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14 퀘스트 스크립트/메인 퀘스트

칠흑 메인 퀘스트 (Lv.73 봉인의 열쇠~ Lv.75 수호자의 마을)

갸링 2019. 12. 24. 01:28

 

 

슬 윈: 말해 봐, 우리가 어떻게 보답하면 될까?

인간이니까 푀부트의 오래된 금화를 달라고 하려나?

위리앙제: 아니요, 저희의 목적은 대죄식자를 쓰러뜨리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리예 기아 성의 봉인을 풀어 주셨으면 합니다.

슬 윈: 어머나!

그런 짓을 했다가는 너희들은 죽을 텐데?

소원이 죽는 거라니 특이한 인간들이네!

슬 윈: 하지만 그게 소원이라면……

동료들과 의논하고 올 테니까 잠깐 기다려.

알리제: 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가 너무 갑작스럽네?

우리한테도 요약 설명 좀 부탁해, 위리앙제.

알피노: 그렇군. 그래서 픽시족에게 선물을…….

알리제: 그 정도까지 조사가 진행되었다면

대죄식자가 어떤 놈인지도 정보가 더 있겠지?

위리앙제: 있기는 합니다.

이곳 일 메그의 대죄식자는……

 

슬 윈: 우리의 왕인 요정왕 '티타니아' 님이야.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야.

우리의 왕은 일 메그를 습격하러 온 대죄식자와 싸우다가

그놈을 그만…… 쓰러뜨리고 말았어.

대죄식자에게서 방출된 빛이 티타니아 님을 잠식했고

새로운 대죄식자로 변해 버린 거야…….

슬 윈: 무지개 나라를 다스리던 현명한 초록빛 왕의 모습이 없어져서

우리 요정들은 달리 방법을 못 찾은 채, 왕을 성과 함께 봉인했어.

슬 윈: 그리고 봉인의 열쇠가 될 마법을 4개의 보물에 새겨서

각자 나눠 갖기로 했지…….

슬 윈: 그래, 그리고 이게 그중 하나……

픽시족이 갖고 있던 '순백 드레스'야.

모두 함께 상의해서 당신들에게 맡기기로 했어.

알피노: 고맙긴 하네만…… 괜찮겠나?

슬 윈: 응, 멋진 선물에는 보답을 하는 게 우리 관습이고

아주 잠깐이지만 당신들은 우리와 함께 놀아 줬잖아.

슬 윈: 당신들이 왕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는 지금까지 손 놓고 기다리기만 했어.

그럴 바엔 기회를 주는 편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슬 윈: 하지만 나머지 3개의 보물까지 다 있어야

꽃의 성의 문을 열 수 있어.

슬 윈: 물의 요정 푸아족이 가진 '조가비 왕관'.

대가를 중시하는 응 모우족이 가진 '돌지팡이'.

볼레크도르프의 총명한 아마로들이 가진 '수정 구두'…….

슬 윈: 열심히 모아 봐!

위리앙제: 제가 알고 있는 정보와도 일치합니다.

이 시련을 삼가 받아들이겠습니다.

위리앙제: 자, 여러분. 곧바로 호숫가로 가시죠.

다음 보물인 푸아족의 '조가비 왕관'을

받으러 가도록 하겠습니다.

위리앙제: 그들은 신출귀몰하지만

물가에 있는 '만질 수 없는 문'에서 부르면

응답해 줄 겁니다.

 

슬 윈: 어머, 당신, 여기 있어도 돼?

리예 기아 성의 봉인을 풀기 위해 보물을 모으고 있지 않았어?

 

 

위리앙제: 이것이 '만질 수 없는 문'입니다.

알피노: 여기는 유독 풀인간이 많군…….

알리제: 이번에는 대화가 통하는 녀석이면 좋겠는데…….

산크레드 쪽 반응을 보면 별로 기대가 안 되는걸.

민필리아: 괜찮을까요…….

예전에 푸아족과 얽히지 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산크레드: 예전에 일 메그에서 지낼 때

호수 쪽은 최대한 접근을 피했어.

……그 정도면 알아들었을 거라 믿는다.

 

위리앙제: 들리시나요, 푸아족 여러분.

저희는 여러분께 부탁이 있어 왔습니다.

산크레드: ……대답이 없군.

알리제: 물의 요정이라는 이름이 있는 걸 보면

푸아족은 물과 관련된 요정이겠지?

알리제: 이 문은 누가 봐도 호수와 이어져 있는데……

반응이 없다면 물속을 찾아봐야 하나?

알피노: 그, 그래…….

나도 아주 긴 시간만 아니라면

헤엄쳐서 찾을 수도…… 있겠지.

알리제: 산크레드는 물론 괜찮을 테고……

민필리아는 어때? 헤엄칠 줄 알아?

민필리아: 네, 잘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산크레드에게 가라앉지 않을 정도로는 배웠어요.

알리제: 좋았어.

알리제: 그러고 보니…….

위리앙제는 헤엄칠 줄 알던가?

위리앙제: ……헤엄을 치느니

물 위를 걷는 술법을 만드는 편이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알피노: 오오! 오오! 위리앙제!

설마 자네가 나와 같을 줄이야!

알피노: 하지만 안심하게.

내가 받은 아렌발드식 특훈을 자네에게도 전수하지.

괜찮아, 배우면 할 수 있네! 할 수 있다니까!

호수 바닥에서 울리는 목소리: 이런…… 아주 떠들썩한데?

인간이 우리에게 볼일이 있다니 별일이네.

위리앙제: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당신은 푸아족이시죠?

저희는 대죄식자와 대결하려는 사람들입니다…….

위리앙제: 리예 기아 성의 문을 열기 위해

여러분이 가진 '조가비 왕관'을 빌리고 싶습니다.

호수 바닥에서 울리는 목소리: 뭐야, 그런 거였어?

그래그래, 가져가.

산크레드: 생각보다 가벼운 태도로군.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니겠지?

호수 바닥에서 울리는 목소리: 크큭……!

꿍꿍이고 뭐고, 사실 그렇게 소중한 물건도 아니거든.

호수 바닥에서 울리는 목소리: 요정왕이 어떻게 되든 세계가 어떻게 되든

'처음부터 이미 끝난' 우리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호수 바닥에서 울리는 목소리: ……아, 하지만 모처럼 인간들이 찾아왔으니까

이 기회를 즐기긴 해야겠지!

호수 바닥에서 울리는 목소리: 그 만질 수 없는 문을 '만져서' 이쪽으로 와.

이곳은 어딘가의 누군가가 부르길 '도느 메그'……

금단의 정원이란 곳이야.

호수 바닥에서 울리는 목소리: 우리는 마치 형태 없는 물, 우리의 정원은 수면의 환상.

그래도 네가 가슴 뛰는 대모험을 보여 준다면 보물을 줄게!

 

위리앙제: 역시 순순히 주지는 않는군요…….

푸아족은 사실 픽시족보다 장난을 좋아합니다.

위리앙제: 심지어 악질적인 장난을 좋아하죠…….

아무렇지도 않게 물속으로 끌어당겨 목숨을 빼앗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 위험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알피노: 대모험을 보여 주면 보물을 주겠다니…….

말투를 보니 평온한 곳은 아닌 것 같군.

단단히 준비하세, .

알리제: 끝없는 장난에 휘둘리는 것보다는

모험을 하라는 쪽이 훨씬 낫지.

푸아족을 깜짝 놀라게 해 주자.

산크레드: 저들의 말을 따르겠다면 선두는 내게 맡겨라.

현재 내 전투 방식은 방어 역할에 제격이니까.

산크레드: 건블레이드를 다루는 법은 원초세계에 있던 시절,

제국 식민지에 잠입했을 때 어떤 사람에게 배운 적 있어.

탄환을 보충할 수 없는 내게 맞지 않아 썩히고 있었지만…….

산크레드: 이곳에 와서 민필리아를 구출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이전에 비해 적을 유인할 수 있는 전투 방식이 낫겠다 싶었어.

그래서 공예관의 실력 있는 장인에게 특별히 주문한 거야.

민필리아: 저, 저도 여러분을 따라갈게요……!

산크레드에게 배워서 조금은 싸울 줄 알아요……!

 


 

민필리아: 우, 우리가…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걸까요?

위리앙제: 아름다움에 홀리지 마십시오…

모두 환영입니다…

도느 푸아: 물은 생명의 원천이지!

메마른 초목에 물을 펑펑 뿌려라!

민필리아: 푸아족이네요…

뭘 하고 있는 걸까요?

산크레드: 마물에 물을 줘서

강화시키는 모양이군

 

 

민필리아: 괴, 굉장해요…!

꽃이 한꺼번에!

산크레드: 너무 한눈팔았어!

경계를 늦추지 마!

 

도느 푸아: 시든 꽃은 도저히 보고 있을 수 없는걸!

생명의 물을 마시고 활짝 피어나라!

 

눈이 예쁜 잉크 돈: 어? 손님이 도착했나?

그렇다면 환영해줘야지!

위리앙제: 호오… 물의 요정 족장이

몸소 나서겠다는 걸까요?

산크레드: 어쨌든 쓰러뜨려야겠지…

 

눈이 예쁜 잉크 돈: 떨릴 정도의 대환영! 이것이 푸아족의 환대지!

눈이 예쁜 잉크 돈: 아직 부족해……. 덜덜 떨라고!

푸아족의 진면목을 보여줄 테니!

 

눈이 예쁜 잉크 돈: 브라보! 실력이 꽤 좋은데!

 

눈이 예쁜 잉크 돈: 하지만, 지금부터가 즐거운 시간이야!

자자, 안으로 들어오라고!

 


 

 

신난 푸아족의 목소리: 브라보!

멋진 싸움이었어!

잉크 돈: 아야야야…….

정말 인정사정없더라…….

잉크 돈: 근데 정말 흥미진진한 전투였어.

이렇게 유쾌한 경험은 자주 못 하는데.

위리앙제: 그럼 약속대로

'조가비 왕관'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잉크 돈: 그럼, 물론이지!

잉크 돈: 저게 바로 찾고 있던 그 왕관이야!

망가지지 않게 조심해서 가져가.

잉크 돈: 아니, 그나저나 거기 너 말이야……

진짜로 강하고 정말 볼 만하더라.

신난 푸아족의 목소리: 저 사람, 더 보고 싶다!

심술궂은 푸아족의 목소리: 맞아, 계속 보고 싶어.

흥분한 푸아족의 목소리: 곁에 두면 되잖아?

발랄한 푸아족의 목소리: 멋지다, 그렇게 하자!

잉크 돈: 만장일치!

그럼 왕관을 주는 대신, 너는 우리 차지다!

 


 

???: …………이봐………… 눈을 떠……!

아르버트: 숨은…… 붙어 있군.

넌 물속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건가…….

아르버트: 요정들의 초대를 받았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물속이라…….

푸아족에게 단단히 당했구만.

아르버트: 그 녀석들은 물에 빠져 죽은 자의 혼에서 태어난다고 들었다.

네가 아니었다면 분명 그들처럼 되었겠지.

아르버트: 그래도 다른 녀석들은 무사히 지상으로 돌려보낸 것 같더군.

지금쯤 널 찾고 있지 않을까?

아르버트: ……여긴 내가 살아 있던 시절,

푀부트라는 왕국의 수도였던 곳이다.

아르버트: 매사에 관례만 따지는 고지식한 녀석도 많았어…….

하지만 마음을 터놓고 나니 그렇게 지내기 편한 곳도 없었다.

아르버트: 산속이라선지 겨울은 무시무시하게 춥더라고.

이곳의 명물인 양고기 스튜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들었어.

거리의 등불은 꺼지지 않고 계속 붉게 타올랐고…….

아르버트: ……지금은 다 옛날이야기다.

그 시절을 아는 사람도, 장소도, 남아 있지 않아.

아르버트: 진정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운 걸까…….

아르버트: 너라면 구할 수 있을까?

재앙으로부터 누군가의 미래를…… 지키고 싶었던 모든 것을…….

 


 

 

알리제: 허억…… 허억………….

알리제: 허억…… 허억…….

난 다시 잠수해서 찾아보고 올게……!

위리앙제: 안 됩니다, 알리제 님.

무리하시면 알리제 님까지 위험해집니다.

부디 잠시 휴식을…….

산크레드: 그쪽은 어때? 뭔가 단서라도…….

 

산크레드: !

너, 무사히 돌아온 거냐!?

알피노: 그랬군…… 정신을 차려 보니 호수 바닥에…….

그래도 별일 없는 것 같아 다행일세…….

알리제: 못살아, 정말……!

급류에 휩쓸린 줄 알았더니 언제 지상으로 돌아온 거야?

당신만 행방불명되어서 여긴 난리가 났었다고!

알리제: 여기 있어, '조가비 왕관'!

그것만은 친절하게도 손에 꼭 쥐어 줬더라.

산크레드: 결과적으로는 너도 무사히 돌아왔으니

일단은 목적을 달성한 셈이군.

슬 윈: 아아, 아직도 거기 있어서 다행이다.

알피노: 슬 윈이로군!

무슨 일인가?

슬 윈: 우리 일 메그에

인간들이 엄청 많이 접근해오고 있어.

무기를 들고 무서운 얼굴을 한 인간들이 말이야.

슬 윈: 혹시 너희 동료야?

산크레드: 지원군이라면 기쁘겠지만……

크리스타리움에선 지금 위병단을 움직일 상황이 아닐 거다.

틀림없이 우리를 뒤쫓아 온 율모어군이겠지.

슬 윈: 어머, 동료가 아니구나?

그럼 쓰러질 때까지 데리고 놀아도 돼?

알피노: 혹시 모르니까 내가 동행해서 확인해 보겠네.

상대가 율모어군이라면 자네들의 힘을 빌려주게.

슬 윈: 멋지다! 아주 재미있을 것 같아!

알피노가 오면 알리제도 오는 거지?

다른 듯 똑같은 귀여운 쌍둥이!

알리제: 으으…… 아, 알았어.

단, 장난을 칠 상대는 우리가 아니라 율모어군이야!

그것만은 잊지 말아 줘!

알피노: 그럼 우린 픽시족과 함께 다녀오겠네.

보물을 모으는 일을 떠넘기게 되어서 면목이 없네만…….

알피노: 그래, 자네만 믿겠네!

나중에 다시 무사히 만나세!

 

민필리아: ……죄송해요.

그때 제가 붙잡히지만 않았어도…….

산크레드: 만약 율모어군이라면

틀림없이 란지트 장군이 이끌고 왔겠지.

그 노병은 강해…… 진심으로.

 


 

 

 

위리앙제: 이렇게 된 이상, 강행군이 되겠습니다만

이대로 다음 목적지까지 이동하도록 하죠…….

위리앙제: 보물을 가진 나머지 두 종족 중에서

'응 모우족'의 거점이 더 가깝습니다.

위리앙제: 그들은 요정의 도시가 되기 전부터 이 땅에 살았는데

인간에게 가장 호의적인 요정이기도 합니다.

제가 가진 대부분의 정보도 그들에게 얻은 것입니다.

위리앙제: ……그럼 일단

제가 머물던 '독학자의 장원' 주변으로 가시죠.

 

위리앙제: 자…… 이 앞의 고개를 넘으면 응 모우족이 사는

'플라 엔니 버섯굴'이 있습니다.

위리앙제: 산크레드와 민필리아는

미리 정찰도 할 겸, 먼저 출발했습니다.

어서 따라가도록 하죠.

 

위리앙제: ……호숫가치고는 길이 험하지 않습니까?

푀부트 왕국 시절에는 여기가 실제로 산길이었다고 합니다.

위리앙제: 저 거대한 호수는 인간이 떠난 이 땅에 푸아족이 왔을 때

물을 불러들여 만든 것입니다…….

원래는 왕국의 수도가 있던 골짜기였습니다.

위리앙제: 지금 저희가 있는 장소는 말하자면 교외……

산을 올라가면 나오는 방목지였습니다.

위리앙제: 환경을 바꿔 버린 요정들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그들보다 앞서 이 땅을 버렸으니까요…….

위리앙제: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인간이 이 모든 것을 버리게 만든 죄식자가……

'빛의 범람'이라는 세계의 멸망이 두렵고…… 슬픕니다.

위리앙제: 그래도…… 님.

저는 이 세계로 소환된 것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위리앙제: 저는 과거에 원초세계로 넘어온 아르버트와 빛의 전사들을

빛의 무녀인 민필리아와 만나게 했습니다…….

위리앙제: 그렇기 때문에……

설령 제8재해를 막는다는 대의명분이 없었다고 해도

저는 이 세계의 미래를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위리앙제: ……아니, 의무처럼 말해서는 안 되겠군요.

이건 어떤 분이 제게 해주신 말씀입니다만……

위리앙제: 소중한 이가 걷는 길을 슬픈 결말로 만들 수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계속 싸울 것이다.

……저 역시 그런 마음가짐입니다.

위리앙제: 제1세계에서도 심상치 않은 싸움이 벌어지겠지만

반드시 마지막까지 함께 싸워나가도록 합시다…….

 

떠들썩한 픽시족: 앗! 있다, 있어!

역시 인간이 있네!

위리앙제: 당신은……?

저희에게 무슨 용건이십니까?

떠들썩한 픽시족: 용건 같은 건 없어!

그냥 인간 냄새가 나서 놀러 왔을 뿐이야!

있잖아, 우리 놀자! 같이 놀자!

위리앙제: ……아, 리다 란의 픽시족은 아닌 것 같군요.

위리앙제: 죄송하지만 저희는 지금 바쁩니다.

놀이 상대라면 다음에…….

떠들썩한 픽시족: 어머, 바빠? 바쁘게 어디 가는 길이야?

우후후후…… 그렇다면 이렇게 해 줘야지!

위리앙제: 흐음…… 전송 마법을 건 모양입니다.

아주 멀리까지는 날아가지 않은 것이 불행 중 다행입니다만…….

위리앙제: 보아하니 저희를 발견하자마자

또 마법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멀리 돌아서 가면 시간이 걸릴 테고…….

위리앙제: 이렇게 된 이상, 일 메그에 살기 위해 공부한

'요정막이 주술'을 사용해야겠군요.

위리앙제: 주술이 걸려 있는 동안에는

요정이 저희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그 틈을 타서 이 산길을 통과해 주십시오.

위리앙제: 그럼 '요정막이 주술'을 걸겠습니다.

효과가 있는 동안에 이 산길을 통과해서

앞서 출발한 산크레드 일행과 합류합시다.

위리앙제: 이 주술은 대상이 작고 조용할수록 효과가 있습니다…….

부디 뭔가에 탑승하시지 않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민필리아: 아, 저기. 이쪽은 아무 문제 없어요.

산크레드: 바로 뒤에서 따라오는 줄 알았는데

상당히 늦었군.

……무슨 일이 있었나?

산크레드: 그렇군. 고생 좀 했겠어…….

산크레드: 어쨌든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 틈새를 지나면 응 모우족이 사는 '플라 엔니 버섯굴'이야.

위리앙제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들어가 보자.

 

티르 니: 크, 큰일이다……!

인간이…… 인간이 잔뜩 왔어~!

산크레드: ……잠깐, 겁을 먹었잖아.

응 모우족은 인간에게 호의적인 요정이라고 하지 않았나?

위리앙제: 네, 틀림없습니다.

저건 겁을 먹은 것이 아니라………….

위드 잉크: 고, 곤란합니다! 곤란해요!

인간이 갑자기…… 많이 오시면……

위드 잉크: 이럴 수가…… 아아……

기뻐서 곤란합니다아!

위리앙제: 오랜만입니다, 위드 잉크 장로님.

다른 응 모우족 여러분도…….

위리앙제: 오늘은 여러분이 가진 '돌지팡이'를 빌리고자

찾아뵙게 되었습니다만…….

위드 잉크: 도, '돌지팡이' 말입니까!?

그렇다면 성의 봉인을 푸실 생각이십니까!?

위드 잉크: 고, 고, 곤란합니다! 곤란해요!

그런 짓을 했다가 티타니아 님이 풀려 나오기라도 하면

이번에는 얼마나 큰 피해를 입게 될지!

위드 잉크: 우리 응 모우족은 옛부터 이 땅에 살던 요정입니다.

다른 종족과는 달리 여기가 아무리 황폐하다 해도

떠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위드 잉크: 그래서 죄식자로 변모한 티타니아 님을 봉인할 때도

우리 응 모우족이 가장 많은 희생을 치러가면서

노력했단 말입니다!

위드 잉크: 그, 그렇게 말씀하셔도…….

