.
야슈톨라: 당신이 원래 있던 미래를 맞이하지 않게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사라지지는 않는군요.
수정공: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그 미래가 역사에서 분리되어 존속되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나라는 존재가 이쪽 역사에 새겨졌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어.
수정공: 그러나…… 내가 남는 바람에
사태가 좀 난감해졌다…….
수정공: 원래대로라면 그대들의 혼은
소환자인 내가 죽으면 원초세계로 돌아갔어야 했거든.
수정공: 하지만 내가 여기 있기에
그대들도 제1세계에 남고 말았지.
알피노: 돌아갈 수 없는 건 아쉽네만…… 방법이라면 다시 찾으면 되네.
이번에는 자네가 죽지 않아도 되는 방법으로 말일세.
알리제: 어차피 바로 돌아갈 생각도 없었어.
여기에서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덤으로 얻은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뭐.
위리앙제: 하지만…… 원초세계 쪽 상황도 궁금하기는 합니다.
위리앙제: 타타루 양을 비롯한 다른 분들이 저희를
애타게 기다리고 계시지는 않을지…….
산크레드: 그럼 너만이라도 일단 원초세계로 돌아가서
타타루에게 보고도 할 겸, 상황을 살피고 오면 어때?
수정공: 그렇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보내 주겠다.
야슈톨라: 우리는 일단 해산하도록 하죠.
각자 볼일도 있을 테고요.
야슈톨라: 수정공, 우리의 영웅이 돌아오면 알려주시겠어요?
야슈톨라: 그리고…… 이번에는 이상한 데로 보내지 말아요.
수정공: 거, 걱정하지 마!
어긋날 일도 없고, 다른 사람도 안 끌어들일 거야!
린: 사실은 조금 안심했어요.
곧바로 여러분과 헤어진다면 외로울 것 같았거든요…….
린: 반드시 다시 돌아오셔야 해요.
……조심해서 다녀오시고요!
 
수정공: 그럼 마법도구를 작동시킬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겠나.
수정공: 역시 쉽지는 않겠군…….
수정공: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영원히 닿을 수 없어.
그러기 위한 용기도 이미 충분히 받았으니까.
수정공: 그러니……
잠들어 있을 때가 아니야, 그라하 티아.
 

 
 
에스티니앙: 또 경비병이 당했군…….
가이우스: 너희는 이대로 서문까지 가라.
상황이 파악되는 대로 즉시 연락하도록!
 

에스티니앙: 이 녀석도 인정사정없이 급소를 공격당했어.

제국의 성은 참 흉흉한 곳이군.

에스티니앙: ……미안하다, 농담이 지나쳤어.

비록 등졌다고는 하지만 여기는 너의…….

가이우스: 상관없다…….

나 역시 이번 이변을 틈타 잠입을 시도한 거다.

이들의 죽음을 애도할 자격이 없어.

???: 으악……!

 

가이우스: 이 소리는…… 폐하……!?

에스티니앙: 앗, 이봐!

가이우스: 바리스 폐하!

???: …………가이우스로군.

늦었다. 네놈이 나설 자리는 이제 없어.

가이우스: 네놈은…… '무엇'이냐……!

???: 아씨엔……

이었다면 마음이 편했겠나?

???: 그놈은 육체를 버리고 도망쳤다.

모처럼 '나'와의 싸움을 즐기나 싶었는데…… 실망이야.

???: 그러나 나는 내 몸을 되찾았지…….

제노스 예 갈부스: 제노스 예 갈부스의 혼과 육체는

지금 다시 연결되었다!

에스티니앙: 이봐, 어떡할 거야……!

이건 예상치도 못했던 장기말이군…….

가이우스: 네놈의 그 말…….

내 검으로 직접 확인해주마!

바리스 조스 갈부스: 잠깐……!

바리스 조스 갈부스: 이 자의 말은…… 사실이다…….

바리스 조스 갈부스: 이자는 제노스고……

그 육체를 사용하던 아씨엔 엘리디부스는……

하늘을 가르고…… 도망쳐 버렸다…….

바리스 조스 갈부스: 하지만…… 제노스…… 나의 어리석은 아들이여……!

바리스 조스 갈부스: 살아서 돌아온 걸로도 성에 안 차, 이 나라를 장악하려 하다니……

분수에 맞지 않는 야망을 품었구나……!

바리스 조스 갈부스: 착각하지 마라!

이 나라의 사명, 역사로부터 진정한 해방과 인간의 존속!

네놈 따위가 짊어질 수 있을 것 같으냐!

제노스 예 갈부스: …………훗.

분수에 맞지 않는 건 당신 아닌가?

당신은 선조에게 물려받은 나라를 유지하는 데만 급급했을 텐데.

제노스 예 갈부스: 나는 당신의 답답하고 지루한 사상 따위를 이을 생각이 없다.

갈레말 제국을 장악할 생각도 없어.

제노스 예 갈부스: 다만…… 방해꾼을 제거하러 왔을 뿐이다.

지루한 전쟁, 보잘것없는 병기……

그런 것들에 내 사냥감을 빼앗길 수는 없지.

바리스 조스 갈부스: 넌…… 설마……

고작 그런 이유로…………?

제노스 예 갈부스: 그 밖에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내 사냥을 방해할 셈이라면……

제노스 예 갈부스: 여기서 죽어라!