쉽게 수긍할 수 없습니다!

위리앙제: 장로님…… 이분은 대죄식자를 쓰러뜨릴 수 있는 강인함과

방출된 빛을 상쇄하는 특별한 힘을 갖고 계십니다.

위리앙제: 이 땅에 대한 애정은 여러분과 다를지도 모르지만

죄식자를 물리치고 평화를 되찾고 싶은 마음은 똑같습니다.

위리앙제: 이 아름답고 유서 깊은 땅을 올바른 형태로 되돌리기 위해

힘을 빌려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위드 잉크: 으음…… 지금까지의 거래를 통해

위리앙제 공이 선한 인간이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분에겐 분명히 범상치 않은 힘이 있겠지요.

위드 잉크: 게다가 당신의 말씀대로

저희가 사랑하는 이 땅에서 죄식자와 빛을 몰아낼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위드 잉크: 하지만…… 역시 지금 당장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모두 함께 의논할 시간을 한 달 정도 주시길 바랍니다.

산크레드: ……어쩔 텐가.

율모어군까지 점점 압박해 오는 상황에서

한 달은 도저히 기다릴 수 없어.

위리앙제: 장로님…… 여러분……

저희는 아주 '곤란한' 상황입니다.

위리앙제: 무례한 줄은 압니다만 부디 조금 더 일찍

판단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티르 니: 고, 곤란하시다고요……? 부, 부, 부, 부, 부탁……!?

아아…… 아아아아아아……!

위드 잉크: 아, 안 됩니다! 안 돼요!

어, 어, 어떻게 저희에게……

위드 잉크: 인간을 돕는 일을 삶의 낙으로 삼는 저희에게

그렇게 매력적인 단어를 말씀하시면 곤란합니다~~~!!

위드 잉크: 휴우…… 휴우…….

저희는 곤란해하는 인간을 찾아가서 그분을 도와드리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 것을 명예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드 잉크: 하지만 푀부트 왕국이 멸망한 후로는

이런 거래의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부탁을 받으니…… 거절하기 어렵군요…….

위드 잉크: ……알겠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최대한 빨리 답변을 드릴 것을

약속드리지요.

위드 잉크: 그 대신, 결론이 날 때까지 여기에 머물며

모두가 명예로 여길 수 있는 거래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위드 잉크: 그럼 당신도 부디

응 모우족과 거래를 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위드 잉크: 어디 보자…….

수리공인 '만 오세'는 어떨까요?

예전에 푀부트의 기사들에게 사랑받던 명장이었습니다.

위드 잉크: 하지만 지금은 그 실력을 썩히고만 있어요.

인간과 거래를 할 수 있다면 아주 기뻐할 겁니다.

……그럼 저는 '돌지팡이'에 대해 의논하고 오겠습니다.

 

위리앙제: 응 모우족은 선한 이웃 같은 요정입니다.

다만 온화해 보이는 저들에게도 엄밀한 불문율이 있죠…….

위리앙제: 거래를 할 때는 요구받은 것과

정확히 동일한 대가를 줘야 하니 조심하세요.

산크레드: 저들이 요구하는 대가가 구하기 쉬운 거라면 좋겠군.

 

만 오세: 잎사귀가 1182장…… 1183장…… 1184장…….

아…… 저기는 벌써 셌던가…….

만 오세: 으아아악!?

앗…… 응……어엇…… 인간!?

만 오세: 우와아아아! 만세!!

안녕하세요, 인간! 인간!

무기나 방어구가 낡아서 곤란하지는 않은가요!?

만 오세: 만약 나에게 '이끼버섯의 다리' 2개를 가져오면

당신의 장비를 수리해 드리겠습니다!

만 오세: 이끼버섯의 다리는

이 동굴 밖에 있는 '이끼버섯'에서 잘라 낼 수 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아니 꼭! 거래해 주세요!

 

만 오세: 어떻습니까, 인간! 인간!

이끼버섯의 다리는 구하셨습니까?

만 오세: 사실은 그게 제 작업 도구입니다.

그 다리로 문지르면 철이든 가죽이든 반짝반짝 빛이 나죠.

일을 다시 시작하려면 보충해 둬야죠!

만 오세: 만세! 정확하게 2개 받았습니다!

이렇게 제 일에 적절한 기대를 걸어 주시는 게

저희에게는 가장 큰 명예입니다!

만 오세: 그래서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하게 받아야 합니다.

너무 적으면 제가 하는 일을 싸구려로 여긴다는 뜻이고

너무 많으면 실력을 얕본다는 증거니까요.

만 오세: 자, 그럼 멋진 거래에 보답하며

저는 당신의 작은 수리공이 되겠습니다.

곧바로 장비를 점검해 보겠습니다.

만 오세: 흠…… 흐음…… 그렇군…….

어떤 상태인지 잘 알겠습니다.

만 오세: 재료비는 약간 들겠지만 전부 수리 가능합니다!

그런데 만약 곧 장비를 바꿀 예정이 있으시다면

지금 억지로 수리할 필요는 없겠죠.

만 오세: 1회분의 재료비를 드릴 테니까

수리하고 싶으실 때 원하는 물건에 사용해 주세요!

 

만 오세: 아, 그래요!

괜찮으시면 이번에는 저쪽에 있는 '이스 규프'와

거래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만 오세: 장비 상태를 보니 당신은 경험 많은 여행자 맞죠?

그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을 거예요!

 

 


 

 

 

 

이스 규프: 어머나, 세상에!

위리앙제 씨 말고 다른 인간이 찾아오다니

이게 대체 얼마 만이람?

이스 규프: 오랜만에 보는 여행자님, 괜찮으면 부탁 좀 들어줄래?

이 동굴 안에 자란,

위험한 버섯인 불꽃버섯을 뽑아 줬으면 해.

이스 규프: 우린 웬만한 일은 다 마법으로 처리하는데

그건 불태우면 독성 강한 재가 남기 때문에

꼭 손으로 뽑아야 해서…… 여간 힘든 게 아니야.

이스 규프: 만약 내 부탁을 들어준다면 그걸 대가로 받고,

내가 수집한 아주 특별한 물건을 줄게.

여행할 때 도움이 될 거야!

이스 규프: 어쩜, 불꽃버섯을 뽑아 줬구나!

일하는 속도가 빠르기도 해라!

이스 규프: ……그런데 서쪽 입구 쪽도 찾아봤나 모르겠네?

거기서도 불꽃버섯을 봤다고 들었으니까

혹시 아직 안 가 봤으면 부탁할게.

민필리아: …………!

민필리아: 아…… 저는 그러니까……

마침 제가 맡은 거래를 끝내서, 그게…….

민필리아: …………아, 아니에요.

죄송해요. 저는 가서 보고부터 할게요……!

이스 규프: 어때?

입구 쪽도 포함해서 불꽃버섯은 다 없앴어?

이스 규프: 잘했어!

당분간 독성 있는 포자 때문에 코가 근질거리는 일도 없겠네!

이스 규프: ……옛날에는 이런 거래를 매일같이 했어.

난 야산에서 재료를 모으는 일이 특기라

모은 재료를 들고 성까지 거래하러 가기도 했었어.

이스 규프: 지금 그 성은 요정어로 리예 기아 성이라 불리지만

그 성이 지어진 푀부트 왕가 시절에는

초록빛의 성…… 그뤼네스리히트 성이라는 이름이었어.

이스 규프: 왕족과 기사들 그리고 마을 주민들도

마지막까지 남은 인간들은 결국 죄식자의 먹이로…….

이스 규프: 자, 대가를 받았으니

나도 당신에게 상응하는 선물을 해야지!

이스 규프: 그리고 도구나 재료가 필요할 때는

꼭 나를 다시 찾아와.

서로에게 유익한 거래를 하자!

이스 규프: 그러고 보니 요새 '위드 라드'가 영 기운이 없던데.

이스 규프: 혹시 괜찮으면 그 친구와도 거래를 해 줄래?

명예로운 거래가 성립하면 분명 기운을 되찾을 거야.

 


 

 

 

위드 라드: 호오……!?

나랑 거래를 해 주시겠다고요……?

위드 라드: 근데 난 지금 아무것도 못하는데요…….

내 주특기인 마도구 제작을 하고 싶어도

투명 잉크를 '반규정자'들에게 빼앗겨서…….

위드 라드: 아, '반규정자'가 누구냐면

우리랑 같은 응 모우족인데 일을 하기 싫어하는 놈들이에요.

위드 라드: 명예고 뭐고, 노는 데 빠져서 도적처럼 살고 있죠…….

나도 산책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털린 거고요!

위드 라드: ……아, 혹시 실력에 자신이 있으면

빼앗긴 투명 잉크를 되찾아 주실래요!?

위드 라드: 그렇게 해주시면

비장의 마도구를 만들어 줄게요!!

민필리아: 저, 저기…… 씨……

저, 저도 그 일을 같이 하면 안 될까요……?

민필리아: 저도 돕고 싶고…… 또 곁에서 배우고 싶어서……

물론 괜찮으시다면 말이지만요…….

 

[물론이지!]

 

민필리아: ……네!

위드 라드: 빼앗긴 투명 잉크는 여러 개예요.

남쪽에 있는 반규정자들의 근거지 '콜라드의 온상'에서

하나라도 더 많이 되찾아 주셨으면 해요!

위드 라드: 반규정자들의 근거지는 남쪽에 있는 '콜라드의 온상'이에요.

그놈들은 외지인을 발견하면 곧바로 공격하니까

조심하세요!

 

민필리아: 이 틈새 안쪽이 '콜라드의 온상'인가 봐요…….

살짝 엿보니 반규정자로 추정되는 응 모우족이

잔뜩 있었어요…….

민필리아: 하지만 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각자 흩어져서 의뢰받은 물건을 찾아보기로 해요.

민필리아: 제가 맡은 분량을 회수하면 여길 피해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럼……!

 

민필리아: 아…… 다행이다…….

의뢰 받은 물건을 저도 최대한 회수해 왔어요.

민필리아: 반규정자 응 모우족은 좀 무섭지 않았나요…….

그래도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에요.

 

[너야말로 무사해서 다행이다.]

 

민필리아: ……네! 실전 경험이 별로 없어서 긴장했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니 기뻐요.

민필리아: ……선대 민필리아까지는 율모어군과 함께

죄식자에 맞서 싸웠다고 해요.

민필리아: 하지만 저는 싸울 필요가 없어진 후에 발견되었고…….

오히려 멋대로 죄식자와 싸우지 못하도록

율모어에 갇혀 있었어요.

민필리아: 그래서 산크레드가 절 데리고 나오기 전까지는

싸우는 방법도, 살아가는 방법도 아무것도 몰랐어요…….

민필리아: 그런데 산크레드가 말해줬어요.

만약 당신을 소환하는 일에 실패하면 대죄식자에 맞서

싸워야 할 사람은 같은 가호를 지닌 제가 될 거라고…….

민필리아: 산크레드는 분명

그 가능성 때문에 저와 함께 다니고 있을 뿐이지……

사실, 지금의 저는 보기도 싫을 거예요.

민필리아: 왜냐하면 전 진짜 민필리아가 아니니까요……!

산크레드가 가족처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제가 아니에요.

 

 

민필리아: ……예전에 둘이서 나바스아렝 폐허에 간 적이 있어요.

빛의 무녀가 나타나서 '빛의 범람'을 막았다는 바로 그 곳에요.

민필리아: 그런데 그곳이 가까워질수록 제가 제 자신이 아닌 듯이 느껴져서……

너무 무서워서…… 눈도 귀도 막고 싶었는데…….

그러다 의식을 잃었던 것 같아요.

민필리아: ……그 후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민필리아: 하지만 아득한 꿈처럼 어렴풋하게

'진짜 민필리아'와 산크레드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민필리아: 산크레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그날 이후로 가끔씩 함께 있을 때 괴로운 표정을 짓곤 해요.

민필리아: 그런 걸 느껴도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절 구해 준 사람을 계속 상처 주고 있을 뿐…….

민필리아: 그래서 저는 진짜 민필리아로 변하고 싶어요.

제 안에 있는 또 다른 마음이 시키는 대로

당신을 만나러 간 건 그 때문이었어요.

민필리아: 그런데 이렇게 당신과 함께 있어도

왜 만나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는지 알 수가 없네요…….

민필리아: 뭔가를 전하고 싶다는…… 아니, 누군가를 만나게 하고 싶은……?

그런 감정…….

 

민필리아: 앗…… 이건, 뭐죠……!

 

티타니아: 왜…… 날 가둔 거야……?

티타니아: 심심해…… 지루해…… 나빴어…… 나빴어…… 나빴어……!

티타니아: 너…… 나랑 같이……놀……래……?

민필리아: 방금 그건…… 환각?

 

저 성에서…………?

민필리아: 제가 회수한 물건들은 여기 있어요.

당신은 그걸 응 모우족에게 갖다 주세요…….

민필리아: 저는 산크레드에게 가서 보고하고 올게요……!

 

위드 라드: 으아아아……!

요, 용서해 주세요…… 티타니아 님!

위드 라드: 아, 다, 당신이군요.

투명 잉크는 되찾았나요?

위드 라드: 우와! 거의 전부 다 찾아오셨네요!

대단해요, 대단해! 정말 감사합니다!

위드 라드: 오랜만에 티타니아 님의 목소리가 들려서

점점 더 심란해지던 참인데

덕분에 약간 기운이 났어요!

위드 라드: ……어라? 혹시 당신도 요정왕의 목소리를 들었나요?

그렇다면…… 우리 둘 다 운이 나빴네요…….

위드 라드: 어떤 생물이든 대부분 죄식자가 된 시점에 지성을 잃어요.

티타니아 님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본능만 어설프게 남았나 봐요.

위드 라드: 그래서 '놀고 싶다', '여기서 꺼내 줘'……

그런 강한 집념이 봉인의 틈으로 새어 나와

때때로 누군가에게 전해지거든요…….

위드 라드: 사실은 다들 알고 있어요.

그 목소리를 영원히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걸…….

위드 라드: 아차차, 이야기가 옆길로 샜네요.

멋지게 일을 해 주셨으니까 그에 걸맞은 보답을 해야죠.

뚝딱뚝딱, 척척! 자, 가져가세요!

 
 

 

 

위드 라드: 캬하, 좋은 거래였어요.
역시 명예로운 일은 좋네요.
위드 라드: ……그러고 보니까 아까 장로님이 돌아오셨던데.
당신들의 평판을 묻고 다니셨으니까
뭔가 할 말이 있으실지도 몰라요!
위드 잉크: 오오, 돌아오셨군요.
다 들었습니다. 아주 좋은 거래를 해 주셨다지요.
위드 잉크: 저 역시 '돌지팡이'에 대한 결론을
굉장히 서둘러서 내고 왔습니다.
다른 분들이 거래를 끝내고 돌아오시면 말씀해 드리죠.
위드 잉크: 우선…… 여러분, 여러 가지 명예로운 거래를 해 주셨다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위드 잉크: 다들 오랜만에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면서
어찌나 흐뭇해하고 기뻐하던지요!
위드 잉크: 그래서 흐음……
'돌지팡이'에 대한 결론 말입니다만…….
위드 잉크: 저희에게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티타니아 님을 영원히 저대로 둘 수 없는 것도 분명하지요.
나아가 여러분의 인품을 함께 고려한 결과……
위드 잉크: 여러분을 믿고…… 내어 드리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위드 잉크: 부디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응 모우족이 맡은 보물 '돌지팡이'입니다.
산크레드: 이걸로 보물은 3개가 모였군……
대죄식자 토벌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
위드 잉크: 잘 들으세요, '티타니아'란 원래
예로부터 계승되어 온 픽시족 수장의 이름입니다.
자연의 각별한 은총을 받은 자가 그 이름을 이어 왔다고 합니다.
위드 잉크: 그러다가 일 메그가 만들어지면서 의미가 변해
자유분방하고 혼돈을 즐기는 요정들에게
질서를 부여하는 자…… 즉, 요정왕이 된 것이지요.
위드 잉크: 왕의 곁에 모인 요정들은 그 힘을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물, 나무, 바람…… 모든 자연을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축복을 왕에게 주었습니다.
위드 잉크: 죄식자가 되어도 그 힘은 여전합니다.
토벌하려 하면 온갖 자연의 위협이 여러분을 괴롭히겠지요.
민필리아: 강적이란 뜻이군요…….
위드 잉크: 네…….
그러니 만약 싸울 각오가 서지 않는다면
계속 여기에서 지내셔도 됩니다.
위드 잉크: 그래요…… 아직 저는 아무 거래도 하지 못했고……
여러분이 가 버리시면 언제 또 인간이 와 줄지……
영원히 기다릴 수도 없고…… 곤란해요…… 하아…… 하아…….
페오 울: 잠까~~~~~~~~~~안!
페오 울: 정말 못살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어쩜 하나같이!
하여간 방심할 틈을 안 주는구나!
페오 울: 이건 나!의! 어린 나무라구!
너희 소유도 아니고 푸아족 소유도 아니야!
유혹하는 건 전면 금지!
위리앙제: 그럼 마지막 보물 '수정 구두'를 빌리러
아마로의 마을 '볼레크도르프'로 가도록 하죠.
위리앙제: 크리스타리움에서도 아마로를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그 마을에는 '격세 유전'이라 불리는 특별한 아마로들이 삽니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그들이라면 협상도 가능하겠죠…….
위드 잉크: 당신이 떠나는 건 유감이지만……
볼레크도르프로 가시면
일단 제일 커다란 아마로에게 말을 걸어 보세요.
위드 잉크: 그자가 아마로들의 대표로서 보물을 갖고 있습니다.
만약 잠들어 있으면 '세토'라고 이름을 불러 보세요.
……여러분의 건투와 무사 귀환을 빌겠습니다.
위드 잉크: 볼레크도르프에 가시면
제일 커다란 아마로 '세토'에게 말을 걸어 보세요.
아니면…… 여기에 남으셔도 되고요.
 
(도중 튕김으로 인해.... 중간의 약간의 로그가 소실되었습니다.)
(어쩄든 세토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고, 아마로들을 쓰다듬으며 이야기를 나누어보라고 하네요.)
(세토가 눈을 뜨는 컷신에서, 아르버트를 어렴풋이 부르는 장면이 등장했음.)
 
 
에오 안: 어머, 당신도 도굴꾼이야?
여기에는 인간이 좋아할 만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이 에오 안을 쓰다듬습니다.
 
에오 안: 뀨우……!?
자, 잠깐만…… 아유…… 간지러워!
난 인간에게 길러진 적이 없어서 낯설단 말이야!
에오 안: 뭐, 인간이 싫은 건 아니라서 괜찮긴 한데…….
그렇게 느끼는 건 분명 우리의 숙명이겠지…….
에오 안: 근데 그거 알아?
아마로는 먼 옛날에 있던 롱카라는 나라의 마법사가
인간의 친구로 삼으려고 마법으로 지혜를 준 생물이야.
에오 안: 그 나라가 사라지면서
지혜를 갖춘 개체는 점점 줄어들었지만……
가끔 우리 같은 '격세 유전' 아마로가 태어나기도 해.
에오 안: '격세 유전' 아마로는 인간과 더불어 100년 넘게 살다보니
그 언어까지 터득할 수 있게 되었어.
나도 인간에게 길러진 적은 없지만…… 사연은 있어.
에오 안: 뀨우……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
늘 마지막에는 인간이 날 두고 떠나 버렸지만.
 
님부스: 어째 요즘 자꾸 인간이 눈에 띄네.
우리가 자는 동안에 무슨 일이 있었나?
 
이 님부스를 쓰다듬습니다.
 
님부스: 그르르르르르…… 크윽!
뭐야, 뭐야! 왜 날 쓰다듬은 거야?
잘 모르겠지만 기분 좋다!
님부스: 일 메그는 조용하고 좋은 곳이지만
요정이 장난을 쳐서 인간이 별로 안 들어오거든.
이렇게 칭찬받을 일도 없으니까 영 허전해.
님부스: ……아, 우리도 요정은 요정이지.
이곳에 '격세 유전' 아마로의 터전을 만들기로 정했을 때,
요정왕을 따르기로 맹세하고 그렇게 됐어.
님부스: 그르르르…….
언제든지 실컷 쓰다듬어도 돼!
이 자랑스러운 날개는 오늘도 폭신폭신하다고!
 
민필리아: 저, 저기. 쓰다듬어 봤더니
아주…… 아주 푹신푹신해요……!
 
세토: '수정 구두'는 줄 수 없어. 부탁이니 포기해라…….
 
위리앙제: 보아하니……
이곳의 아마로들에 대해 이해하신 모양이군요.
위리앙제: 네, 저들은 더할 나위 없이 인간에게 호의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티타니아와 싸우려는 저희를
순수하게 걱정해서 거절하고 있을 겁니다…….
위리앙제: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어떻게든 '수정 구두'를 받고 싶은데 말입니다…….
 

 

 

 

위리앙제: 흐음…… 괜찮으시다면

 님 혼자서

한번 '세토'와 대화를 해보시면 어떨까요……?

위리앙제: 마지막에 대죄식자를 쓰러뜨릴 사람이 당신인 이상,

그의 불안을 떨쳐 줄 수 있는 사람도 당신뿐입니다.

위리앙제: 그리고 실제로 당신에겐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당신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당신과 세토가 직접 대면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습니다…….

세토: ……지켜보고 있었어.

모두가 어떤 마음인지 들은 모양이군.

세토: 그렇다면 이해했겠지. 우린 너희가 싫어서

'수정 구두'를 주지 않으려는 게 아니야…….

세토: 이젠 인간이 싸우는 것도 싫고 죽는 것도 싫다고.

넌 모두를 쓰다듬어 줬지……?

딱 한 번이라도 자신을 쓰다듬어 준 인간이 죽는 건 슬퍼.

 

[그래도 해야만 하는 일이야.]

 

세토: ………난감하군.

네가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면 난 자꾸만…….

세토: 괜찮다면 말해 다오.

왜 너는 요정왕에게 도전하려 하지……?

세토: 이곳은 지금 너희 인간이 사는 곳이 아니야.

그리고 요정들은 원래 적극적으로 변하려 하지 않지.

3가지 보물도 아무런 대가 없이 받지는 않았을 거야.

세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의 봉인을 풀고

무시무시한 요정왕과 싸우려는 이유가 뭐지……?

 

[이 세계를 구하고 싶어서.]

 

세토: ………………!

세토: 그렇군…… 이런 우연도…… 있는 건가…….

세토: 그렇다면 네가 그 말에 걸맞은 힘을 가졌는지

실력을 확인해 보도록 하지…….

힘이 있다는 걸 증명한다면 '수정 구두'를 주는 걸 생각해 보겠다.

세토: ……요즘 이 주변에

몇몇 떠돌이 죄식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네가 그들을 쓰러뜨려 다오.

세토: 그러려면 일단 놈들을 유인해야 하는데……

그에 대해선 내게 생각이 있다.

옛날에 인간 친구와 사냥을 할 때 자주 쓰던 방법이지.

세토: ……그럼 싸울 준비를 한 다음 동쪽 공터로 와라.

난 먼저 가 있으마.

세토: 왔군…….

싸울 준비는 완벽하게 했나?

세토: 죄식자를 유인하기 위해 내 울음소리를 쓰도록 하지.

굶주린 짐승은 약한 울음소리로, 영역 싸움을 하는 상대는

위압적인 울음소리로 유인하는 것…… 그게 사냥의 정석이었어.

세토: 자, 그럼 시작하자…….

네가 시작 신호를 주면 놈들을 유인하겠다……!

 

세토: 알았어, 간다……!
세토: 수고했다. 이거 참 ……난감하군. 
흠잡을 데가 없을 만큼 완벽한 승리였다.
세토: 일단 볼레크도르프로 돌아가자.
이야기는 그곳에서 계속하지…….
민필리아: 아마로의 커다란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별일 없나요……?
위리앙제: 세토가 움직인 모양이군요.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산크레드: 네가 세토와 얘기 중이라는 말은 들었어.
미안하지만 잘 부탁한다.
……내가 칭찬하면 수상하게 들리는 건 너도 알잖아.
세토: 네 훌륭한 싸움 실력을 다시 한번 칭찬하지.
죄식자를 상대로 절대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니
빛에 저항할 힘이 있다는 말도 거짓은 아닌 듯하군…….
세토: 그것까지 감안해서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해.
그리고 너에게도 한 가지 부탁이 있다.
 

 

 

세토: 이건 네 역량을 보기 위한 시련이 아니야.
아주 개인적인 부탁이지만…… 괜찮다면 들어주길 바란다.
세토: 나는 예전에 이 땅에 들어온 죄식자와 싸우다가
소중한 황금색 메달을 잃어버렸어.
그것도 하필 '거울 호수' 위에서…….
세토: 나와 동료들은 물속 깊숙이 잠수할 수 없고
그렇다고 푸아족에게 부탁을 했다가는
재미있어 하면서 오히려 더 숨겨버릴지도 몰라.
세토: 그래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너라면 그걸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왠지…… 그런 생각이 들어.
세토: 그러니 내가 보물에 대한 결단을 내리고 있을 동안
호수 바닥에서 황금색 메달을 찾아와 주지 않겠어……?
무리할 필요는 없어. 못 찾아도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할 테니…….
세토: 황금색 메달을 잃어버린 곳은
호수의 북서쪽 부근이었을 거야.
무리는 하지 말고…… 잘 부탁한다.
 
세토: 아, 돌아왔군.
미안, 물에 젖고 말았구나.
세토: ……그런데 메달은 어떻게 됐어?
세토: 그래…… 틀림없어.
내 메달이야……!
세토: 고맙다…… 정말로…….
이건 소중한 친구에게 받은 내 보물이야.
세토: 그 사람은 여행가였는데, 내 등에 타고 전 세계를 돌아다녔어.
그땐 내가 어려서 말을 할 수 없을 때였지.
세토: 하지만 그와 함께 했던 모험은……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라.
내 생애 가장 눈부신 시기였지.
세토: 그는 여행하다 발견한 예쁜 메달을
목걸이로 만들어서 내게 주었어.
자랑스러운 동료라면서.
세토: 얼마나 기쁘던지…….
말로 전하지는 못했지만 정말로…… 뿌듯하더라고.
세토: 그 사람의 이름은 아르버트야.
아주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내 최고의 친구.
위리앙제: 그 이름은…….
세토: 그래, 맞아.
그가 '빛의 범람'을 일으켰다고 다들 그러더군.
세토: 그래도 범람 직후에는 그들을 옹호하는 사람도 많았어.
아르버트와 그 일행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세토: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줄었고……
그들을 대역죄인이라고 얘기하는 게 당연해지더군.
세토: 난 그걸 견디다 못해서
인간이 없는 이 땅에서 요정들과 함께 살기로 한 거야.
세토: 워낙 심성이 착한 사람이라 이런저런 일에 휘말리곤 했지만……
그래도 누군가 곤경에 처해 눈물을 흘리고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달려가주는 사람이었어.
세토: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돼 버린 걸까…….
세토: 나는 그저 세계를 구하려고 한 좋은 사람이
행복하길 바랐을 뿐인데.
 
[그 마음은 아르버트에게 전해졌을 거야.]
 
세토: 고마워…….
너도 아주 착한 사람이구나.
세토: ……우리 아마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고대 마법사는 우리가 주인을 구분할 수 있도록
혼을 감지하는 힘을 주었다더군.
세토: 벌써 오래전에 거의 사라지긴 했지만 내겐 조상의 힘이 남아 있어서
너의 혼의 색이…… 흐릿하긴 해도 보여.
세토: 많이 닮았어…….
거의 똑같아, 아르버트의 혼과.
세토: 물론 넌 너야.
어떤 혼을 갖고 태어났는지가 아니라,
선택하고 걸어온 그 길이 너라는 존재를 만들지…….
세토: 그래도 너한테는 왠지 운명이 느껴져.
세토: ……그러니 네가 승리할 거라 믿고
'수정 구두'를 맡길게.
 
오울 시군: 큰일이야, 큰일!
난처한 일이 벌어졌어~!
산크레드: 넌, 리다 란의……
그쪽에서 무슨 움직임이 있었나?
오울 시군: 아니, 우리는 쌍둥이들이랑 같이
기분 나쁜 인간들이 일 메그에 들어오지 못하게
열심히 방해하고 있었거든?
오울 시군: 처음에는 인간들이 으악~ 하고 도망가니까
굉장히 재미있었어…….
오울 시군: 그런데 그중에 무섭게 생긴 아저씨만
하나도 당황하지 않는 거야!
그러더니 아주 가까운 곳까지 와 버렸지 뭐야…….
산크레드: 란지트 장군이군……!
리다 란으로 침입하게 놔두면 골치 아플 거야.
우리의 목적을 알아채고 쫓아올 게 분명해……!
위리앙제: 네…….
대죄식자 토벌 전에 붙잡힐 경우,
목적을 달성하는 건 상당히 어려워지겠지요…….
위리앙제: 여기서는 일단 둘로 갈라져야겠습니다.
위리앙제: 가호를 지닌 당신은 계획대로 대죄식자를 토벌하러 가십시오…….
저희는 알피노 님과 합류해서 율모어군을 막아 보겠습니다.
위리앙제: 그들을 몰아낼 수 있다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당신이 승리한다면
일 메그에 온 목적은 달성할 수 있습니다…….
산크레드: 그러고 나서 도망치면 되겠군…….
내키진 않지만 지금은 그 방법이 좋을 것 같아.
민필리아: 저한테는 빛의 가호가 있을 거예요.
저도 대죄식자 토벌에 데려가 주세요……!
산크레드: 지금 네 실력으론 방해만 될 거야.
……가자!
민필리아: 죄송해요…….
부디 조심하세요……!
 
 

 

 

 
세토: 미안하다. 내가 시간을 빼앗는 바람에
뭔가 긴박한 사태가 벌어진 모양이군.
세토: 이쪽은 이제 괜찮다. 믿고 보물을 맡겼으니까……
네가 무사히 돌아올 거라는 것도 물론 믿고 있어.
세토: 자, 어서 가라.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성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있어.
4개의 보물이 있으면 봉인된 문도 열릴 거다.
 
페오 울: 괜찮아. 이 문의 봉인은 이미 풀려 있어.
네가 4개의 보물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페오 울: 이제 각오 단단히 하고 문을 연 다음 용기 내어 뛰어들면 돼.
조심해…… 지성을 잃은 요정왕은
널 보자마자 공격해 올 테니까…….
페오 울: ……네 힘으로 반드시 쓰러뜨려서
우리의 왕을 되돌려 줘.
페오 울: 나의 귀여운 어린나무.
요정의 세계는 인간 세상만큼 복잡하지 않아.
페오 울: 빼앗은 만큼 주고, 잃은 만큼 만들어서
항상 동등한 분량의 가치가 계속 순환되고 있어…….
페오 울: 당연히 네가 빼앗으면
그와 동등한 무언가를 내놓아야 해.
페오 울: 하지만 안심해도 돼…….
네 곁에는 언제나 이 아름다운 가지가 함께 있지 뭐야.
 
[티타니아 토벌전 해금]
 

 

페오 울: 잘했어, 나의 "귀여운 어린나무".
타락한 요정왕을 물리쳐줘서 고마워.
페오 울: 그래…….
드레스, 왕관, 지팡이와 구두…… 네가 모은 4개의 보물이
이제 진정한 의미로 쓰일 때가 온 것 같아.
페오 울: 이 보물들은 사실 성을 열기 위한 열쇠이자,
동시에 왕에게 바치는 4개의 축복이기도 해.
페오 울: 성이 열리는 건 요정왕이 쓰러졌을 때야.
그리고 그를 쓰러뜨린 용기있는 자가 새로운 왕이 되는 축복을 받아.
……그게 바로 이 성에 걸려 있는 마법의 진실이야.
페오 울: 하지만 요정왕의 자리에 오르면 우리와 똑같은 존재가 되어 버려.
다시는 인간답게 살 수 없다는 뜻이야.
페오 울: 나의 어린나무…… 나의 귀엽고도 귀여운 사람…….
페오 울: 요정은 영원한 삶을 살아.
하지만 그건 네가 가진 아름다움과는 달라.
페오 울: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를 꿈을 향해 손을 뻗는 일.
뭔가를 남기고자 죽을 힘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
그게 바로 사랑스럽고도 사랑스러운 인간의 특권이야…….
페오 울: 난 그 반짝임을 더 보고 싶어.
그러니…… 이 축복은 너의 가지가 받을게.
티타니아: "노래하고 기뻐하라…… 무지개의 나라는 영원한 젊음을 누리리라."
티타니아: 자…… 그럼 우선 너를 방해하는 나쁜 인간들을
내 나라에서 쫓아내 볼까?
알피노: 결국 여기까지 들어왔군…….
하지만 아직 조금 더……!
율모어군 장교: 에잇, 성가신 요정 놈들……!
왜 이렇게 계속 기분 나쁜 장난을 치는 거야!
알피노: 이런……!
란지트: 잘 들어라, 천한 요정 놈들!
우리가 찾는 인물이 이곳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란지트: 네놈들은 그자가 어디 있는지 알 것이다.
당장 모습을 드러내고 물음에 답하라!
그렇지 않으면…….
이스 얄라: 아악…… 아파, 아파……!
알피노: 이제 됐네.
그만 주문을 풀어주게……!
란지트: 민필리아…… 나쁜 아이로구나.
얼마나 더 생쥐 놈들에게 붙잡혀야 직성이 풀리겠느냐!
민필리아: 저, 저는 율모어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모두를 방해하게 두지도 않을 거예요……!
란지트: 이런…… 그 얼빠진 자세는 무엇이냐!
누구한테 배웠지!
란지트: 나의 가르침을 받은 역대 무녀는
누구 하나 그런 추태를 보이지 않았다.
란지트: 부끄러움을 알고 자신의 무력함을 깨달아라!
네가 있을 곳은 오로지 나의 주군의 비호 아래일 뿐!
산크레드: 이 녀석이 자기 이름조차 이해 못 하던 시절부터 가둬놓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든 게 너희들 아닌가?
산크레드: 그랬던 녀석이 지금 싸우려고 하는 거 안 보여?
추태라는 둥, 무력하다는 둥 잘도 지껄이는군…… 망할 영감.
란지트: 도망치기만 하는 생쥐가 알 리가 있나.
전장은 지옥이요, 투쟁은 쓸모없는 것이니……
아무 탈 없을 때 얻는 평화가 유일한 행복이니라.
알리제: 하늘 좀 봐……!
알피노: 이겼군…… '어둠의 전사'가!
율모어군 장교: 이, 이런……!
란지트 장군님, 어떻게 하죠……!
란지트: 어리석은 질문이군.
이자들을 물리치고 당장 '어둠의 전사'를 찾아내라.
율모어군 장교: 저, 전군 돌격하라!
반역자 놈들을 체포해라!
율모어군 장교: 뭐해, 내 말 안들려?
율모어군 장교: 분명 돌격하라고……
슬 윈: "우리의 왕이 지금 돌아온다."
이스 얄라: "즐거운 축하 연회를 열자!"
오울 시군: "즐거운 축하연을!"
흄족 율모어 병사: 이, 이게 뭐야……!
흄족 율모어 병사: 물 웅덩이……?
왜 여기에만…….
만 오세: "밤은 유쾌하고 우리는 춤추지."
위드 라드: "밤은 유쾌하고 우리는 노래하지."
율모어군 장교: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너희들, 다 정신 좀 차려봐!
율모어군 장교: 란지트 장군님, 뭔가 더 옵니다!
여기서 후퇴를…… 어서요!
란지트: 네놈들이 '어둠의 전사'와 한패인 것은 명확해졌다.
나의 주군이 질서를 위해 반드시 심판의 철퇴를 내리칠 것이다.
알리제: 그래…….
그래서 새로운 요정왕이 탄생했단 말이구나.
알피노: 요정들의 힘을 빌려줘서 고맙네, 페오 울.
……아니, 새로운 티타니아 님.
티타니아: 오랜만에 찾아온 어두운 밤이잖아.
다들 한바탕 뛰어놀고 싶었지 뭐야.
티타니아: 하지만 기억해 줘.
요정은 영원한 존재인 동시에
생사의 경계에서 태어나는 거품과도 같아.
티타니아: 현재의 삶을 즐길 뿐,
언젠가 찾아올 종말 따위는 생각도, 걱정도 하지 않아.
티타니아: 그래서 인간과 같은 뜻을 가지고
미래를 위해 함께 싸우는 일은 불가능해.
민필리아: 그건……
죄식자와의 싸움에 협력할 수 없다는 뜻인가요……?
티타니아: 우리가 완전히 내키지 않는 이상은 그렇지.
……하지만 은혜를 갚는 거라면 얘기가 달라.
티타니아: 빼앗은 만큼 주고, 잃은 만큼 만들고,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불변의 "무지개의 나라".
티타니아: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을 받은 만큼, 너희에게 힘을 빌려줄게.
정말로 곤경에 빠졌을 때는 꼭 불러 줘.
티타니아: 어머, 난 언제든지 네 곁에 있을 거야.
티타니아: 비록 내 몸은 영원한 젊음의 성에 있어도
작은 분신을 어린나무의 곁으로 보내는 건 어렵지 않거든.
티타니아: 그때는 다시 너의 "아름다운 가지",
페오 울을 반겨줄 거지?
 
민필리아: 저도 더욱더 강해져야겠어요…….
율모어군에게 지지 않도록……
다음에는 함께 싸울 수 있도록……!
산크레드: 일단 수고했다.
잘 일단락되었다만…… 난 새로운 과제가 생긴 셈이군.
그 영감과 다시 붙을 때까지 10가지, 20가지 비책은 필요해.
알리제: 솔직히…… 페오를 다시 봤어.
대죄식자를 쓰러뜨린 당신이 요정이 되었다면
다들 당황했을 테니까!
알피노: 아슬아슬했지만 결국
율모어군을 쫓아낼 수 있어 다행이었네.
란지트 장군, 언젠가 다시 싸우게 될까…….
위리앙제: 님…….
이번 대죄식자 토벌,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위리앙제: 일 메그 지역에 이처럼 어두운 밤이 돌아온 것은
제1세계의 구제는 물론 나아가서는 제8재해를 막기 위한
크나큰 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리앙제: 그리고 늘 인간을 따르지는 않지만
새로운 티타니아를 필두로 요정들과 인연을 맺은 것.
이것 또한 언젠가 우리에게 힘이 될지도 모릅니다…….
위리앙제: 저 개인적으로는 백성석을 만들면서 함께 익힌 요정의 지식이
조금이나마 당신께 도움이 된 것 같아 무척 기쁩니다…….
그야말로 우리의 대승……이로군요.
 

 

 

 
산크레드: 나도 말해야겠어…… 정말 고생했다, .
빛의 가호 때문만은 아니야.
네가 강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던 거야…… 역시 대단해.
산크레드: 나와 민필리아도 이제 정식으로
어둠의 전사 일행에 합류하게 해 줘.
산크레드: 두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완수해야 할 내 임무를 끝내기 위해서……
너희와 함께 싸우고 싶다.
산크레드: ……고맙다.
그럼 어서 크리스타리움으로 돌아가자.
산크레드: 율모어군이 우리를 뒤쫓아 온 걸 보니
크리스타리움과의 전투를 보류했거나
금방 결판을 냈다는 뜻일 거다.
산크레드: 그 도시라면 후자는 아니겠지만 걱정되긴 해.
게다가 계속 여기에 머물다가는
활기찬 요정들이 또 장난을 칠지도 모르잖아.
 