제노스 예 갈부스: 애처로운 아씨엔에게 들었다…….

조디아크와 하이델린……

별의 의지조차 만들어진 힘에 불과하다고…….

제노스 예 갈부스: 그렇다면 이번엔 그 힘을 취해서 서로 죽여보자꾸나.

나의 벗이여……!

 

가이우스: 제노스, 이 자식!!!!

 


 

성 코이나크 재단 조사원: 돌아오셨군요!

그쪽의 싸움은 잠깐 소강 상태인가요?

아니면……!

 
타타루: ……앗…… 아…… 아앗!?
타타루: 모, 모, 모, 모, 모험가님!?
진짜 님 맞으세용!?
타타루: 흐아아아아…… 다행히…… 무사히……!
게다가 생각보다 훨씬 일찍 오셨네용!?
 
[시간의 흐름에 차이가 있어서 그런가...]
 
타타루: 아, 맞당! 그랬죵!
신비한 요정님을 통해 보고를 들었을 때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용!
타타루: 이쪽은……
제국과 동맹군의 대치 상태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용.
타타루: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국군이 좀처럼 움직이질 않아서
대규모 전투도 일어나지 않고……
말하자면 고착 상태랍니당.
타타루: 조심하라고 알려 주신 '검은 장미'라는 병기도
아직 사용되지 않았고용…….
타타루: 아, 맞당!
그 병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든든한 조력자를 불렀어용!
 
타타루: 후후후…… 저와 쿠루루 님이
'그분'을 열심히 찾아다녔거든용.
만나면 분명 님도 깜짝 놀랄 거예용!
타타루: 우선 그분과 연락을 해보고
현재 전쟁 상황에 대한 정보도 확인할까 해용.
……그러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용?
타타루: 에헤헤…… 님,
왠지 예전보다 더 믿음직스러워지신 것 같아용.
나중에 그쪽에서 하신 모험담도 들려주세용!
타타루: 아무튼……
돌아오신 걸 환영해용!
 

 

아씨엔 엘리디부스: 에메트셀크……

넌…… 정말로 사라졌단 말이냐…….

아씨엔 엘리디부스: ……라하브레아도 세상을 떠난 지금,

결국 내가 마지막 남은 원형이로군.

아씨엔 엘리디부스: 이쯤 되니 나 역시 인간의 가능성을 잘못 봤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겠군…….

아씨엔 엘리디부스: 제노스 또한 마찬가지…….

육체에 깃든 힘을 그 상태에서 능가할 줄이야…….

아씨엔 엘리디부스: 그에게 세계의 진실을 알린 것이

과연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

이젠 나조차도 상상이 안 되는군.

아씨엔 엘리디부스: 참 나…… 조정자(엘리디부스) 체면이 말이 아니야…….

이제 역사의 흐름이 내가 바로잡지 못할 만큼 탁해진 건가…….

아씨엔 엘리디부스: 하이델린이여, 모든 것은 네가 바라는 대로 되었다.

저 별은 지금 새로운 자들에게 빼앗길지도 몰라.

아씨엔 엘리디부스: 너의…… 너를 만든 자들의 소망대로

세계의 진실은 봉인되어 있다……

그들은 자신이 불완전한 생명이라는 것조차 몰라.

아씨엔 엘리디부스: 그렇게 지금의 인류가 근심 없이 삶을 누릴수록

우리는 사라져 가는 것이다.

아씨엔 엘리디부스: ……알고 있어.

그래도 아직 우린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아씨엔 엘리디부스: 그 영웅은 확실히 사상 최대의 장애물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제거하고 말 테다.

아씨엔 엘리디부스: 방법은 있어…….

녀석들을 제1세계에 계속 묶어 둘 수만 있다면

최후의 승리자는 우리가 될 거야…….

아씨엔 엘리디부스: 너희는 그쪽 세계에서 '어둠의 전사'가 되었다지……?

그렇다면 운명은 이미 정해졌을 터.

아씨엔 엘리디부스: '어둠의 전사'는 '빛의 전사'에게 패할 것이다.

과거에 너희가 그랬듯이……!

 


 

 

산크레드: 역시 틀림없다는 거지…… 린.

린: 네…….

저 너머에 '뭔가'가 있어요.

산크레드: ……하지만 여기서 앞으로 계속 가봤자

'무의 대지'만 이어질 뿐이야.

생명의 존재가 허락되지 않는 곳이라고.

산크레드: 우리가 오래 머물지 않는다고 해도

몸에 영향이 없을 거란 보장도 없어…….

산크레드: 그래도…… 반드시 저기에 가고 싶은 거야?

린: 이 세계는 구원받았어요.

하지만 원래 모습을 되찾은 건 아니에요…….

산크레드: 원래 모습이라…….

산크레드: 그렇다면 저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확인하러 가야겠군.

산크레드: 그게 너의 소망이라면

가족인 내가 온 힘을 다해 도와줘야지 어쩌겠어?

산크레드: 자, 돌아가서 준비를 시작하자.

린: 네……!


 

타타루: 님,

제국과 동맹군의 전황은 현재 변함없이,

여전히 고착 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당.

타타루: 모든 현자님들이 돌아올 때까지

접수원인 제가 임시로 '새벽'을 맡겠어용!

불안…… 아니, 편안하게 마음 가지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