민필리아: 제가 율모어군에 붙잡히지만 않았어도…….
이 도시의 주민분들은 무사하실까요……?
산크레드: 우리도 예전에 이 도시에서 지낼 방을 받은 적이 있어.
떠돌이 생활이 길어서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도움이 될 것 같군.
알피노: 자, 도시의 상황은 어떨지…….
위리앙제: 흐음, 얼핏 보기에는 평소처럼 떠들썩한 것 같습니다…….
저도 볼일이 있을 때 종종 이 도시에 왔습니다만
이 활기찬 느낌은 언제 와도 참 기분을 좋게 합니다.
알피노: 다행이야…….
아직까지 크리스타리움은 피해가 없는 것 같군.
알리제: 율모어군은 우리를 쫓는 게 우선이었던 거야.
방심은 할 수 없지만 일단은 안심했어.
???: 이제야 돌아왔구만…….
영웅님이나 되시는 분이 뭐 이렇게 오래 걸렸대?
알리제: 누구야? 당신은…….
위리앙제: ……갈레말 제국의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저 얼굴이 등장하는 초상화 한 장쯤은 반드시 보게 되지요.
위리앙제: 다만…… 원래대로라면
아주 오래전에 사라졌어야 할 모습이지만 말입니다.
???: 이야, 공부를 깨나 열심히 한 모양이야?
일일이 설명을 안 해도 되니 편하네.
???: 나는 갈레말 제국의 초대 황제인 솔이자,
그 외 전란을 일으킨 여러 나라들의 중심 인물…….
???: 하지만 그 실체는……
에메트셀크: '아씨엔 에메트셀크'라고 한다.
알리제: 에메트셀크……!
그렇다면 가이우스가 말한 '원형' 중 한 명……!
산크레드: 라하브레아와 동급인가…….
그런 놈이 그냥 인사나 하겠다고 온 건 아닐 텐데?
에메트셀크: 봐라, 이 하늘을!
티끌 하나 없는 실로 건전한 모습이 아닌가!
에메트셀크: 이것 참, 정말…… 정말…………
에메트셀크: 정말 짜증난다고…….
그만 좀 해, 세계 통합이 얼마나 미뤄졌는지 알고는 있어?
에메트셀크: '빛의 범람' 이후로
제1세계는 빛…… 즉, 정체 쪽으로 기울고 있었어.
이제 거의 다 됐었다고! 아무 문제없었단 말이야.
에메트셀크: 그런데 범람을 극복하려는 인류의 눈물겨운 노력!
에메트셀크: 그것이 아주 '활기'찬 대항의 원동력이 되는 바람에
세계 통합을 이루기 위한 불균형이 살짝 부족해졌어.
에메트셀크: 그나마도 인간들이 바우스리 밑에서
게으르게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살고만 있어주면
금방 조건이 갖춰질 수 있었는데…….
 
에메트셀크: 네! 녀! 석! 이!
 
에메트셀크: 대죄식자를 쓰러뜨리는 바람에 빛이 엄청나게 줄어서
우리 계획이 말짱 도루묵이 됐다고!
산크레드: 그래? 그렇다면 위리앙제가 설명했던
재해의 구조에 대한 추론이 맞았다는 뜻이로군.
우리한테는 희소식인걸.
산크레드: ……그래서 어쩔 작정이지?
그쯤 하고 포기해 주면 고맙겠다만.
에메트셀크: 말은 그렇게 하지만 싸움을 거는 거나 다름없군.
내가 이래서 너희를 직접 상대하기가 싫었다니까…….
에메트셀크: 뭐, 나도 바우스리 편에 서서
너희를 죽일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야.
에메트셀크: 하지만 그건 라하브레아 노친네가 한 짓과 똑같잖아.
늙다리가 실패하는 꼴을 봤으면 배우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어?
에메트셀크: 그래서 아주 귀찮아 죽겠지만 내가 생각을 좀 해 봤지.
에메트셀크: 협력 관계를 맺는 거야.
에메트셀크: 너희의 대죄식자 토벌은 방해하지 않으마.
원한다면 지혜든 힘이든 뭐든 빌려주지.
알피노: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당신들은 이미 여러 번 재해를…… 세계 통합을 일으켜왔지 않은가!
알피노: 지금도 그 목적을 위해 움직이고 있을 텐데……!
에메트셀크: 물론 그건 우리의 숙원이야.
하지만 왜 그걸 바라는지 너희는 모르잖아?
에메트셀크: 상대에 대해 모르면서 무작정 주먹질을 주고받는 건
야만적이고 쓸모없는 짓이야.
한 번쯤은 냉정하게 서로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어?
에메트셀크: 불행인지 다행인지, 난 '불멸의 존재'거든.
마음만 먹으면 계획은 얼마든지 다시 세울 수 있다 이거야.
에메트셀크: 그 전에 한 번 제대로 봐도 괜찮겠다 싶더군.
당대의 영웅이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이루는지……
정말로 우리와 합의점이 없는 것인지.
에메트셀크: 그러니 너희도 똑바로 봐라.
이유도 없이 계속 증오해온 우리 아씨엔을.
에메트셀크: 그러다 보면 의외로……
서로 이해하고 손을 잡는 길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위리앙제: ……그쪽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위리앙제: 하지만 직접 오지도 않고 맹약을 맺으려 하는 건
성실함이 결여된 태도 같습니다만.
에메트셀크: 아, 그건 실례.
동포를 소멸시킨 영웅 앞이잖아.
겁이 나서 나도 모르게 몸을 좀 사렸지.
에메트셀크: 하지만 "다음번에는" 주의할게.
에메트셀크: 그럼 제군들…… 곧 다시 만나자고.
민필리아: 방금 그 사람이 아씨엔이라고요……?
산크레드한테 위험한 존재라고
듣기는 했지만…….
산크레드: ……기척은 완전히 사라진 것 같군.
위리앙제: 언젠가 아씨엔 중 누군가가 올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에메트셀크…… 원형 아씨엔이 나타날 줄은 몰랐습니다.
알피노: 서로를 알자고……? 아씨엔과……?
그 말은 모략일까, 아니면…….
알리제: 대체 뭐야, 저 녀석……!?
합의점이니 뭐니,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야……?
알리제: …………안 되겠어. 일단 침착하게 생각해야지.
수정공을 찾아가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 보고도 하고
율모어군의 동향도 확인해야겠어.
알리제: 하지만 ,
그 정도 일이라면 우리도 할 수 있어.
알리제: 대죄식자 토벌부터 힘든 일을 도맡아 한 당신은
일단 쉬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야.
아씨엔에 대해서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알리제: 그러니까 보고는 우리에게 맡기고 좀 쉬고 와.
……나중에 다시 기운 찬 모습으로 만나자.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아아, 씨.
마침 아주 잘 오셨습니다.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당신께 들어온 선물이 있어 지금 방에 두고 오는 길입니다.
곧 돌아오신다고 들었는데 진짜였네요.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곧바로 방에 가시겠습니까?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알겠습니다.
가서 선물도 확인하셔야죠.
편안히 푹 쉬십시오…….
 

 

 

 

놓여있는 메모: "강행군을 시켜서 면목이 없다.
 몸 잘 챙기고 푹 쉬도록 해"
아르버트: 수정공이 보냈나 보군…….
그 거울 같은 마법도구로 동향은 대부분 파악했겠지.
아르버트: ……극진하군.
아르버트: 이 도시 주민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걸 보니
수정공은 나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아르버트: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수수께끼가 너무 많아.
적어도 내가 살던 시대에는 없던 사람인데…….
아르버트: 범람 이후에는 나도 계속 이런 상태로 떠돌고 있어서…….
이 도시가 어떻게 생겨났고, 수정공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정보가 너와 별반 다르지 않을 거다.
아르버트: ……아무튼 지금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대상은
에메트셀크겠지.
아르버트: '빛의 범람'으로 이 세계가 무로 돌아가려 할 때……
하얀 옷을 입은 아씨엔이 우리에게 제안했었다.
살았다는 증거를 남기려면 세계를 통합할 수 밖에 없다고.
아르버트: 우리는 그걸 받아들인 건데……
사실 따지고 보면 범람이 일어난 계기 자체가
아씨엔의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었어.
아르버트: 진실을 간파하지 못하고 하라는 대로 한 우리가 잘못이지만,
아씨엔의 말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니까.
아르버트: 하지만 에메트셀크의 주장……
아무것도 모른 채로 계속 싸워선 안 된다는 말에는
나도 동의한다.
아르버트: 그저 앞만 보고 가다가 모든 것을 잃은 당사자가
여기 이렇게 있으니까 말이다…….
 
[남았던 것도 있잖아.]
 
아르버트: ……세토 말인가?
그건 뭐…… 그럴지도 모르겠군…….
아르버트: 그 녀석이 훌쩍 커서 깜짝 놀랐어.
함께 여행하던 시절에는 좀 더 작았거든.
아르버트: 심지어 격세 유전이었을 줄이야…….
메달도 그렇게 소중하게…….
아르버트: 너, 너도 초코보를 데리고 다니잖아!?
무슨 종인데? ……이, 이름은 뭐고?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아, 일어나셨군요.

수정공의 선물은 마음에 드셨나요?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피로가 풀리면 '성견의 방'으로 오시라고

동료분들께서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위병단 경비: 수정공에게 볼일이 있으십니까?

제가 '성견의 방'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알리제: 마침 잘 왔어…….

안 그래도 지금 손님이 찾아왔거든.

에메트셀크: 하아…… 아니, 왜 너까지 그런 표정인데?

곧 다시 만나자고 분명히 말했을 텐데 말이지.

에메트셀크: 편하게들 있어.

약속대로 난 너희를 방해하지 않을 거야.

그저 구경만 하러 왔을 뿐이라고.

에메트셀크: ……그야, 뭐, 이 세계로 영웅을 소환한

수정공이란 자에게 관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산크레드: 넌 우리를 지켜보겠다고 했지…….

그러다 보면 정말로 손을 잡는 길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산크레드: 하지만 여태 아씨엔이 저질러온 짓을 생각하면

우리가 네놈들과 손을 잡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에메트셀크: 성급하게 굴지 마. 그리고 일일이 따지지도 말고.

우선은 서로 관찰해 보자고 했잖아?

에메트셀크: 너희는 하던 대로 계속 대죄식자를 토벌하면 돼.

에메트셀크: 결과적으로 너에게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되면

다시 손을 내밀도록 하지…….

에메트셀크: 진실을 짊어지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상대로서 말이야.

에메트셀크: 싫으면 그때 가서 내 손을 뿌리치면 그만이야.

그리고 계속 그래왔듯이 서로 죽고 죽이면 돼.

……간단하지?

에메트셀크: 오, 이런…… 아무도 안 믿어주는 분위기네…….

이래서 평소에 잘하라는 건가 봐…….

에메트셀크: 뭐, 됐어. 여기서 아무리 말해 봤자 시간 낭비지.

지금은 그냥 기억만 해둬.

에메트셀크: 네가 들을 준비만 된다면,

언제든지 진실의 심연 속에서 얘기해 주마.

에메트셀크: 언젠가 찾아올 선택을 위해……

오랜 불멸의 존재, 오직 아씨엔만이 깨달은 이치를 하나도 숨김 없이.

에메트셀크: ……그럼 계속 애써 봐라.

지켜보는 내가 지루해서 잠들지 않도록, 알았지?

 

알리제: 뭐 하는 작자야…….

산크레드: 갈레말의 초대 황제도 연기했던 녀석이다. 말이야 유창하겠지.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되겠지만…….

산크레드: 넌 저 녀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알피노: 그래, 우리를 속일 생각이었다면

이 시점에 자신을 드러낼 이유는 없을 테니 말이네…….

알피노: 저자의 말을 따르자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아씨엔의 행동을 막을 수단도 없어.

경계는 하되, 지금은 우리의 목적을 우선시하는 게 좋겠네.

수정공: 그렇다면 다시 시작하기로 하지.

……다음 죄식자 토벌에 대해 설명할까 한다.

수정공: 그대들의 활약 덕에

일 메그 주변을 지배하던 대죄식자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수정공: 레이크랜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야.

'빛의 범람' 이후에 이룬 최대의 쾌거라 할 수 있지.

정말로…… 고맙다.

산크레드: 그렇다면 아직 빛으로 뒤덮인 주요 지역은

콜루시아 섬 주변, 아므 아랭……

그리고 라케티카 대삼림 정도군.

수정공: 그래…….

그리고 그 지역들을 지배하는 대죄식자의 본거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수정공: 그래서 이번에는 각자 분담해서 조사와 토벌을 했으면 하는데

어떤가……?

알리제: 그렇다면 내가 아므 아랭을 조사하고 올게.

그 지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으니까.

알피노: 콜루시아 섬에는 내가 가겠네.

율모어 내부는 몰라도, 도시의 바깥 지역을 조사한다면

예전 인맥을 활용할 수도 있을 걸세.

수정공: 그럼 남은 사람들은 '라케티카 대삼림'으로 가면 되겠군.

수정공: 그곳에 있는 야슈톨라와 협력해서

대죄식자를 찾아서 토벌해주었으면 한다.

민필리아: 야슈톨라 씨라면,

산크레드와 위리앙제가 말하던 마법사……?

산크레드: 그래.

야슈톨라가 대삼림에 자리 잡은 후로는

나도 자주 연락하지 못했지만.

수정공: 야슈톨라는 도무지 나를 신뢰하지 못하는 모양이더군…….

그래서 이번에도 미리 연락은 못했다.

수정공: 위리앙제,

자네는 야슈톨라를 여러 번 찾아간 적이 있지?

길 안내를 부탁해도 되겠나?

위리앙제: 알겠습니다.

신비와 어두운 기도가 가득한 그 숲으로……

제가 안내해 드리도록 하죠.

수정공: 고맙다.

그동안 나도 내 임무를 마치고 오도록 하지.

알리제: ……그게 뭐야?

수정공: 돈 바우스리가 보낸 서신이다.

이번 충돌에 대해 묻고 싶으니

율모어로 오라고 쓰여 있더군.

알리제: 잠깐만, 괜찮겠어?

아무래도 위험할 것 같은데.

수정공: 우리는 어차피 정면 충돌을 각오하고 일어섰지 않은가.

대화로 풀 여지가 있다면 오히려 환영이지.

수정공: ……하지만 난 이 탑에서 멀리 벗어나면

몸 상태가 좀 안 좋아지는 문제가 있어.

수정공: 알피노, 미안하지만 콜루시아 섬을 조사하러 가는 김에

날 보좌해줄 수 있겠나?

알피노: 그래, 물론 그렇게 하겠네!

수정공: 그럼 각자 출발 준비를 하자.

……부디 다들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다.

알피노: 예전에 콜루시아 섬에서 지낼 때도

대죄식자의 위치를 조사하지 않은 건 아니라네.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을 뿐…….

알피노: 이번에는 조사 방법을 바꿔 볼 생각이네만

성과가 있을지 장담은 못하겠어.

수정공도 보좌해야 하니 적당한 선을 지키도록 주의하겠네.

알리제: 그럼 난 아므 아랭의 어디부터 찾아봐야 하나?

아직 가 보지 않은 폐허가 몇 군데 있었으니까

거기부터 시작해 볼까…….

위리앙제: 제가 그 땅으로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는 길에 야슈톨라의 이쪽 상황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산크레드: 라케티카 대삼림은 어마어마하게 넓어.

나와 민필리아도 그 일각에서 머문 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그 거점을 방문하는 건 처음인 듯하군.

민필리아: 야슈톨라 씨…… 어떤 분일까요?

수정공: 그럼 각자 준비가 끝나는 대로 출발하도록 하지.

수정공: 라케티카 대삼림으로 가기로 한 일행은

그 전에 레이크랜드의 '좁 요새'에 들러주길 바란다.

수정공: 그곳에는 광요 교회라 불리는,

'빛의 범람'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믿었던 교회의 유적이 있어.

수정공: 지금은 드나드는 사람도 없지만……

예배당의 제단 안쪽에 어떤 석판이 놓여 있을 거다.

그걸 야슈톨라에게 선물로 가져갔으면 해.

위리앙제: 흐음…….

그럼 저희는 그 '좁 요새'에서

다시 합류하기로 하죠.

수정공: 우리도 곧 출발할 생각이다.

그 석판은 좁 요새에 있는 교회 옛터의 제단 안쪽에 있어.

야슈톨라의 마음에 들어야 할 텐데.

 

산크레드: 이 요새는 경비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겠군.

떠돌이 죄식자를 토벌하기에는 충분할지 몰라도

율모어군이 다시 침공해올 가능성도 있으니까.

산크레드: 위병의 수가 한정되어 있다면 함정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지.

때를 봐서 라이나에게 얘기해 봐야겠군…….

민필리아: 광요 교회의 폐허는 산크레드와 방랑 생활을 할 때

몇 군데에서 본 적이 있어요. 창문의 형태가 약간 귀엽답니다.

위리앙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요새의 북쪽에 라케티카 대삼림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습니다.

위리앙제: 하지만 일단 수정공의 말대로

선물로 가져갈 석판부터 찾기로 하죠.

 


 

 

 

 

(도중에 튕겨서.... 로그의 손실이 생겼습니다.)

 

산크레드: 우리가 찾는 석판이면 좋겠는데…….

민필리아: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찾으시다니 대단해요……!

 

위리앙제: 님……

말씀하신 대로 제단 안에 오래된 석판이 있었습니다.

위리앙제: 표면에 새겨진 것은 고대 롱카 문자로 보입니다.

아, 롱카는 과거에 라케티카 대삼림에

뿌리를 내렸던 문명을 말합니다…….

위리앙제: 네, 틀림없습니다……. 수수께끼와 지혜로 가득한 이 석판은

그야말로 진실의 탐구자, 야슈톨라에게 걸맞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위리앙제: 역시…… 숙련된 모험가라고 불리실 만한

놀라운 실력이십니다.

 

 

 

 

 

위리앙제: 그럼 석판을 갖고

라케티카 대삼림으로 출발하고 싶습니다만……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위리앙제: '밤의 주민'은 자기 이름을 빛에 드러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그들은 평소에 본명이 아니라 통칭을 사용합니다.

위리앙제: 보통 친족이나 조상의 이름을 쓴다더군요.

그래서 야슈톨라 역시 그들 앞에서는 다른 이름을 씁니다…….

위리앙제: 마녀 '마토야'…….

여러분도 밤의 주민 앞에서는 그렇게 부르셔야 합니다.

위리앙제: ……그럼 출발하도록 하죠.

대삼림으로 가려면 북동쪽 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경비병에게 말을 걸면 지나가게 해 줄 겁니다.

 

위리앙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이 부근입니다.

위리앙제: 라케티카 대삼림은 매우 광대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인간이 들어갈 수 없는 밀림입니다…….

위리앙제: 그중 여기 시튀아 습원은 비교적 너른 지역입니다.

그래서 '밤의 주민'이 거점으로 삼고 있기도 하죠.

에메트셀크: 네 눈앞에 땅이 펼쳐져 있다면

가서 쳐라, 그곳을 평정하라!

에메트셀크: ……아아,

내가 솔이던 시절에는 이러면서 종종 여행을 다녔는데 말이야.

에메트셀크: 가는 곳마다 나라란 나라는 모조리 정벌하고 정복했었지!

아아, 참으로 위대한 나의 갈레말 제국!

산크레드: ……넌덜머리 나는 놈이군.

에메트셀크: 너야말로 넌덜머리가 난다, 이 멍청한 놈.

구경만 하겠다는데 뭘 그리 매번 눈에 쌍심지를 켜고 그래.

에메트셀크: 그게 싫으면 몰래 숨어서 지켜봐 주랴?

일부러 모습을 드러내주는 깊은 뜻을 왜 몰라주는 걸까.

민필리아: 그럼 저희와 함께……

싸워 주시겠다는 뜻인가요……?

에메트셀크: 뭐, 마음이 내키는 데까지만?

하지만 도움이 될 거란 기대는 하지 마.

에메트셀크: 이 숲은 다소 그림자가 지긴 했어도,

본질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빛에 지배당한 땅이야.

에메트셀크: 어둠의 사도 아씨엔은 이 땅에 그냥 서있기만 해도 불쾌하거든?

그런데 여기서 싸우라니, 죽어도 싫다고.

산크레드: 따라오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

하지만 네 멋대로 행동하지는 마라.

민필리아: 괘, 괜찮아요……!

아씨엔이 나타나면 육체를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산크레드가 가르쳐줬거든요……!

산크레드: 휴우…… 저 녀석의 동향은 너도 잘 지켜보도록 해.

에메트셀크: 응? 왜 나한테 말을 걸지?

귀찮아 죽겠네, 알아서 가라니까…….

에메트셀크: 그래도 뭐, 네가 아씨엔에게 관심을 갖는 건 좋은 자세야.

어디 보자, 질문 하나 정도는 대답해 줄 수도 있어.

 

[어째서 그 모습으로...?]

 

에메트셀크: 아아, 그게 궁금했나 보군.

우리 아씨엔은 말하자면 물 같은 존재……

육체라는 건 옮겨 담을 수 있는 그릇에 지나지 않아.

에메트셀크: 그리고 빼앗은 육체를 그대로 쓰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재창조해서 자기가 원하는 형태로 바꾸는 녀석도 있지…….

에메트셀크: 난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꿔야 하는 타이밍이 오기 전까지는

최대한 같은 모습을 유지하려 하고 있거든.

이 세계의 '적당한 누군가'를 내게 익숙한 솔의 모습으로 바꿨지.

에메트셀크: 반면, 옮기는 그릇마다 거의 손을 대지 않았던 게 바로

네가 죽인 라하브레아다.

에메트셀크: 뭐…… 그 정도로 자주 모습이 바뀌다 보면

대개는 자기 자신이 무너지기 마련인데 말이지…….

참 대단한 영감이야.

더보기

에메트셀크: 응? 왜 나한테 말을 걸지?

귀찮아 죽겠네, 알아서 가라니까…….

에메트셀크: 그래도 뭐, 네가 아씨엔에게 관심을 갖는 건 좋은 자세야.

어디 보자, 질문 하나 정도는 대답해 줄 수도 있어.

 

[궁금한 것이 없다.]

 

에메트셀크: 그럼 쓸데없이 말 걸지 마!

아, 혹시 그건가? 침묵을 못 견디는 타입?

거참 성가신 영웅님이로구만…….

 

위리앙제: 에메트셀크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뜻밖이지만……

이 숲에 대한 그의 통찰은 틀리지 않다고 봐야 합니다.

위리앙제: 이곳 역시 죄식자의 위협에 줄곧 노출되어 온 땅입니다.

특히 2년 전 습격에선 처참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위리앙제: '밤의 주민'의 지도자였던 도사들도 대부분 전사하고……

자칫 궤멸할 뻔한 이 땅을 야슈톨라가 지켜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그녀를 인도자로 받아들인 것이지요…….

위리앙제: 그럼 우선 여기서 가장 가까운 '밤의 주민'의 거점……

'곤 요새'로 안내하겠습니다.

위리앙제: 2년 전 습격으로 불에 타서 무너졌지만

복구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에메트셀크: 이봐…… 그렇게 일일이 나한테 신경 쓰지 마.

빨리 하던 일이나 하라고.

위리앙제: 흐음…….

민필리아: 아무도 없나 본데요……?

산크레드: 상당히 심하게 불탔던 모양이군.

 

위리앙제: 이곳이 '곤 요새'입니다만……

아무래도 복구되지는 않은 모양이군요.

위리앙제: 그렇다면 야슈톨라는

다른 거점에 머무르고 있을 겁니다.

다른 곳을 찾아보죠.

도사 같은 청년: 지금이다, 포위해!

도사 같은 청년: 새로운 죄식자라고……!?

그냥 평범한 인간같이 생겼는데……!?

산크레드: 같은 게 아니라 너희와 똑같은 인간이다.

일단 무기부터 거두고 이야기하지.

밤의 주민으로 보이는 남자: 죄식자가 말을 하네……!?

밤의 주민으로 보이는 여자: 방심하면 안 돼, 인간을 흉내 낸 울음소리일지도 몰라……!

밤의 주민으로 보이는 남자: 이, 이봐…… 역시 인간이라는데?

에메트셀크: ……그런데 말이야.

에메트셀크: 모습을 드러내서 내가 '있다'는 사실은 알려줬잖아?

그리고 사실 난 싸울 때 도움이 안 된단 말이지.

즉, 하루종일 같이 다녀봤자 무의미하단 뜻이야.

에메트셀크: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미안하지만 벌써 귀찮아지기 시작했어.

낮잠 자기 좋은 나무 위로 가고 싶어, 응 그게 좋겠어.

에메트셀크: ……그럼, 다음에 보자.

밤의 주민으로 보이는 남자: 하, 한 명이 사라졌어!?

역시 수상해!

산크레드: 귀찮은 건 우리라고…….

???: 시끄럽군요.

……죄식자는요?

도사 같은 청년: 마토야 누님!

도사 같은 청년: 누님, 저거 정말로 죄식자 맞아?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그냥 인간 같은데…….

야슈톨라: 조금 멀리 있긴 했지만

제 눈으로 본 침입자는 강력한 빛을 띠고 있었어요.

저게 죄식자가 아니면 뭐라는 거죠?

위리앙제: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야슈톨라는 과거에 사고로 시력을 잃었습니다.

위리앙제: 대신 만물이 지닌 에테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시야 자체는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을 텐데…….

위리앙제: 마녀 마토야, 알아보시겠습니까?

접니다…… 위리앙제입니다.

야슈톨라: ……그래요, 당신이 맞는 것 같군요.

그리고 산크레드와……

말로만 듣던 이 세계의 민필리아인가요?

위리앙제: 맞습니다.

그러니 부디 무기를 거두어 주시겠습니까?

야슈톨라: 글쎄요…….

당신이 정말 위리앙제라면

옆에 함께 온 사람은 누구죠?

야슈톨라: 그…… 죄식자로밖에 보이지 않는, 빛에 잠식당한 자는요?

위리앙제: ……설마 잊으신 건 아니겠지요?

우리 '새벽의 혈맹'의 영웅을.

위리앙제: 그는 드디어 이쪽 세계로 건너와,

이미 대죄식자를 둘이나 처치했습니다.

야슈톨라: 이럴 수가…… 정말 당신인가요……?

도사 같은 청년: 누님……?

우리는 어떻게 해야…….

야슈톨라: 미안해요, 제가 착각했어요.

다들 무기를 거두세요.

야슈톨라: 환영 인사가 다소 거칠었군요, 미안하게 됐어요.

야슈톨라: 정식으로 인사하죠. 라케티카 대삼림에 온 걸 환영해요.

'밤의 주민'이 당신들을 맞이할 거예요.

민필리아: 이분이 마토야 씨…….

아름답고 강해 보이세요……!

산크레드: 오해가 풀려서 다행이야.

에메트셀크 녀석은…… 어차피 근처에 있겠지.

계속 신경은 쓰고 있는 게 좋겠군.

위리앙제: ………….

야슈톨라: 자…… 차분하게 얘기를 하려면

지금 제가 머무르고 있는 거점으로 이동하는 게 좋겠어요.

야슈톨라: 여기서 북동쪽으로 길을 따라 걸어오세요.

그러면 동굴에 다다를 테니까…… 그 앞에서 기다릴게요.

 
야슈톨라: 어때요, 길을 잃지는 않았나요?
이 숲은 천 년 넘게 산 나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요…….
괜히 길에서 벗어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야슈톨라: 그럼 저희도 안으로 들어가죠.
위리앙제: 그래요……. 지금은 이쪽 거점이
주요 주거지가 된 모양이군요.
산크레드: 일단 좀 앉을 만한 곳에 도착했군…….
민필리아: 와…… 커다란 나무의 뿌리네요……!
문 너머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야슈톨라: 똬리가지 마을.
'밤의 주민'들이 모여 사는, 비교적 규모가 큰 거점이에요.
야슈톨라: 저들은 어둠을 숭배하지만, 딱히 신을 믿지는 않아요.
몇 가지 규범에 따라 기도하며 조용히 살고 있죠.
야슈톨라: 그 규범은 빛의 범람 후,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지혜이자
마음의 안식처라고도 할 수 있어요.
야슈톨라: 청빈한 삶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곳이니,
호화찬란한 대접은 기대하지 말아줘요.
야슈톨라: 자…… 여러분이 어떻게 지냈는지도 궁금하지만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닐 것 같군요.
안쪽 방으로 가죠.
야슈톨라: 그랬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라케티카 대삼림의 대죄식자를…….
야슈톨라: 저는 지금까지 제1세계의 역사를 조사하고 있었어요.
수정공을 완전히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모든 정보를 그에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니까요.
야슈톨라: 그러다가 오게 된 이 지역도 다방면으로 조사해봤는데.
야슈톨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죄식자의 위치는 아직 몰라요.
하지만 범위를 좁힐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산크레드: ……그 말은?
야슈톨라: 수천 년 전, 이곳 라케티카 대삼림은
롱카 제국이라는 대국의 중심지였어요…….
야슈톨라: 지금도 이 지역 동쪽에 위치한 '익스 마야 숲'에는
그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해요.
야슈톨라: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그 유적이 지금까지도 보존되고 있다는 거예요.
예로부터 롱카의 수호자들이 대를 이어 지켜온 거죠…….
야슈톨라: 그녀들은 외부인의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아요.
대화의 여지도 주지 않고 쫓아내기만 할 뿐.
야슈톨라: 저도 여러 번 조사하려고 시도해봤지만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는 역시 불가능하더군요.
위리앙제: 그렇다면 익스 마야 숲……
내지는 그 수호자들의 영역에
대죄식자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야슈톨라: 그런데 때마침 수정공이 롱카의 석판을 보내왔군요.
야슈톨라: 선물이라니, 참 그럴듯한 말이군요.
만일에 대비한 저와의 협상 도구가 아니고요?
야슈톨라: ……하지만 해독해 볼 가치는 있겠어요.
그 숲에 들어갈 방법이라도 알게 되면 좋겠군요.
 
위리앙제: 미력하나마 제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야슈톨라: 고마워요.
이 석판, 만만치 않을 것 같으니까요.
야슈톨라: 그동안 똬리가지 마을을 둘러보고 오는 건 어때요?
야슈톨라: 잠시 뒤에……
'어둠의 전사'라 불리는 당신에게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 행사를 볼 수 있을 거예요.
산크레드: ……신기하군.
지금 넌 활력이 넘쳐 보여.
저쪽 세계에 있을 때보다 훨씬.
야슈톨라: 당연하죠, 전……
제 스승과 마찬가지로 세계의 성립 과정을 밝히려고 노력해왔어요.
야슈톨라: 그런데 거울 세계로 건너오다니, 다시 없을 탐구의 기회예요.
여기서 얻게 되는 지식은 하나같이 굉장히 자극적이기도 하고요.
야슈톨라: ……당신은 어때요, 산크레드?
오매불망 그리던 공주님을 만나서 행복한가요?
산크레드: 피차 이제 어린애도 아닌데, 비아냥은 그만둬.
……난 정찰하러 갔다 올게.
민필리아: 저…… 아니에요.
제가 진짜가 아니라서 산크레드는…….
야슈톨라: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 일에 핑계를 대는 건 쉬워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일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겠죠.
야슈톨라: 특히 당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은 막중해요.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을 거예요.
야슈톨라: 당신도 이곳을 둘러보고 와요.
새로운 것을 접하면 생각도 달라질지 모르니까요.
민필리아: 저는………….
위리앙제: 마녀 마토야는 이쪽에 소환된 뒤,
엄청난 기세로 크리스타리움에 있는 귀한 장서들을 독파하더니,
일찌감치 '밤의 주민'을 만나 롱카를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위리앙제: 그리고 2년 전, 대규모의 죄식자에게서 그들을 지키고 신뢰를 얻어,
이곳을 본격적인 거점으로 삼기에 이르렀습니다.
위리앙제: ……덧붙이자면, 때마침 정보를 교환하러 와 있던 저도
그 싸움을 남몰래 도와 드렸지요.
제가 이곳에 머물 이유가 없기에 조용히 떠났습니다만.
 

 

 

 

 

루나르: 앗, 누님의……!

아까는 갑자기 포위해서 놀랐지? 미안.

루나르: 난 루나르라고 해.

당신은 이름이 뭐야? 어디에서 왔어?

루나르: 오호, 크리스타리움에서!

죄식자를 조사하기 위해 누님을 만나러 왔고,

지금은 석판 해독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루나르: 그래, 알았어. 그런 일이라면 대환영이지.

그럼 이 똬리가지 마을에 대해 가르쳐 줄게.

민필리아: 저기…… 괜찮으면 저도 함께 들어도 될까요……?

루나르: 그럼, 물론이지!

마토야 누님의 손님이라면 우리한테도 소중한 손님이야.

민필리아: 감사합니다.

……'밤의 주민' 여러분은 마토야 씨를

상당히 신뢰하고 계시는군요.

루나르: 당연하지!

누님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모두

2년 전에 죽었을지도 모르니까!

루나르: 그때는 정말 많은 동료들이 죄식자에게 당했었지…….

숙련된 도사님도 목숨을 빼앗겼고 남은 거라곤 나 같은 초짜와

망연자실한 주민들 그리고 처참히 무너진 거점뿐이었어…….

루나르: 그런 상황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누님이 죄식자에게서 우리를 지켜 주고

냉정한 조언을 해 줬기 때문이야.

루나르: 누님은 어느새 우리의 중심에 있었어.

다들 무슨 일만 있으면 누님의 지혜를 구하게 되었지.

루나르: 물론 처음엔 외지인에게 '밤의 주민'의 동향을 맡기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사람도 있긴 했어.

하지만 그들도 점점 마음을 열게 되었고 게다가…….

루나르: 난 우연히 보고 말았거든.

롱카의 역사에 대해 조사하는 누님의 꼬리가 이렇게……

쫑긋하고 있는 걸!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 같더라니까.

루나르: 그걸 보고 나니 의심할 마음이

조금도 생기지 않더라고!

루나르: 방금 그 얘기는 누님한테 비밀이다, 알았지?

그럼 지금부터 똬리가지 마을에 머물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알려 주지.

루나르: '밤의 주민'은 손님에게까지 신앙을 강요하지는 않아.

다만, 우리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알고

몇 가지 규범을 지켜 주면 고맙겠어.

민필리아: 그건…… 어둠을 섬긴다는 것 말인가요……?

루나르: 그래, 한마디로 말하면 그렇지.

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

루나르: 둘 다 남쪽에 있는 작은 방으로 와 봐.

뭘 하든 간에 일단 그것부터 해야 하니까.

민필리아: 마토야 씨의 방도 그랬지만

실내는 상당히 어둡네요.

루나르: 아, 왔구나.

당신들은 줄곧 빛에 노출된 채로

여기까지 여행해서 온 거지?

루나르: '밤의 주민'은 여행에서 돌아오거나 빛이 강한 곳에 다녀오면

이렇게 어두운 곳에 놓인 항아리의 물을 몸에 뿌려서

빛을 몰아내.

루나르: ……안타깝게도 죄식자가 되는 걸 방지하는 효능까진 없지만.

앞으로 똬리가지 마을의 주민과 어울리기 위해서는

이건 해두는 게 좋아. 그럼 다들 환영해줄 거야.

루나르: 자, 당신들에게도 뿌려 줄 테니까

내 앞에 '무릎'을 꿇어 볼래?

루나르: 자, 끝났다.

당신들 안에 있는 여분의 빛을 몰아냈어.

민필리아: 확실히 뭔가 신기한 기분이에요.

개운하기도 하고…… 가벼워진 것도 같고……

마음을 다잡게 되는 느낌이에요…….

민필리아: 이건 특별한 물인가요……?

루나르: 우리 도사들의 기도를 담은 물이긴 해.

기도를 통해 아주…… 지극히 적기는 하지만

물이 어둠의 성질을 띠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

루나르: 뭐? 따가웠다고……?

그렇게 이상한 물은 아닌데.

민필리아: 저도 불쾌한 느낌은 없었는데요…….

루나르: 흐음, 지극히 적다 해도 어둠의 성질이 있어서

죄식자에게 이걸 뿌리면

일시적으로 괴로워한다고는 하던데…….

루나르: 설마…… 당신……

누님의 착각이 아니라 진짜로 죄식자였어?

루나르: 아, 미안. 농담이 영 별로였네.

물이 너무 차가워서 그렇게 느낀 거 아닐까?

루나르: 자, 이제 준비는 다 끝났으니

똬리가지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와.

분명 이것저것 많이 가르쳐 줄 거야.

루나르: '밤의 주민'끼리는 특별한 인사말과 몸짓으로

자신이 적이 아니라 동포라는 것을 나타내는데……

여행자를 위한 인사말은 따로 있어.

루나르: '아진투타'…… 롱카어로 '좋은 밤 보내길'이라는 뜻이야.

이걸 사용하면 '밤의 주민'이 인정한 손님이라는 걸

나타낼 수 있지.

루나르: 인간과 체격이 비슷한 죄식자나

밀렵꾼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보니 그래.

내가 누군지 판별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중요한 일이야.

민필리아: 저기…… 저는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 적이

거의 없는데…… 괜찮을까요……?

루나르: 괜찮아, 괜찮아!

일단 '아진투타'라고 말을 걸면 나머지는 술술 풀릴 거야.

루나르: 그럼 난 여기서 기다릴 테니까

모두에게 인사하고 오도록 해!

 

조용한 노파: ………….

 

조용한 노파는 싱긋 웃으며

다정하게 악수해 주었다.

 

조용한 노파: ………….

 

 

본디아: 어머, 누구지……?

 

본디아: 어머나, 안녕? '밤의 주민'의 손님이구나.

씩씩하게 인사해 줘서 고마워.

본디아: 근데 좀 더 조용히 말해도 괜찮아.

우리는 규범에 따라 평소에는 되도록 조용하게 지내거든.

어둠 속 고요함에 귀를 기울이는 마음으로 말이야.

본디아: 덕분에 숲의 이변이나 죄식자의 기척도

재빨리 알아챌 수 있지.

 

 

아스게이르: 뭐, 뭐야…… 외지인인가……!?

 

아스게이르: 아아, 손님이구나!

그 인사말을 쓰는 걸 보니 한동안 여기에 머물거나

앞으로도 이 숲을 드나들 생각이겠지?

아스게이르: 그럼 독에 대한 내성을 높이는

특제 약차를 마시도록 해.

이 숲에는 독성이 있는 식물이나 생물이 많거든…….

 

루나르: 모두에게 인사하고 왔어?

민필리아: 아, 씨……!

저기, 저기, 저……!

민필리아: 용기를 내어서 몇 분께 '아진투타'라고 말해 봤어요.

그랬더니 다들 다정하게 말을 걸어 주셨어요……!

가슴이 콩닥거렸지만 아주 즐거웠어요……!

민필리아: '밤의 주민'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는데……

이들의 신앙은 마토야 씨 말대로

살기 위한 지혜 같은 느낌이었어요.

민필리아: 그걸 제가 직접 느낀 것이 정말 기뻐요.

……아직 약간…… 긴장이 가시진 않았지만요…….

 


 

 

 

루나르: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왔나 보군.

잘했어, 잘했어!

루나르: 일단 이곳 안내는 이 정도로 끝낼까 하는데……

더 알고 싶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주민들에게 물어봐.

루나르: 이제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잖아!

루나르: ……아, 맞다.

한동안 여기에 머물게 될지도 모르니까

식사와 잘 곳을 준비해 두는 게 좋겠지?

루나르: 누님의 손님이니까 돈을 받지는 않을 거지만……

혹시 시간이 있으면 좀 도와줄래?

 

[물론이지.]

 

루나르: 오, 아주 믿음직스러운데?

그럼 사양 않고 부탁하겠어.

루나르: 마침 저쪽 웅덩이에 샘물이 고여 있어.

그걸 퍼서 광장 옆의 밭에다 물을 줬으면 해.

민필리아: 저, 저도 할게요!

저도 돕고 싶어요!

루나르: 그래, 알았어. 둘이서 하면 금방 끝날 거야.

항아리를 써도 되니까 한 사람이 샘물을 담고

나머지 한 사람이 밭까지 옮기면 되겠네.

루나르: 물을 다 주면 밭 근처에 있는

'에르사벨'에게 보고해줘.

루나르: 그럼 난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올게.

잘 부탁한다.

민필리아: 제가 항아리를 가져와서 물을 담을게요……!

민필리아: 씨, 적당한 크기의 항아리를 찾았어요!

그런데…… 살짝 금이 가 있어서

최대한 빨리 옮겨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민필리아: 그럼 샘물을 담을게요.

민필리아: 고생하셨어요.

밭에 물은 다 주셨나요……?

민필리아: ……아, 한 번 더 운반해야 하는군요.

알겠어요, 금방 담아 드릴게요!

에르사벨: 아까 인사하러 다니던 손님이네?

나한테 무슨 볼일이야?

에르사벨: 어머나, 밭에 물을 줬구나……!

금방 알아채지 못해서 미안해.

그리고 정말 고마워.

에르사벨: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토디아라고……

도와주던 아이가 있었는데 세상을 떠났거든…….

에르사벨: 지금은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일을 도와주고 있는데

설마 손님한테까지 도움을 받게 될 줄은 몰랐어.

민필리아: 저기, 그렇다면……

더 도와 드릴 일은 없나요……?

에르사벨: 아니야, 밭에 물만 주면 끝이야.

우리 밭은 그렇게 많지 않거든.

필요 이상으로 많이 만들지 않는 것도 규범 중 하나야.

민필리아: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민필리아: 저기…… '밤의 주민' 여러분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터전을 옮길

생각은 안 해 보셨나요……?

에르사벨: 후후, 하긴…….

당신처럼 앞날이 창창한 사람한테는

이상할지도 모르겠네.

에르사벨: ……있잖아, 아가씨.

'밤의 주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

민필리아: 음…… 제가 알기로는…… '빛의 범람' 직후에

고향을 잃어 갈 곳이 없던 사람들이 시초였다고…….

민필리아: 처음에는 집회 때만 모이던 사람들이

몇 년 후에는 본격적인 공동 생활을 하기로 결정하고

라케티카 대삼림으로 들어갔다고…… 책에서 그렇게 읽었어요.

에르사벨: 하핫, 공부를 열심히 했나 보구나.

역사상으로는 그게 맞아.

에르사벨: 하지만 실제로는 그곳에 사람의 마음이 있었어.

그 마음이 흐름을 만들고 역사를 만들어 온 거야.

에르사벨: 처음에 '밤의 주민'이 된 사람들은

눈앞에서 무참히 사라진 사랑하는 사람과 고향의 모습을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지울 수 없었어.

에르사벨: 범람 이전에도 많은 신앙이 있었지만 그중 어느 것도

빛에 삼켜지거나 죄식자가 되어 죽은 사람의 영혼이

어떻게 되는지 설명하지 못했지.

에르사벨: 그래서 사람들은 현재를 위한 신앙……

즉, 생명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했어.

에르사벨: 생명은 그 마지막 순간, 어둠에 도달하지…….

에르사벨: 그렇다면 세상을 떠난 사람은 모두 어두운 하늘바다로

간다고 믿는 거야. 지금은 빛에 뒤덮여 보이지 않지만

그들의 영혼은 그곳에서 어둠 속을 떠 다니고 있을 거라고.

에르사벨: 그래서 지상에 있는 우리는 기도를 올려.

그곳으로 간 영혼들이 평안하기를……. 그리고

그들을 품은 어둠이 언젠가 이별을 슬퍼하는 이들에게로 돌아오기를.

에르사벨: 그런 우리의 마음과 험준한 밀림을 개척하기 위한

지혜를 한데 모아 우리는 규범을 만들어왔어.

민필리아: ……'밤의 주민'은 따뜻한 마음과 함께 있군요.

에르사벨: 그렇게 말해 주니 기뻐!

따뜻한 건지 겁이 많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에르사벨: ……알지? 이 세계는 이미 다 망가져서

살아갈 이유도, 용기도 쉽게 잃게 되잖아?

에르사벨: 그래도…… 우리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 이 생명이

마지막에 어딘가로 가게 된다면……

조금 더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에르사벨: 그래서 우리는 편안한 삶보다도

누군가와 함께 계속 기도하며 살고 싶은 거야.

민필리아: ……살아 있었다는 증거………….

 


 

 

 

 

루나르: 오, 밭에 물은 다 줬어?

루나르: 그래, 고마워.

우리도 당신들의 식사와 잘 곳도

문제없이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아.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루나르 씨, 큰일이야……!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떠돌이 죄식자가 나타났어.

아마…… 인간을 죄식자로 만들 수 있는 놈 같아……!

루나르: 구체적인 위치는……!?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남쪽의 수풀 안이야.

다행히 똬리가지 마을의 존재는 아직 모르는 것 같아.

루나르: ……그럼 굳이 우리가 먼저 접촉할 이유는 없겠군.

모두에게 그 녀석이 떠날 때까지 외출하지 말라고 전달하고

최대한 조용히 넘어가 보자.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알았어…….

하지만 그렇게 되면 토디아의 유품이…….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장례식 전에 적어도 토디아의 명명석만은

되찾아 오고 싶었는데…….

루나르: 아아…… 그래서 넌 토디아가 공격당한

남쪽의 수풀까지 찾아갔던 거로군……?

민필리아: 저기…… 죄식자를 쓰러뜨리지 않아도 되나요……?

루나르: 그래…… 그냥 졸개라면 전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들을 죄식자로 만들 가능성이 있는 놈이라면

전투 자체를 피하는 게 최선이니까.

민필리아: 하지만 방금 '유품'이라고……

무슨 사정이 있는 건 아닌가요……?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얼마 전 그 남쪽 수풀에 들풀을 캐러 갔던,

토디아라는 동료가 죄식자에게 습격을 당했거든…….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우리가 달려갔을 때는 이미

유품이라고 할 만한 물건은 남아 있지 않았는데

그녀가 하던 목걸이의 가죽 끈이 끊어진 채 떨어져 있더라고.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원래 그 목걸이에는 명명석이라고……

'밤의 주민'이 태어나 이름이 지어질 때 받아서

평생 지니고 다니는 특별한 돌이 달려 있거든.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그래서 곧 다가올 토디아의 장례식 전에

어떻게든 그 돌만이라도 찾아주고 싶었는데…….

민필리아: ……그 돌을 찾아오는 역할을

제게 맡겨 주실 수 없을까요……?

민필리아: 빛의 가호…… 아, 저기……

저는 죄식자로 잘 변하지 않는 체질이에요…… 그러니까……!

루나르: 그러고 보니 누님이

당신을 '민필리아'라고 부르던데……

혹시 진짜 지금의 '민필리아'야?

루나르: 이럴 수가……

그렇다면 정말 부탁해도 될까……?

하지만 이렇게 작은 아이인데 괜찮을지…….

민필리아: 못 미더우실지도 모르지만 저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신앙이 훌륭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제가 할 수도 있는 일이라면 해보고 싶어요.

루나르: ……알았어.

하지만 무리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위험해지면 우선 자기 자신부터 지켜.

민필리아: 씨, 전 다녀올게요.

저기…… 만약 그 사이에 산크레드가 돌아오면…….

 

[민필리아 혼자 가게 할 수는 없어.]

 

민필리아: 감사합니다……!

잘 지도해 주세요……!

루나르: 토디아의 명명석은 짙은 녹색 비취야.

부디…… 정말로 조심해라.

 

루나르: 정말로 무리하면 안 돼.
토디아의 명명석을 찾게 되면 물론 기쁘겠지만
그만큼 당신들도 무사하기를 바라고 있어.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설마 그 '민필리아'가 왔을 줄이야…….
미안하지만 부탁한다……!
민필리아: 이 근처가 맞는 것 같은데요…….
민필리아: 찾았어요, 죄식자예요……!
민필리아: 죄식자는 둘인 것 같아요…….
민필리아: 계속 저기에 있다면
들키지 않고 돌을 찾기는 어렵겠어요…….
죄식자부터 먼저 쓰러뜨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민필리아: 저기…… 장소가 비교적 넓은 편이긴 해도
소란을 피우면 공격해 올 짐승도 많으니까
싸울 수 있는 장소는 한정적일 것 같아요…….
민필리아: 그러니까 저와 씨가
각자 죄식자를 하나씩 유인해서
서로 떨어진 곳에서 싸우는 게 좋지 않을까요…….
민필리아: ……네!
그럼 그 작전으로 가도록 해요.
민필리아: 아…… 씨…….
이쪽 죄식자는 쓰러뜨렸어요………….
민필리아: 그런데…… 조금 다쳤어요…….
저 혼자 쓰러뜨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손이 떨려서
정말…… 이럴 생각은…….
민필리아: 으윽…… 전 괜찮아요……!
토디아 씨의 명명석을 찾아보기로 해요.
민필리아: 비취……라고 했죠?
저는 저쪽 덤불을 보고 올게요.
민필리아: 비취 명명석은 찾으셨나요……?
민필리아: 앗, 그건……!
그분들이 말했던 것과 똑같네요.
분명 토디아 씨의 명명석일 거예요.
 
민필리아: …… 씨는 정말 굉장해요.
물건도 잘 찾고 전투도 잘 하고 어둠을 되찾는 일도 그렇고……
못하는 게 없는 것 같아요…….
민필리아: 영웅은 그저 강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곁에 있으면 기운도 나고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민필리아: 그건 제가 아무리 무술을 갈고닦아도 될 수 없는 것……
같은 가호를 지니고 있다 해도 저는
당신도, 민필리아도 대신할 수 없어요…….
민필리아: 아……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민필리아: 그럼 어서 똬리가지 마을로 돌아가요.
장례식 전에 루나르 씨께 비취 명명석을 드려야죠……!
 
민필리아: 아…… 산크레드…….
산크레드: ……뭐지, 죄를 지은 듯한 그 표정은?
루나르: 아아, 다행이다! 당신도 무사했구나!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얼마나 걱정했다고.
루나르: ……이, 이건!
틀림없어, 토디아의 명명석이야……!
루나르: 아아…… 정말 고마워……!
덕분에 정식 절차대로 장례식을 치를 수 있겠어.
루나르: 이 명명석은 가호의 기도를 담은 부적인데
동시에 '밤의 주민'의 묘비 역할을 하기도 해.
루나르: 죄식자에게 잡아먹히면 몸은 남지 않아…….
그래서 각자 다른 돌을 지니고 살다가
세상을 떠날 때 유해를 대신해 명복을 비는 거지.
루나르: 당신들도 무사히 돌아왔고,
이렇게 토디아의 명명석도 찾았어.
이제 아무 걱정 없이 토디아의 장례식을 치를 수 있겠어.
 

 

 

 

루나르: 괜찮으면 당신들도 참석해 줄 수 있을까?

이 돌을 찾아 준 사람이니 유족들과 '밤의 주민'들도 기뻐할 거야.

루나르: ……그럼 난 장례식 준비를 하러 갈게.

민필리아에게도 참석해 달라고 전해줘.

루나르: 장례식은 남쪽에 있는 '지암소'에서 하기로 했어.

안에 누군가 있을 테니까 말을 걸면 안내해 줄 거야.

산크레드: ……뭐지, 죄를 지은 듯한 그 표정은?

민필리아: 산크레드,

저…… 있잖아요, 똬리가지 마을에 계신 분들이

저한테 '밤의 주민'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주셨어요……!

민필리아: 그리고 씨와 함께

죄식자를 퇴치하고 유품도 찾았어요…….

제 마음대로 돌아다니긴 했지만 그래도……!

산크레드: ……과 함께 있었다면 상관없어.

하지만 상처는 제대로 치료하도록 해.

민필리아: 앗…… 제가 다친 건 어떻게 알았어요……?

산크레드: 그보다 이 할 말이 있나 본데?

민필리아: 죄, 죄송해요……!

무슨 볼일이 있으신가요……?

민필리아: 토디아 씨의 장례식에 참석을…….

민필리아: 알겠어요.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꼭 참석하고 싶어요.

시간 맞춰 '지암소'로 갈게요.

조용한 노파: ………….

 

야슈톨라: 우리도 이 자리엔 빠질 수 없어서요.
……옆자리, 괜찮나요?
루나르: 그럼 시작하자.
루나르: ……우리의 친구, 토디아.
빛에 상처입지 않은 진정한 이름은 미니느.
그녀를 위해 기도를 올립니다…….
루나르: 그대의 생명을 어두운 하늘 바다로 돌려보내리.
루나르: 고난은 땅에 있는 우리와 함께할지니.
그대가 가는 길에 슬픔과 두려움은 없으리라.
루나르: 어두운 바다는 가득 채워지리라.
평온한 고요와 따뜻한 자애,
그리고 그대를 추억하는 우리의 기도로…….
야슈톨라: 이들에게는 저것이 밤하늘이에요.
아직은 까마득한 하늘 바다…….
루나르: 부디 이 생명을 어두운 하늘 바다로 데리고 가주시옵소서.
밤의 사자, 어둠의 전사여…….
야슈톨라: 장례식 준비도 도와줬다고 들었어요.
정말 고마워요.
야슈톨라: 각지에 전해 내려오는, 어둠의 전사에 관한 전설…….
그 뿌리가 바로 '밤의 주민'의 기도라고 해요.
야슈톨라: 토디아는 참 기도를 열심히 하는 아이였거든요……
어둠의 전사라 불리는 당신이
유품을 찾아주고 마지막을 함께해줘서 기쁠 거예요.
민필리아: 정말로 혼을 데리고 가는 건 아니어도……
이곳 사람들이 진정한 밤하늘을 보게 된다면
틀림없이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민필리아: 기도가 이루어졌다는 것,
살아 있었다는 증거가 밤하늘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요…….
민필리아: 그러니까…… 그 전설이 아주 거짓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대죄식자를 쓰러뜨려서 모두에게 밤하늘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민필리아: 아…… 죄송해요…….
멋대로 나서서…….
산크레드: ……아니, 좋은 결심이야.
'밤의 주민'에게도 밤하늘을 보여 주자고.
야슈톨라: 그렇다면 마침 잘됐군요.
사실은 그 석판에서 유력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야슈톨라: 처음 안내했던 방으로 모여 주세요.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어요.
산크레드: ……설마 이 녀석이 그렇게 확고하게
목표를 이야기할 줄이야.
산크레드: 모처럼 큰 결의를 보여 줬으니
마녀 마토야 님이 말하는 의미 있는 정보가 뭔지
한 번 들어 보도록 하자.
민필리아: 그 석판에 대체 어떤 정보가……?
위리앙제: 똬리가지 마을을 산책하면서 기분 전환이 되신 것 같군요.
그럼 저희의 해독 결과도 보고하겠습니다.
야슈톨라: ……다 모이셨군요.
그럼 지금까지 석판을 해독한 결과를
여러분께도 공유할게요.
 

 

 

 

야슈톨라: 자…… 우선 이 석판이 '무엇'인지부터 얘기해야겠군요.

야슈톨라: 이건 롱카 제국 시대 말기에

당시 황제의 명령으로 기록된 석판이 틀림없어요.

야슈톨라: 롱카 제국 말기는 주변 국가들과 전쟁이 끊이지 않아

영토를 계속해서 빼앗기기만 하던 때였죠…….

상당히 힘든 시대였을 거예요.

야슈톨라: 상황이 그렇다 보니 황제는 동맹국에 지원을 요청했어요…….

이 석판은 그 탄원서의 일부더군요.

민필리아: 지원을 요청하는 탄원서…….

그것이 저희가 익스 마야 숲에 들어가기 위한

단서가 될 수 있나요……?

위리앙제: 네…… 이 석판은 가장 '정답'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위리앙제: 황제는 지원 요청과 더불어

'롱카의 동맹자임을 증명하는 방법'을

이 석판에 기록한다고 했습니다.

위리앙제: 그 부분을 해독해서 실천에 옮기면

롱카의 수호자들과 협상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야슈톨라: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그 다음의 중요한 부분을 해독하기에는

롱카어 자료가 부족해요.

야슈톨라: 그래서 저는 롱카어 문장을 비교적 연구가 진행된

고대 노르브란트어로 번역한 비문이 있는,

'대화의 비석'을 보러 갈 생각이에요.

민필리아: 그건 먼 곳에 있나요……?

야슈톨라: 아니요, 같은 시튀아 습지인걸요. 거리는 가까워요.

다만 그걸 보관 중인 사람들이 문제인데…….

야슈톨라: '늘어둠의 총아'…….

원래는 '밤의 주민'이지만 신앙을 독자적으로 해석해서

과격한 행동을 일삼는 위험한 일파죠.

야슈톨라: '대화의 비석'은 그들의 근거지에 보관되어 있어요.

야슈톨라: 물론 저도 뒤처지진 않겠지만……

비문을 조사하려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당신과 산크레드가 잠입을 도와주면 좋겠어요.

산크레드: 이번만큼은 '저도 갈게요'는 안 통해.

전에 잠입은 인원수가 적을수록 좋다고 가르친 거 기억하지?

민필리아: ……네, 이번에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모두들 조심하세요…….

산크레드: 민필리아를 부탁한다.

그리고 아까 입은 상처도 살펴봐 줘.

야슈톨라: 그럼 당장 출발하도록 하죠.

똬리가지 마을에서 모든 준비를 끝낸 후에 마을 밖에서 모여요.

북쪽으로 조금 가면 갈림길이 있으니까 거기서 봐요.

민필리아: 다녀오세요…….

다친 곳은 치료하고 있을게요……!

위리앙제: 저도 해독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기존 자료를 정리해 두겠습니다.

부디 조심하시길…….

 

산크레드: 난 완벽하게 준비됐어.

야슈톨라: 와 줘서 고마워요.

목적지는 여기보다 북쪽에 있는

'늘어둠의 총아'의 거점이에요.

야슈톨라: ……하지만 곧바로 가진 않을 거예요.

바로 앞 '서기의 나무동굴'에 동료 경비원이 있으니

일단 거기서 근황을 들어 보도록 하죠.

야슈톨라: 이동할 때는 조심하도록 해요.

'늘어둠의 총아'가 배회하고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야슈톨라: 그들은 죽음을 최고의 어둠이라고 믿고 있어요…….

그래서 스스로 목숨을 버려야만 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고

다른 사람을…… 회개라는 구실로 습격도 하죠.

야슈톨라: 습격당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면서 계단이 있는 쪽 길로 가요.

나무동굴 부근으로 가면 경비원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밤의 주민 경비원: 휴우…… 덕분에 살았어…….

그런데 당신은……?

야슈톨라: 다행이에요…… 무사했군요.

산크레드: 우리도 오다 보니 수상한 기척이 느껴지더군.

살짝 유도했더니 살기 어린 '늘어둠의 총아'가 공격해왔어.

밤의 주민 경비원: 아, 마토야 님의 일행이었군…….

이거 미안하게 됐네…… 내가 실수를 했어.

밤의 주민 경비원: 요즘 들어 '늘어둠의 총아'들의 움직임이

아무래도 이상해서 알아보려다가……

너무 깊이 들어가는 바람에 오히려 쫓기는 신세가 됐어.

야슈톨라: 이상한 움직임이라……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밤의 주민 경비원: 그놈들이 죽음이라는 어둠에 다가가는 수단이라면서

숲속 생물에게서 모은 독을 독자적으로 조합하는 건 알지?

밤의 주민 경비원: 그중에서도 독거미는 교배와 육성부터 시작하는 것 같아.

밤의 주민 경비원: ……그런데 요즘 들어 그 사육이 지나치게 활발해.

마치 뭔가 큰 계획을 준비라도 하는 것처럼…….

산크레드: ……짐작 가는 부분이 있어?

야슈톨라: 안타깝지만 없어요…….

하지만 '늘어둠의 총아'는 '밤의 주민'을 눈엣가시처럼 여겨요.

우리를 노리고 어떤 계략을 꾸며도 이상한 일은 아니죠.

야슈톨라: 그래도…… 그렇네요…….

독거미에 열중하고 있다면 그걸 역으로 이용해서

그들의 거점에 쉽게 잠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야슈톨라: 독거미의 천적은 벌이에요.

벌을 산 채로 잡아서 독거미 사육장에 풀면

'늘어둠의 총아'는 허둥대며 해결책을 마련하려고 소란을 피우겠죠.

야슈톨라: 그 틈을 타서 몰래 들어가면…….

산크레드: 나쁘지 않군.

벌을 산 채로 잡으려면 벌집 근처에 연기를 피워서

기절시키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긴 한데…….

산크레드: 혹시 연기를 피울 만한 도구가 있나?

그리고 커다란 자루도 필요한데.

밤의 주민 경비원: 이 앞의 오두막 안에 수제 연막탄이 있어.

포대 자루도 잔뜩 있으니까 마음대로 가져가.

산크레드: 그래, 고맙다.

산크레드: 잘 들어, 이렇게 하자…….

거대한 벌집을 찾으면 일단 수제 연막탄을 사용해.

그리고 벌이 기절하면 벌집까지 통째로 포대 자루에 담는 거다.

산크레드: 물론 기절하지 않고 벌집에서 튀어나오는 놈들도 있겠지.

커다란 포대를 사용하기 전에 그놈들부터 해치우는 걸 잊지 마.

……그럼 각자 2포대씩 갖고 흩어져서 모아 오자.

밤의 주민 경비원: 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일단 똬리가지 마을로 몸을 피하는 게 좋겠군.

당신들도 몸조심해…….

산크레드: 이쪽은 성과가 좋다.

숲속에서의 생존이라면 좋든 싫든 경험이 많거든……

벌레를 상대하는 법에도 익숙해졌어.

야슈톨라: 어서 와요.

경비원은 만약을 위해 똬리가지 마을로 돌아갔어요.

떠나면서 당신에게 다시 감사 인사를 전했고요.

야슈톨라: 그래서…… 저와 산크레드는 2포대씩 벌집을 모았는데

당신도 벌집을 찾았나요?

야슈톨라: 역시 훌륭하군요.

이렇게 많은 벌을 독거미 사육장에 풀어놓으면

'늘어둠의 총아'도 큰 혼란에 빠질 거예요.

야슈톨라: 자, 기절한 벌이 다시 깨어나기 전에

그들의 거점으로 가도록 하죠!

 

 


 

 

산크레드: 어서 출발하자.

포대 자루의 입구는 단단히 묶었지만

도중에 벌이 탈출이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야슈톨라: '늘어둠의 총아'의 거점은

여기보다 서쪽에 있는 '맺어진 서약'이에요.

야슈톨라: 경비원의 말에 따르면 입구와는 별개로

독거미 사육장으로 이어지는 환기구가 있대요.

벌을 들여보내려면 그곳을 사용하는 게 좋겠어요.

야슈톨라: 환기구의 위치도 설명을 들었으니 안내할게요.

지금 가는 길도 계속 조심하도록 해요.

산크레드: 유독 탁 트인 곳이로군…….

빨리 일을 끝내는 게 좋겠어.

야슈톨라: 보세요, 저게 독거미 사육장으로 이어지는 환기구예요.

산크레드: ……흐음, 약간 거리가 있지만

자루를 던져 넣을 수는 있겠군.

산크레드: 자루의 입구를 느슨하게 해 두면 깨어난 벌이

일제히 사육장 안으로 들어가겠지.

산크레드: 그럼 내가 다녀올게.

산크레드: 전부 무사히 던져 넣었어.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늘어둠의 총아의 비명: 으, 으악! 벌이다! 벌이 들어왔잖아!?

늘어둠의 총아의 비명: 빨리 잡아!

거미한테 피해가 가면 안 돼!

늘어둠의 총아의 비명: ……앗…… 으, 으아악……!

점점 더 많이…… 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지……!?

다들 집합해! 벌을 쫓아내라!

야슈톨라: 작전이 성공한 것 같아요.

이 틈을 타서 맺어진 서약에 잠입하도록 하죠.

야슈톨라: 만약 남아 있는 '늘어둠의 총아'와 맞닥뜨리면

미안하지만 강행 돌파하기로 해요.

산크레드: 그럼 너와 야슈톨라는 먼저 가라.

난 너희가 전투한 흔적을 없애면서 뒤따라가도록 하지.

산크레드: 기회를 봐서 적당한 곳에서 소란을 피우며 시선을 끌게.

야슈톨라가 비문을 조사하는 동안 네가 호위를 맡아.

야슈톨라: 오늘은 믿음직스러운 기사님이 두 분이나 계셔서 든든하네요.

산크레드: 난 음지에서 활약하는 역할이지만 말이지.

야슈톨라: 어머, 그것도 어둠의 전사 일행다워서 좋군요.

……그럼 잠입을 시작해 볼까요?

산크레드: 난 나중에 너희를 뒤따라가마.

야슈톨라의 호위를 잘 부탁한다.

야슈톨라: 수경이 있는 걸 보니

여긴 '늘어둠의 총아'가 기도하는 곳이군요…….

야슈톨라: 기도에 필요 없는 물건은 여기다 두진 않았을 거예요.

좀 더 안으로 들어가 보죠……!

야슈톨라: 찾았어요……!

이게 찾고 있던 '대화의 비석'이에요.

야슈톨라: 저는 서둘러 석판 해독에 필요한 말을 조사해 볼게요.

그동안 당신은 입구 쪽에서 망을 봐 주세요.

그리고…….

야슈톨라: 만약 적이 나타나지 않을 것 같으면

여기 있는 벽화를 살펴봐 주시겠어요?

야슈톨라: 제가 '봤을' 땐 전부 고대의 그림……

'늘어둠의 총아'가 그린 그림은 아닌 것 같아요.

야슈톨라: 지금부터 롱카의 수수께끼에 도전할 거잖아요.

지식은 최대한 많이 확보해 두는 편이 좋죠.

……그럼 잘 부탁해요.

야슈톨라: 이 롱카 문자는…… 이런 뜻이구나…….

그렇다면…….

 

벽화 관찰을 시작합니다.

벽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찾아, 좌클릭으로 확인하세요!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는 벽화다.

가운데에 있는 사람이 무기를 들고 있다.

 

검은 짐승이 쓰러져 주위 사람들이 기뻐하는 듯하다…….

 

꽤 오래되어 보이는 벽화다.

많은 사람들이 왕좌에 앉은 인물을 알현하고 있다…….

 

조금 오래되어 보이는 벽화다.

소용돌이치는 어둠과 대치하는 몇 명의 사람이 그려져 있는데,

 

가운데 부분이 무참하게 긁혔다…….

 

야슈톨라: …………?

무슨 일이죠?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이쪽 조사는 시간이 더 걸려요.

 

아르버트: 각기 다른 시대의 영웅을 그린 거라더군.

신화 시대, 롱카 시대…… 그리고…….

아르버트: 옛날, 내가 살아 있던 시절.

이 동굴에 틀어박혀서 벽화를 연구하던 녀석이 있었다.

아르버트: 녀석한테 몇 가지 의뢰를 받았는데,

짐승을 처치하거나 식재료를 구해다 달라는 거였지……

특이한 녀석이었지만 금방 친해졌다.

아르버트: 녀석 말로는, 이름도 모를 아주 예전 시대에

누군가가 제일 처음 그렸을 거라더군.

자신들을 이끄는 영웅의 그림을.

아르버트: 그 뒤로 오랜 세월이 흘러

롱카 시대에 그 그림을 발견한 누군가가

그 옆에 자신들의 영웅을 그렸다는 거야.

아르버트: '그러니까 너희가 언젠가

세상에 이름을 떨치는 영웅이 되면

그 모습을 이 옆에 그려야겠어!'

아르버트: 그렇게 말하고는 활짝 웃더군.

잔심부름만 잔뜩 시키면서 농담도 지나치다 싶었는데.

아르버트: 저건…… 아마 나와 내 동료들의 모습일 거다.

녀석이 정말로 그렸을 줄이야…….

아르버트: '빛의 범람' 이전이었을까…… 이후였을까…….

지운 흔적도 차라리 그 녀석이 한 거면 좋겠어.

그게 더…….

아르버트: 너의 싸움은 미래에 어떻게 전해질까?

 

야슈톨라: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제 작업은 끝났어요.

어서 철수하죠.

야슈톨라: ……왜 그러죠?

어쨌든 여길 나가야 해요.

밖에서 산크레드와 합류하도록 해요.

산크레드: 너희도 무사했구나.

……그렇다면 내 유인 작전이 조금은 도움이 되었나 보군.

야슈톨라: 이 근처까지 왔으니 이제 괜찮아요.

두 분 덕분에 무사히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어요.

야슈톨라: ……아, 벽화 쪽은 어땠나요?

뭔가 흥미로운 그림이 있었나요?

야슈톨라: 영웅의 초상……?

신화 시대와 롱카 시대와 범람 직전의…….

야슈톨라: 놀라워요…… 이런 종류의 일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관찰력을 갖고 있군요.

박물진열관 같은 곳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왔나요?

야슈톨라: 아무튼 지금 당장 활용할 만한 지식은 아닐지라도

당신이 꼭 봐야하는 그림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둠의 전사'라는 새로운 영웅이 되려는 사람이니까요.

 


 

 

 

야슈톨라: 그럼 여기서 오래 머무는 것도 위험할 테니

똬리가지 마을로 돌아가도록 하죠.

야슈톨라: 도와줘서 고마워요.

저는 돌아가면 바로 석판 해독을 계속할 테니

두 사람은 좀 쉬도록 해요.

야슈톨라: 루나르에게 말하면 식사와 잘 곳을

친절하게 안내해 줄 거예요.

그럼 나중에…… 반드시 좋은 소식을 갖고 갈게요.

루나르: 아앗, 당신도 무사히 돌아왔구나!?

나 참, 말도 없이 맺어진 서약에 갔다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루나르: 나무동굴의 경비원한테 그 얘길 듣고

정말 많이 걱정했다니까.

그런데 누님은 돌아오자마자 방에 틀어박혀 있고…….

루나르: 휴우…… 뭐, 누님은 늘 그러긴 하지만.

무사하니까 됐다고 치자.

루나르: 자, 당신들도 무사히 돌아왔고,

순찰을 떠난 동료들도 곧 돌아올 때가 되었네.

식사 준비를 할 테니까 모닥불 근처에서 기다려 줘.

민필리아: 씨, 어서 오세요……!

다들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민필리아: 그, 그런데…… 저…… 옛날에 산크레드를

찾아오는 여자들이 그렇게 많았다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위리앙제가 "그도 많이 데었을 겁니다"라고 하던데…….

산크레드: 이 녀석의 상처는 위리앙제가 완벽하게 치료했다는군.

그런데…… 치료하면서 대체 무슨 얘기를 한 거지……?

루나르: 오늘은 숲이 소란스럽군…….

루나르: 순찰을 담당하는 녀석들도 좀 늦을 거라더군.

식사는 다 준비되었는데…….

루나르: 어쩔 수 없지, 우리 먼저 먹기로 하자.

미안하지만 누님과 다른 사람들을 불러 줄래?

야슈톨라: 얼버무리려 하지 말아요.

그 사람에 대해, 당신은 이미 눈치채고 있잖아요!

야슈톨라: 그 사람은 '빛의 가호'를 지니고 있어서

대죄식자를 쓰러뜨려도 죄식자로 변하지 않는다고…….

전 분명히 그렇게 들었어요.

야슈톨라: 하지만, 그렇다면 그 끔찍한 에테르 상태는 뭐죠?

도무지…… 무사한 걸로 보이진 않던데요.

야슈톨라: ……이건 제 추측이지만,

대죄식자가 방출하는 빛은

'빛의 가호'와 상쇄되는 게 아닌 거죠?

야슈톨라: 그 사람의 몸 안에…… 가호를 받은 몸 안에 봉인될 뿐이죠.

아닌가요?

 

위리앙제: ……최종적인 대처에 대해서는 생각이 있습니다.

다만, 그걸 지금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야슈톨라: 당신의 완고함에는 두손 두발 다 들겠군요.

상황이 이런 데도 우리에게 말할 수 없다고요?

야슈톨라: 위리앙제,

당신이 나쁜 짓을 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해요.

야슈톨라: 하지만 너무 숨기기만 하면

지금까지처럼 당신을 믿어주기는 힘들어요.

야슈톨라: ……사실 말이죠.

당신과 동시에 소환된 저는 계속 위화감을 느꼈어요.

야슈톨라: 이 모든 일의 발단이 된, 당신이 봤다는 제8재해의 광경……

정말로 당신이 소환될 때 본 게 맞나요?

밤의 주민으로 보이는 남자: 크, 큰일이다~!

밤의 주민으로 보이는 남자: 유, 율모어군이…… 쳐들어왔어!

수정공: 오랜만이다.

이렇게 직접 만나는 건 네 취임식 이후인가.

부쩍 더 거대해졌군.

바우스리: 으음…… 수정공…….

내 앞에서 잘도 그런 태도를 보이는구나.

바우스리: 네 도시가 '어둠의 전사'인지 뭔지 하는 놈들의

죄식자 토벌에 가담하고 있다는군.

바우스리: 그것도 모자라 내 군대까지 엉망으로 만들었다지?

……대체 어쩔 셈이냐?

수정공: 의도를 물어보고 싶은 건 나다, 돈 바우스리.

대죄식자 토벌은 우리 모두의 염원 아니었나?

수정공: 실제로 레이크랜드의 사람들은 물론,

일 메그의 주민들까지 모두

되찾은 어둠을 기쁘게 맞이하고 있다.

수정공: 인류가 힘들게 손에 넣은 반격의 씨앗……

넌 왜 그걸 짓밟으려 하지?

바우스리: 아아, 뭘 모르네, 몰라도 한~~참 몰라, 수정공!

너희가 보고 있는 희망은 한때의 환상에 불과해!

바우스리: 설령 죄식자를 토벌한다고 해도 말이야.

이 세계는 이미 손쓸 수 없을 만큼 망가졌어.

바우스리: 남겨진 땅도, 자원도

인간이 자유롭게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바우스리: 그럼, 인간들 사이에서 전쟁이 시작되겠지.

얼마 남지 않은 인류는 그때야말로 자멸할 거다!

바우스리: 그래서 내가 관리해 주겠다는 거야!

새로운 왕…… 아니, 신이 되어서!

바우스리: 인간은 나만 동경하고 내 발밑에서 꿈을 꾸지.

나는 질서, 나는 평온, 나는 인간에게 남겨진 유일무이한 행복이다!

바우스리: 수정공, 인간은 어리석은 존재야…… 아무리 이상적인 세계를 보여줘도

어떤 식으로든 트집을 잡고 싶어한다니까?

그런 놈들을 이끌고 가려면 겁을 좀 줄 필요가 있어.

바우스리: 오직 내 밑에서만 안심할 수 있고,

오직 내 밑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고.

바우스리: 죄식자는 바로 그걸 위한 힘이야.

세상은 나에게 그들을 주고 군림하라고 명했어!

수정공: ……그렇군.

제8재해가 일어난 후의 미래였다면

너의 찬란한 왕국은 분명 완성되었겠지.

바우스리: 응? 무슨 소리냐……?

수정공: 아니, 혼잣말이다.

아무튼 네 주장은 잘 알았다.

수정공: 돈 바우스리.

너에겐 힘이 있으니 늘 남을 굴복시키는 입장이었겠지.

자신보다 낮은 자밖에 모른다면 그런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수정공: 하지만 인류는 네 생각보다 끈기 있고 강인한 존재다.

수정공: 부족한 것들을 서로 빼앗는 것이 아니라,

풍족하게 만들면 돼…….

그런 꿈이 있었기에 인간의 지혜와 기술이 발전해 온 거다.

수정공: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번 위기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

그러려면 우선 죄식자부터 쓰러뜨려야 한다.

바우스리: 같잖은 소리…….

사람들은 누구나 바로 눈앞의 행복을 원해.

100년, 1000년 뒤에 만들어질 낙원에 무슨 가치가 있단 말이냐.

수정공: ……그래도 나는 지켜봐 왔다.

자신은 이룰 수 없는 희망을 향해

피와 눈물을 흘리며 누군가의 뒤를 밀어주는 사람을.

수정공: 자신에게 맡겨진 무거운 책임에 괴로워하고,

계속되는 이별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 의미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을.

수정공: 세계는 그렇게 이어져 왔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믿음을 가지고……

눈앞의 굴레를 끊는 일에 내 한목숨 바칠 수 있어.

바우스리: ……그러니까, 죄식자 토벌에 계속 가담하시겠다?

수정공: 그래, 난 기대하고 있거든.

미래로 향하는 길이 열리고,

모두가…… 그리고 그가 발을 내딛는 그 순간을.

바우스리: 하아…… 참 나…….

바우스리: 뭐 새삼스럽지도 않은 답변이야!

너희들은 정말이지 멍청해도 너~~~~무 멍청해!

바우스리: 이 회담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이미 내 군대는 빛이 남아 있는 각 지역으로 출발했다.

바우스리: 남아 있는 대죄식자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그들을 노리는 반역자의 뿌리를 뽑기 위해서 말이야!

바우스리: 내가 널 부른 것도 대화를 위해서가 아니야……

바우스리: 꼭두각시 인형으로 만들기 위해서지!

바우스리: 엇…… 사라졌어!?

바우스리: 가짜였어……!?

개나 소나 다 날 바보 취급하다니……!?

 

 

란지트: 네놈들이 '밤의 주민' 대표냐.

야슈톨라: 네, 일단 저에게 말씀하시죠.

야슈톨라: 그런데……

당신들, 우리 순찰꾼에게 손을 댔군요.

야슈톨라: 원만한 대화를 원한다면 먼저 그 아이를 돌려보내세요.

란지트: 내 용건을 전달하는 게 먼저다.

얌전히 듣는 게 좋을 거다.

란지트: 나의 주군, 돈 바우스리의 명을 받들어,

지금 이 순간부터 이 숲은 율모어에서 관리한다.

앞으로는 우리의 지시를 따르도록.

야슈톨라: 상당히 억지스럽군요…….

야슈톨라: ……함께 온 걸 보니

'늘어둠의 총아'는 그 통보를 받아들였나 봐요?

란지트: 이 녀석들과는 나의 주군께서 사전에 밀약을 맺었다.

란지트: 허나, 네놈들 '밤의 주민'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율모어의 보호를 거절했지.

언제 반기를 들지 모를 위험한 존재란 뜻이다.

란지트: 이에 따라 나의 주군은 이 숲을 관리하는데 있어

이쪽 일파를 협력자로 인정하고, 주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늘어둠의 총아 지도자: 돈 바우스리는 약속했어…….

율모어의 관리하에서는 오직 우리 '늘어둠의 총아'만

정당한 일파로 인정하겠노라고!

늘어둠의 총아 지도자: 듣자 하니 레이크랜드와 일 메그에

어둠의 전사님이 강림하셨다면서?

늘어둠의 총아 지도자: 그분이 왜 여길 제일 먼저 오지 않은 줄 알아?

다 너희 '밤의 주민'이 퍼뜨린 미적지근한 신앙 때문이라고!

야슈톨라: 우리를 증오하는 마음에 저들 편에 섰나 보군요…….

율모어와 손을 잡으면 어둠은 멀어지기만 할 텐데요.

란지트: 지금부터 몇 시간 유예를 주겠다.

'밤의 주민' 중에 율모어를 따를 자가 있다면

'맺어진 서약'으로 오거라.

루나르: '늘어둠의 총아'의 거점으로 오라고!?

우리한테, 기도를 그만두란 소리야……!?

늘어둠의 총아 지도자: 너희 기도는 어차피 어디에도 닿지 않았어!

이제부턴 우리가 올바른 기도법을 가르쳐주겠다.

야슈톨라: ……가지 않는 사람은요?

란지트: 충고는 했다.

말을 듣지 않는 자는 반역의 의사가 있다고 판단해 처단한다.

야슈톨라: ……안에서 얘기해요.

우선 부상자부터 돌보고요.

산크레드: 율모어도 수단을 가리지 않기 시작했군…….

골치 아픈 상황이지만 우리가 이미 이 숲에 잠입해 있으니

다행이야. 방법은 분명 있을 거다.

민필리아: 저희가 더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그 순찰꾼도 그렇고 똬리가지 마을분들도

모두 구할 수 있는 그런 일이……!

 

 

위리앙제: 님…….

그 순찰꾼 청년은 무사히 옮겼지만

아직도 위험한 상태라고 합니다.

위리앙제: 그 청년의 목숨이 위태로운 건 '늘어둠의 총아'가 만든

비장의 독극물 때문입니다.

치유마법으로는 정화하기 어려운 물질이죠…….

위리앙제: 지금 도사들을 중심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합니다만,

상황이 좋지 않다고…… 방금 그분이 알려 주고 가셨습니다.

우리는 그저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위리앙제: ……어떻게 됐습니까?

야슈톨라: 이곳으로 옮겼을 때는 이미 온몸에 독이 퍼져 있었어요.

고통을 덜어 줄 수는 있지만 목숨을 유지하기는…….

루나르: 그런 표정 짓지 마…….

당신들도 그렇고 똬리가지 마을 주민들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해 줬어…….

루나르: '늘어둠의 총아'가 쓰는 독은 100종류가 넘는다고 들었어.

설령 더 빨리 치료를 시작했다고 해도

효과가 있는 해독법을 찾기는 어려웠을 거야.

산크레드: ……다른 주민들은 어때?

루나르: 물론 분개하고 있지…… 그리고 두려워하고 있어.

'늘어둠의 총아'의 배후에 율모어가 붙었으니

침착하라고 해도 소용없는 상황이야.

루나르: 지금부터 모두를 불러 상대의 요구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를 나눠 볼 생각이지만…….

루나르: ……누님.

지금 당장 이 분들을 데리고

이 숲을 떠나는 게 좋겠어.

루나르: 우리는 대부분 마지막 순간까지 신앙을 버리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들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어.

루나르: 다들 이뤄야 할 사명이 있다고 했지?

그렇다면 지금은 도망쳐야 할 때라고……!

야슈톨라: ……도망치라고요?

야슈톨라: 그럴 필요 없어요.

기다리던 동료들이 왔으니

오히려 지금은 공격해야 할 때예요.

야슈톨라: 율모어군의 목적이 이 땅에 있는 대죄식자를

쓰러뜨리지 못하게 막는 거라면

먼저 토벌해버리면 그만이에요…….

야슈톨라: 그러면 그들도 라케티카 대삼림에

귀중한 병력을 주둔시킬 이유가

없어지지 않겠어요?

산크레드: 맞는 말이지만…….

그렇게 단언하는 걸 보니 너, 혹시…….

야슈톨라: 네, 마침 아슬아슬하게 석판 해독이 끝났어요.

이제 그 내용을 따르기만 하면

동쪽 숲으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도 할 수 있을 거예요.

야슈톨라: ……다들 어때요?

좀 서둘러야 되겠지만 돌진할 용기와 힘이 있나요?

위리앙제: 운명에 대항할지 아니면 받아들일지…….

어느 쪽을 선택하든 도망칠 곳이 없다면

우리의 답은 자연스럽게 나오겠지요.

야슈톨라: ……이렇게 됐으니 우린 잠깐 다녀올게요.

당신도 도사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힘내요.

루나르: 저, 정말 막무가내라니까…….

루나르: 하지만 다들 그렇게 말한다면…… 믿을게.

우리는 다 함께 힘을 모아서 끝까지 버텨 내겠어.

그동안 누님 밑에서 허투루 훈련한 건 아니거든.

야슈톨라: 그럼 신속하게 움직이도록 하죠.

그 석판에 따르면 롱카의 동맹자임을 증명하려면

숨겨진 인장이 필요하다더군요.

야슈톨라: 그러려면 물속에 잠긴 롱카의 유적에서

간단한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데……

물속에서도 호흡이 가능한 당신의 힘을 빌릴 수 있을까요?

야슈톨라: 고마워요…… 그럼 곧바로

서쪽에 있는 '투시 메키타 호수'로 가도록 하죠.

자세한 건 그쪽에 가서 설명할게요.

산크레드: 그럼 우리는 똬리가지 마을에 남아서

방어 태세를 견고하게 할 수 있도록 돕겠어.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루나르: 고마워. 잘 부탁할게.

 

야슈톨라: 자…… 이 호수의 바닥에는

롱카의 유적이 몇 군데 있어요.

야슈톨라: 우리의 목적은 그곳에 숨겨져 있다는

'롱카 인장'을 찾는 거예요.

방법은 석판에서 해독했어요.

야슈톨라: 동물의 모습을 본뜬 3개의 석상을 바른 순서대로 만지면

인장이 보관된 보물고의 문이 열릴 거라고 해요…….

문제는 이 '바른 순서'라는 부분이에요.

야슈톨라: 고대 롱카 문명의 중심 사상은 자연과의 공생이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동물을 '영물'로 섬기고 있었죠.

야슈톨라: 이 사상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다는 걸

순서대로 동물 석상을 만져서 증명하는 셈이에요…….

그것이 보물고 문을 여는 조건이고요.

야슈톨라: 이제 해독 결과로 알게 된

영물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게요.

야슈톨라: "그대여, 물뱀을 가장 먼저 받들라.

 그 힘은 대립 끝에 따르며 나라를 일구는 초석이 되리라."

롱카의 선조는 숲의 주인인 뱀을 다스려서 나라를 일으켰대요.

야슈톨라: "그대여, 원숭이를 두 번째로 받들라.

 그 혼은 자신의 연찬을 구하며 나라를 높이 들어 올리리라."

자리 다툼을 하는 원숭이의 모습을 경쟁을 통한 발전에 비유했군요.

야슈톨라: "그대여, 늑대개를 세 번째로 받들라.

 그 무리는 하나의 몸처럼 움직여 나라를 평온케 하리라."

개의 사회성을 본받아 평화를 유지하자는 뜻일까요?

야슈톨라: 이제 석상의 종류와 만질 순서가 짐작되나요?

자, 수고스럽겠지만 물속 탐색은 믿고 맡길게요.

 

야슈톨라: 어때요, 찾았나요?

야슈톨라: 이건…… 롱카의 황제와 깊은 관련이 있는

올빼미 의장이 새겨져 있군요…….

우리가 찾던 '롱카 인장'이 맞아요……!

야슈톨라: 훌륭해요, …….

당신은 보물 사냥꾼의 재능까지 있군요?

 


 

 

 

 

야슈톨라: 당신 덕분에 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왔어요.

이제 이 '롱카 인장'을 갖고

익스 마야 숲으로 가도록 하죠.

야슈톨라: 저는 먼저 돌아가서 산크레드에게 설명하고 있을게요.

당신은 헤엄치느라 지쳤을 테니 피로를 풀고 오세요……

똬리가지 마을의 동쪽으로 이어지는 동굴에서 만나요.

민필리아: 정말로 롱카 인장이 있었군요……!

저희도 출발 준비는 끝났어요.

산크레드: 똬리가지 마을 녀석들에게

그들이 평소에 쓰던 함정을 응용하는 법을 가르쳐 줬어.

산크레드: 하지만 위험한 독을 사용하는 '늘어둠의 총아'와

율모어군이 같이 쳐들어온다면 오래 버티진 못할 거다.

……서두르자.

위리앙제: 누군가의 불행은 다른 누군가의 행복이라지만……

이 인장이 남아 있다는 건 롱카 황제가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증거겠군요.

위리앙제: 그렇게 나라가 무너지고 그 유적을 숲이 삼켰기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

왠지 운명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야슈톨라: 다 모였군요…….

평소에는 동쪽 숲에 장벽을 쳐 두는데

도사들에게 부탁해서 풀어 달라고 했어요.

야슈톨라: 우리는 여기서 대죄식자가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익스 마야 숲으로 들어갈 거예요…….

야슈톨라: 예전에 제가 들어가려고 시도했을 때는

롱카의 수호자에게 금방 발각됐어요.

야슈톨라: 이번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요…….

인장이 있다고는 해도 주위를 잘 둘러보고

경계하면서 숲속으로 들어가도록 해요.

야슈톨라: ……대죄식자를 찾아내어 쓰러뜨리고

반드시 모두 함께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기로 해요.

야슈톨라: 나타났군요……!

 

활을 지닌 수호자: 외부에서 온 침입자여!

이곳은 아무나 들어오는 곳이 아니다.

당장 여기서 나가라!

야슈톨라: 으앗, 잠깐만요……!

야슈톨라: 잠깐 기다리라고 했잖아요!

지팡이를 지닌 수호자: 언니, 저건……!

야슈톨라: 롱카의…… 황제의 서신을 해독해서 구했어요……!

우리는 롱카의 동맹이에요……!

창을 지닌 수호자: 굉장해, 언니!

이거 좀 진짜 같은데~?

지팡이를 지닌 수호자: 와아~!

그렇다면 아직 늦지 않은 걸까요~?

활을 지닌 수호자: 아무래도…… 그런 것 같군.

활을 지닌 수호자: 롱카의 인장을 가진 자여!

그 인장을 자세히 확인해보겠다.

활을 지닌 수호자: 발 아래의 파란색 꽃을 따라오면 우리의 마을이 나타날 것이다.

그곳에서 너희를 기다리겠다.

창을 지닌 수호자: 잘 찾아와~ 그럼 이따 보자~!

야슈톨라: 참 나…….

이야기만이라도 먼저 들어봐도 되지 않나요…….

야슈톨라: 그래도 대화할 기회는 마련했군요.

일단 시킨 대로 가 보죠.

 

창을 지닌 수호자: 오! 왔다, 왔어!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잘 찾아왔네~!

지팡이를 지닌 수호자: 으아아…… 진짜 '바깥 사람'이군요……!

아, 아, 안녕하세요……!

활을 지닌 수호자: 어서 와…….

그럼 아까 그 인장부터

확인했으면 하는데.

야슈톨라: 네, 좋아요.

롱카 유적에서

황제의 서신을 해독해서 얻은 거예요.

활을 지닌 수호자: ……흐음, 우리가 전해 들은 인장의 형태와 일치해.

활을 지닌 수호자: 무게도 롱카의 금과 비슷하군……

가짜는 아닌 것 같다.

활을 지닌 수호자: 너희를 롱카의 동맹자로 인정하겠다.

정말 잘 와 줬어…….

우리 수호자들은 3천 년 동안 이때를 기다렸다.

아르메: 나는 이곳 '파노브 마을'의 수장인 아르메라고 한다.

위메: 난 위메!

아르메 언니의 동생이야!

샤이메: 저는 셋째 샤이메라고 해요.

여러분이 늦지 않게 와 주셔서 다행이에요.

야슈톨라: 늦지 않게 왔다고요……?

아르메: 그래…… 절박한 사정이 있거든…….

아르메: 그쪽도 이제 와서 우리의 숲을 찾아온 이유가 있겠지?

괜찮다면 안에서 이야기하지 않겠나?

아르메: 드디어 찾아온 롱카의 동맹자들이여……

'파노브 마을'에 온 너희들을 환영하는 바이다.

위메: 그럼 안으로 안내할게!

바닥이 오래되어서 이끼가 좀 끼어 있으니까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

 

 


 

 

 

 

샤이메: 그럼 안내할게요~

저, 근데…… 이름이…….

샤이메: 씨로군요!

바깥 세상에서는 그런 이름이 유행하나 보네요~

샤이메: 자, 씨!

저를 따라오세요~

위메 언니도 말했지만 바닥 조심하시고요!

 

산크레드: 보아하니 온통 비스족뿐이군.

게다가 여자들밖에 없는 것 같은데…….

민필리아: 정식으로 인정받아서 다행이에요.

야슈톨라 씨와 씨가

인장을 가져다주신 덕분이에요.

위리앙제: 3천 년의 시간…… 비스족……

아아, 그렇군요…… 진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야슈톨라: 어서 얘기를 들어 보도록 하죠.

……비스족 마을이 신기하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안 되는 것 알죠? 나중에 하세요.

샤이메: 얘기는 아르메 언니가 할 거예요…….

저도 여기서 듣고 있을게요.

위메: 괜히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걸?

우리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그쪽의 급소를 꿰뚫을 수 있으니까!

위메: ……농담이야!

그래도 거짓말은 아니니까 알아서 하라고!

아르메: 자…… 그쪽에서 인장을 제시해 줬으니

이번에는 우리 쪽 사정을 밝히도록 하지.

아르메: 우리는 롱카의 마지막 황제를 모신 근위병의 후손이다.

황제께서는 나라가 멸망하던 때,

우리 선조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지.

아르메: 롱카의 지혜는 인간의 지혜.

결단코 끊기게 해서는 안 된다…….

아르메: 언젠가 동맹자가 올 때까지 반드시 그 지혜를 지키거라.

그리고 그날이 오면 그들의 바람에 응하여 지혜로 이끌라.

그리하면 롱카는 불멸할 테니…….

아르메: 그 말씀에 따라 우리는 숲에 머물며

롱카 유적을 수호해 왔다.

위리앙제: 흐음…… 황제가 여러분의 선조에게 그 일을 맡긴 것은

혹시 비스족의 특별한 수명 때문입니까?

아르메: 그런 이유도 있었겠지.

우리 비스족은 다른 '인간'에 비해

3배 가까이 오래 사니까…….

아르메: 언제 올지도 모르는 동맹자를 기다리며

지혜를 미래로 계승하기 위해서는

강한 힘과 장수를 누리는 우리가 적임자였던 건 틀림없다.

위메: 하지만 그건 '살아 있어야' 가능한 얘기잖아?

생각해 봐…… 100년 전의 '빛의 범람'과 죄식자의 등장……

그건 솔직히 우리도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어…….

 

샤이메: 네…….

원래는 숲 곳곳에 동포들의 마을이 있었는데

범람 이후에는 점점 사라져서…….

샤이메: 결국 남은 건 범람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을 모은

이곳 '파노브 마을' 정도예요…….

아르메: 우리 비스족은 10대 후반에 성별이 결정되지.

그런데 남자가 되는 쪽이 압도적으로 적어서

이제 다음 세대의 존속이 위험한 상황이다…….

아르메: 그렇게 되면 당연히 황제의 명령도 지킬 수 없게 돼.

힘든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야슈톨라: 그런 시기에 우리가 찾아왔고……

그래서 '늦지 않았다'는 거였군요……?

위메: 정말 기적이란 게 있나 봐!

3천 년이나 감감무소식이었는걸!

우와, 난 이제 정말 틀렸다고 생각했거든!

샤이메: 위메 언니도 참, 그런 말 하면 안 되지!

아르메: 아무튼 이런 사정이 있어

너희의 방문을 무척 기쁘게 여기고 있다.

아르메: 너희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황제의 말씀대로 응하고 싶다만…… 어떤가?

아르메: 그렇군…….

공격당할 위기에 놓인 서쪽 숲에서 대죄식자를 찾아 왔다고…….

아르메: ……미안하다.

대죄식자가 어디 있는지 나는 아는 바가 없어.

아르메: 보고를 받은 기억도 없다만……

너희는 뭔가 들은 게 있어?

위메: 흐음…….

최근 30년 동안은 화제에 오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 전에도…… 들었던 기억이 없고.

민필리아: 30년……?

여러분은 대체 몇 살이신가요……?

위메: 방금 그 질문은 못 들은 걸로 할게!

어린애가 한 질문이니까 용서는 해 주겠지만 말이야!

아르메: 하지만 우리 자매가 가장 연장자는 아니다.

마을 안에 뭔가 단서를 가진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

야슈톨라: 그럼 이곳에서 조사를 해도 될까요?

아르메: 물론이다. 원하는 대로 해.

워낙 귀가 밝은 동료들이라 지금까지

우리가 한 얘기도 다들 들었을 거야.

야슈톨라: 그럼 흩어져서 각자 물어보고 다니도록 하죠.

끝나면 다시 여기서 모이기로 하고요.

 

샤이메: 대죄식자의 정보를 찾으시면 좋겠네요.

요즘은 동료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유적 근처만 겨우 감시할 수 있거든요…….

위메: 비스족은 다른 종족하고 나이 세는 법이 다르거든.

뭐, 우리 마을에 있는 건 거의 젊은 친구들이지만!

아르메: 드디어 동맹자가 나타났는데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면 황제나 선조들을 뵐 낯이 없지.

우리도 최대한 협조하겠다.

 

파노브의 사냥꾼: 숲의 나무들, 짐승들, 그리고 롱카의 유산…….

그 모든 것이 미묘한 균형으로

유지되고 있답니다.

파노브의 사냥꾼: 야쿨루스는 저희의 날개입니다.

이 아이들의 힘이 없으면 숲을 지킬 수 없습니다.

로이메: 앗, 대죄식자의 거처…… 말인가요?

미안해요, 짐작 가는 게 없네요…….

로이메: 저희의 사명은 유적을 지키는 것과 오래 사는 것…….

대죄식자가 있는 곳을 굳이 알아낼 이유가 없어서…….

나이메: 아아, 네가 그…….

아르메 자매들과 한 얘기는 다 들었어.

나이메: ……그런데 나도 대죄식자에 대해 아는 게 없어.

유적 근처는 평소에 순찰을 다니고 있으니까

다른 곳에 있거나 아니면…….

코릴: 뜨헉!? 뭐, 뭐야! 외부인이 왜!?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코릴: 뜨아아아악!? 동맹자!? 정말이야!?

순찰 끝내고 와서 밥 먹는 데 집중하느라

전혀 알아채지 못했네, 이런…….

코릴: 그런데…… 대죄식자의 거처라고 했지!?

흐음…… 오래된 정보긴 한데 그래도 들은 적은 있어.

코릴: 우리 엄마는 '라케티카 대폭포' 쪽에 있는 마을 출신이었어.

죄식자 때문에 멸망해서 지금은 없는 마을인데…….

코릴: 엄마가 옛날에 그 마을 근처를 순찰하다가

나무숲 너머로 글쎄,

어마어마하게 위험해 보이는 죄식자를 발견했대.

코릴: 부하 죄식자를 여럿 거느리고 있는 걸 보면

대죄식자가 틀림없을 거라고 엄마가 그랬어.

돌아가셔서 더 이상은 물어볼 수 없지만…….

쇼이나: 대죄식자의 거처……?

그건……………… 모르겠어.

쇼이나: 하지만 몸집이 큰 녀석일 것 같아…….

부하 죄식자가 몇 년마다 한 번씩 대규모 사냥을 하거든…….

그때 먹이로…… 인간을…… 데려가…….

쇼이나: 그걸 보면 우두머리는 아마 밀림을 걷기 힘들 만큼 클 거야…….

그리고 날 수 있는 날개도 없고…… 그런 놈이겠지…… 아마도.

산크레드: 우리는 마을 북쪽을 돌아보고 왔는데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어.

죄식자의 피해를 그다지 받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민필리아: 이곳 마을 사람들은 큰 눈으로 지긋이 바라봐서

얘기하면서도 계속 두근두근했어요…….

그래도 열심히 물어보고 다녔어요……!

위리앙제: 수호자인 비스족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더군요.

야슈톨라도 이런 때만 아니면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을까요.

야슈톨라: 탐문 조사를 하면서

마을 주변을 한번 죽 둘러봤는데……

대죄식자의 단서가 될 만한 흔적은 없었어요.

 

아르메: 이제 모두 다 돌아왔군…….

유력한 정보는 찾았나?

아르메: 뭐라고……!?

라케티카 대폭포 쪽에 의심스러운 죄식자가……!?

처음 듣는 얘기로군…….

위메: 하지만 라케티카 대폭포라…….

거긴 좀 골치 아픈 곳인데…….

야슈톨라: 무슨 말인가요……?

저도 처음 들어 보는 지명인 걸 보면

숲속 아주 깊은 곳에 있을 것 같긴 한데요…….

샤이메: 네, 맞아요…….

게다가 여러 번 죄식자와 전투를 거듭하면서

그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붕괴되는 바람에…….

샤이메: 저희도 접근할 수가 없어서

오랫동안 방치된 곳이랍니다…….

아르메: 반대로 생각하면 오히려 그런 곳이어서

오랜 세월 동안 우리에게 들키지 않고

대죄식자가 몸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아르메: 흐음…… 꼭 가야겠다면

아주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르메: 우리가 전해 들은 얘기로는

롱카의 신전 중 하나인 '키타나 신굴'이

대폭포 방면으로 이어져 있다고 한다.

아르메: 오랫동안 봉인된 신전이기는 하지만

그 문을 열 수 있다면

안쪽을 통해서 대폭포로 갈 수 있을지도 몰라.

야슈톨라: 좋은 소식이군요.

그런데 문을 열 방법은 있나요?

아르메: 물론이지. 우리 수호자들은

그걸 후세에 전하기 위해 살아왔으니까.

아르메: 이 일대의 신전은 전부 마력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다.

북쪽에 있는 '크물 별유적'에서 마력을 흘려 보내면

키타나 신굴의 문도 작동할 거야.

위메: ……근데 그게 말이 쉽지, 실제로는

'크물 별유적'에도 많은 함정과 장치가 있어서

그것들을 통과하지 못하면 마력을 흘려 보낼 수 없어.

위메: 우리는 그곳까지 동맹자를 인도할 수는 있는데,

유적 안에 있는 걸 엿보는 건 금지되어 있어.

……쉽게 말하면 장치를 어떻게 해제하는지 모른다는 뜻이야!

샤이메: 맞아요…….

황제께서는 선조들에게 수호자의 임무를 맡기시면서

봉인된 유적의 문을 여는 방법은 일부러 알리지 않으셨어요.

샤이메: 그럴 운명을 가진 자는 스스로 문을 열리라…….

너희는 인도한 후에 그저 지켜봐야 한다……라고요.

그러니 장치는 여러분이 스스로 해제하셔야 해요…….

야슈톨라: ……제법 자극적인 도전장인데 어떻게 할래요?

 

[그 도전, 받아들이겠어.]

 

야슈톨라: ……우리 중 최고의 실력자가 이렇게 말하네요.

물론 저도 도전할 생각이지만…… 그럼 되겠죠?

아르메: 그래, 너희의 생각이 그렇다면

수장인 내가 기꺼이 유적으로 인도하지.

야슈톨라: 잘 부탁해요.

그런데…… 다른 일 때문에 그러는데,

그동안 여동생분들의 힘을 좀 빌려도 될까요?

야슈톨라: 대폭포 방면에서 목격된 것이 대죄식자라는 정보는

상당히 유력하긴 하지만 아직 가능성에 불과해요.

다른 가능성은 없는지 계속 조사하고 싶어요.

야슈톨라: 제 동료들은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에 정통하거든요.

그러니 이 숲을 조사하면 뭔가 깨달을 수도 있어요……

그러려면 안내자가 필요하고요.

아르메: 그런 일이라면……

위메, 샤이메. 할 수 있겠지?

위메: 우리만 믿어!

위리앙제: 그렇다면 저희는 위메 양, 샤이메 양과 함께

탐문 조사와 숲 관찰을 더 하고 있겠습니다.

나중에 뵙죠…… 부디 조심하시기 바랍니다.